Accuphase DP-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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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uphase DP-450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2.04.07 15:21
  • 2022년 04월호 (59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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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점 가장 뛰어난 성능의 CD 플레이어를 찾는다면

2008년 발매된 DP-400을 뿌리로 둔 아큐페이즈(Accuphase)의 엔트리급 CD 플레이어는 당대 최상위 플래그십 모델의 기술들의 트리클 다운 방식으로 4-5년 주기마다 꾸준하게 버전 업을 이루며 업데이트되어 왔다. DP-410, DP-430에 이어 지난해 말 등장한 DP-450은 전작으로부터 트랜스포트에서 DAC에 이르는 제품 전체를 완전히 새로 설계하여 성능 자체의 수준을 바꿔버리는 마술을 이루어냈다.

메커니즘부터 보자. DP-450은 순수한 CD 플레이어로 SACD는 재생되지 않는다. SACD용 픽업과 SACD 디코더가 없다. 그렇다고 상급기와 전혀 다른 제품이라고 오해는 말자. 메커니즘을 구매하여 제작하는 타사 하이엔드 업체와 달리 아큐페이즈는 디스크 드라이브 메커니즘을 모두 자체 설계·제작·생산을 하는 극소수의 전문 업체다. 따라서 DP-1000에서 시작된 SACD의 메커니즘을 거의 그대로 사용하되, CD 픽업만을 사용하여 트랜스포트부를 완성했다. 덕분에 DP-450의 메커니즘은 SACD 플레이어인 DP-570과 같은 물리적 기구물과 각종 진동 방지 설계로 완성되었다. 알루미늄과 진동 흡수 소재를 샌드위치시킨 메커니즘 커버는 디스크 회전에서 발생되는 진동을 최대한 억제할 뿐만 아니라, 브리지 상판에 설계된 디스크 고정용 마그네틱 퍽 또한 8개의 네오디뮴 구조물로 제작하여, CD가 드라이브에 강력하게 압착되도록 만들었다. 덕분에 디스크 회전 시 생길 수 있는 울렁거림을 최대한 제거하여 안정된 디스크 읽기 환경을 만들었다. 전작까지는 메커니즘의 70% 정도를 덮어 디스크 로더 앞뒤가 오픈된 메커니즘 상판 커버를 DP-450은 DP-570과 똑같이 메커니즘을 100% 덮는 커버 구조로 개선하여 한층 탄탄하고 육중한 구조물로 물리적 완성도를 대폭 높였다. 또한 DP-570의 고무 소재의 댐퍼로 바닥판과 메커니즘 사이의 진동을 격리시킨 기구 설계도 똑같이 적용했다. 한마디로 DP-570과 물리적 회전이나 지지대, 기구 설계 등이 모두 같은 셈이다. 덕분에 외부 진동으로 인해 레이저 픽업에 발생되는 공진점에서의 진동을 50%나 낮추어 디스크 리딩의 정밀도 및 정확도가 이전 모델에 비해 10배나 높아졌다. SACD 재생 기능만 다를 뿐, DP-570의 트랜스포트 성능이 그대로 구현된 것이다. 이는 직접 메커니즘을 설계부터 생산까지 할 수 있는 아큐페이즈만의 능력인 셈이다.

DAC 회로도 마찬가지다. DP-410, 430, 450으로 이어지며 매번 최상위 플래그십에 맞춰 DAC도 교체되어 왔다. 과거 버 브라운, AKM의 상위 라인 DAC 칩을 사용하며 항상 성능 개선을 해왔는데, DP-450 또한 현재 아큐페이즈가 적극 사용 중인 ESS DAC 칩으로 DAC 회로 전체를 새로 설계했다. 흥미로운 점은 DAC 칩은 항상 최신예 고성능 칩셋으로 바꾸지만 아큐페이즈의 전매특허인 다수의 DAC를 병렬 배치하여 다이내믹과 S/N비를 높이고 로우 레벨 리니어리티를 향상시키는 멀티플 델타 시그마 플러스(MDS+) 회로 설계 기조는 언제나 변함없다는 점이다. DP-450에 적용된 ES9026 Pro는 1개의 DAC 칩에 좌우 채널당 4개 DAC가 내장된, 총 8채널의 DAC 칩이다. 아큐페이즈는 각 채널에 4개의 DAC로 듀얼 디퍼런셜의 더블 밸런스 출력으로 설계를 했다.

이후 연결되는 아날로그 출력과 필터도 모두 밸런스 설계를 단행했는데, 더 치밀한 점은 밸런스 출력과는 별개로 RCA 언밸런스 출력 회로도 별도로 설계했다는 점이다. 같은 필터를 이처럼 밸런스/언밸런스 출력으로 나눠서 물량 투입을 하여 각각의 연결이 모두 독립적으로 동작하여 프리앰프에 따른 부하 변동에 상관없이 최적의 출력을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런 치밀한 설계와 물량 투입은 전작에 비해 노이즈가 20% 줄어들어 S/N비를 개선하고, 다이내믹 레인지를 3dB나 늘려 전작보다 40% 정도의 다이내믹 레인지가 늘어났다. 노이즈 레벨은 2.8㎶ 수준에 불과하여 작은 미세 신호 재생 능력이 대폭 개선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테스트는 그리폰의 디아블로 300 인티앰프와 ATC의 SCM100 PSLT로 시청에 임했다. 사운드는 깨끗하고 선명한 아큐페이즈 특유의 사운드 톤으로 착색이 거의 없는 뉴트럴한 성향이 단번에 느껴진다. 중역의 풍만함이나 저음의 두터움, 중후함 같은 인위적인 무게감 대신 정확하고 스피디한 타이밍의 저역 리듬과 명료한 중역, 디테일한 고역이 더해져 치밀하면서도 흐트러짐 없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투명하고 입체적이며 심도 깊은 사운드 스테이지에 세밀한 텍스처를 정확하게 그려내는 능력은 가히 아큐페이즈의 전매특허 그 자체다. 이 가격대의 플레이어에서 이런 사운드 퀄러티는 놀라운 수준이다. 게다가 저역의 스피드와 정확성이 가져오는 탁월한 리듬 재현과 놀라운 타격감, 그리고 다이내믹 연출 능력은 가격대를 훌쩍 뛰어넘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개 이런 성향이면 지나치게 분석적이거나 객관적 또는 건조한 소리가 되기 마련인데, DP-450은 그런 기계적인 하이파이 어조가 하나도 없다. 오히려 녹음이 지닌 정보량을 극대화시켜 눈앞에 녹음을 영상으로 그려놓는, 넓고 쾌적한 시야로 음악에 빠져들게 만든다.

DP-450은 CD 전용 플레이어이긴 하지만 사운드 퀄러티는 동급 수준의 성능을 훌쩍 뛰어넘었다. 오히려 CD 재생기로 쓰기는 아까운 수준이다. 네트워크 스트리밍 사용자라면 USB나 광·동축 입력을 활용하여 CD에서 스트리밍까지 모든 디지털 소스를 즐기는 미디어 소스로 고려해보길 권한다. CD 재생의 훌륭함을 넘어 하이 퍼포먼스 올인원 소스로도 강력히 추천한다. 


가격 550만원   
디지털 입력 Optical×1, Coaxial×1, USB B×1   
디지털 출력 Optical×1, Coaxial×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0.7Hz-50kHz(+0, -3dB)   
출력 전압 2.5V   
S/N비 119dB   
THD+N 0.0008%   
다이내믹 레인지 116dB
채널 분리도 113dB   
크기(WHD) 46.5×15.1×39.3cm   
무게 13.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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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4월호 - 5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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