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rma Design Origo XLR C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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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rma Design Origo XLR Cable
  • 김편
  • 승인 2022.03.11 08:28
  • 2022년 03월호 (59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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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마, 동호인 고수들이 선택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최근 동호인들 집에 가보면 유행처럼 자리잡고 있는 케이블이 있다. 바로 스웨덴의 하이엔드 케이블 메이커 요르마 디자인(Jorma Design)의 제품들이다. 같은 국적의 스피커 브랜드 마르텐(Marten)의 내부 배선재로 쓰여 이미 유명세를 치렀고, 우드 쉘(Shell)의 모양이 워낙 인상적이어서 쉽게 분간된다. 필자 입장에서는 대부분 넘사벽 가격대라서 침만 꼴깍 삼키고 말 뿐이었다.

요르마 디자인은 2001년 설립 때부터 고순도 동선을 선재로 썼다. 순도가 8N(99.999999%)에 달하는 구리선이다. 외부 전자파 노이즈를 차단하는 실드에도 큰 신경을 썼는데, 실드망 재질로 주석 도금 구리(Tin-plated Copper)를 썼고, 실드를 더욱 확실하게 하기 위해 스피커 케이블의 경우 신호선(+)과 리턴선(-)을 아예 처음부터 분리시켰다.

현재 라인업은 위부터 스테이트먼트, 프라임, 오리고(Origo), 유니티, 듀얼리티, 트리니티로 짜였다. 물론 각 라인업별로 선재 굵기와 가닥 수, 단자 품질 등에서 엄격한 서열이 매겨져 있다. 특히 유니티 이상 상위 라인업에는 두툼한 우드 쉘이 붙어 있고, 그 안에 미국 바이비사의 슬립스트림 퀀텀 퓨리파이어가 들어 있어 고순도 노이즈 필터링이 이뤄진다.

시청기는 서열 3위, 오리고의 XLR 인터케이블. 제작사에 따르면 오리고는 상위 프라임의 기술력을 트리클 다운한 라인업으로, 오크 우드 쉘이 훈장처럼 붙어 있다(스테이트먼트와 프라임은 월넛). 이 XLR 인터 케이블의 지오메트리를 안쪽에서 바깥쪽 순으로 살펴봤다.

첫번째, 신호가 흐르는 도체는 8N 등급 동선이며, 선재의 단면적은 0.5mm²를 보인다. 두번째, 각 도체는 PTFE로 감쌌다. 전기가 흐르는 도체를 외부와 차단시키고, 각 신호선과 접지선, 혹은 실드망과 서로 접촉되는 것을 막는 절연체 역할이다. 세번째, 절연한 여러 가닥의 도체와 함께 케이블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충전재로 세라믹 섬유를 투입했다. 네번째, 밸런스 케이블인 만큼 충전재까지 채워진 선재는 총 3개가 투입된다. 다섯번째, 이들 3심 선재 각각에는 주석 도금 구리로 실드를 입힌다. 실드는 일반적인 편조, 즉 그물망 형태를 취했다. 여섯번째, 실드를 마친 선재는 흔히 ‘익스펜더 튜브’로 불리는 편조 슬리브를 입혔다. 재질은 PET. 일곱번째, 이 편조 슬리브가 풀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양 단자 결합 부위에 폴리올레핀 재질의 수축 튜브를 씌었다. 폴리올레핀 역시 전기 절연성이 높은 물질이다.

월간오디오 시청실에서 진행된 오리고 XLR 인터 케이블 시청에는 로텔의 프리앰프 미치 P5와 모노블록 파워 앰프 미치 M8을 동원, 기존 케이블과 비청했다. 스피커는 로소 피오렌티노의 4유닛 플로어스탠딩 볼테라 시리즈 2. 자크 루시에 트리오의 ‘평균율 클라비어 전곡 1번 프렐류드’를 들어보면, 기존 케이블과 여러 면에서 차이가 확연했다. 우선은 맑아진 피아노의 고음이다. 슈퍼 트위터에서 더 맑은 음이 나오는 것 같다. 투명, 깨끗, 말쑥, 이런 덕목이 늘었다. 저음은 더 탄력적으로 변모했다. 특히 베이스의 질감이 점액질처럼 필자의 귀에 와서 달라붙는다. 그리고 이때 살며시 파고들어오는 드럼 심벌즈의 예리한 시간차 공격. 결국 그동안 숨어 있던 미시 정보들이 일제히 부활한 느낌인데, 마치 FHD TV에서 4K UHD TV로 바꾼 듯하다.

제니퍼 원스의 ‘Rock You Gently’는 큰 배수관을 단 것처럼 음수가 갑자기 늘어났고 S/N비가 급상승했으며, 음의 표면은 뜨겁게 타올랐다. 보컬의 음색은 맑아졌고, 코러스는 입체적으로 등장했다. 맞다. 케이블링에 목숨을 걸다시피 하는 동호인 고수들이 요르마를 선택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가격 730만원(1m), 862만5천원(1.5m)

596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2년 03월호 - 5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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