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오공이 암만 날아 봐야 부처님 손바닥이라는 그런 말이 있는데, 스피커의 세계에서는 사실 암만 잘 만들어 봐야 BBC의 손바닥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 스피커는 BBC 모니터 스피커를 변함없이 만들어 오고 있는 그래험 오디오 제품 중 플래그십이자 1967년에 설계된 대형 3웨이 모니터 스피커. BBC 스피커의 호칭은 가장 소형기가 3/5이고, 그보다 큰 5/8, 5/9가 있는데 모두 5/5보다 작은 사이즈이다. 즉, 5/5가 가장 대형기이다.

이 5/5라는 이름은 이미 50여 년 전에도 사용했기 때문에 그 전 모델은 구형, 시청기는 신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른 제작사 같으면 이름을 바꿨음 직한데도 그냥 변함없이 5/5로 출시했다. MK2 같은 그런 명칭도 없다. 이는 BBC 라이선스 규정을 지키기 위함이 아닌가 싶다. 구형 5/5는 클래식에는 최적이었지만 당시 유행하기 시작한 록 등의 재생에는 다소 약한 면이 있어서 곧장 5/8로 대체되었다. 사실 구형 5/5는 사라진 지 오래이기 때문에 신형, 구형이라고 부를 필요도 없겠다.

그래험 오디오의 LS5/5는 철저한 고증을 통해 각 유닛들이 채용되어 있는데, 고품질 마그넷, 접착제, 크로스오버 등으로 개선이 이루어졌고, 오리지널보다 감도가 훨씬 더 높아졌다. LS5/5가 특이한 것은 미드레인지와 우퍼가 각각 인클로저 전면의 슬롯 안으로 들어가 있고 전면 중앙에 집중적으로 덕트가 배치되는 등 특이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설계로 인해 소리의 분산을 제어하고 스피커를 실내에 더 쉽게 배치할 수 있다는데 기묘하다. 이런 설계는 처음인 것 같다.

그래험 오디오는 현시점에서 가장 정통적인 BBC 스피커 디자인을 계승하고 있는 브랜드인데, 지난 50여 년간 유지해 온 BBC 모니터의 계보와 기술을 철저히 고증하고, 소재와 부품들까지 최대한 반영하며, 사운드까지 전통적인 BBC 사운드를 들려줄 수 있도록 철저하게 검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LS5/5 기종은 공진이 그야말로 깨끗하며 소음량에서도 더할 나위 없이 정밀하고 매끄럽다. 중음역에서 입체감이 뛰어나며, 이 청량한 소리를 듣다가 다른 스피커를 들으면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 한 BBC의 엔지니어가 이 스피커를 BBC가 디자인한 최고의 스피커라고 절찬했다는데, 그것이 전혀 과장이 아니라고 느껴지는 굉장한 제품이다. 

가격 1,980만원(스탠드 별매)   구성 3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30cm, 미드레인지 20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40Hz-20kHz(±2dB)   출력음압레벨 88dB/2.83V/m   임피던스 8Ω   권장앰프출력 50-250W   크기(WHD) 36×70×48cm   무게 35.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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