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식 - 사랑했어요/어둠 그 별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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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 - 사랑했어요/어둠 그 별빛
  • 신우진
  • 승인 2022.03.10 10:30
  • 2022년 03월호 (59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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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CD2110(180g LP)
녹음 ★★★★★
연주 ★★★★★

나이가 들면 쓸데없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만약 다시 대학생이 되면, 고등학생이 되면 어찌 살 것 같냐며, 젊은 시절을 추억하는 중년이 많다. 하지만 나는 그 지겹던 암울한 젊은 날로 돌아가기 싫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그냥 ‘그렇게 되면 대충 살 거야’ 라고 말한다. 1980년대, 그 암울한 때, 같이 하던 음악에 김현식이 있다. 나뿐만은 아닐 것 같다. 그 시절이 암울했던 게…. 그 시절만도 아닌 것 같다. 젊은 날이 암울한 것이. 이번에 새로 LP로 나온 김현식 2집은 첫 곡 ‘사랑했어요’로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음침한 지하 커피숍에서 덩치만 큰 일제 스피커를 통해 조악한 음질로 김현식의 절규가 울려 퍼졌었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미세 먼지를 뛰어넘은 뿌연 담배 연기 가득 찬 공간에서, 한창때는 그 자리에서 서너 번씩 듣기도 하면서 말이다. 한참의 세월이 흘러 알록달록한 리마스터링 투명 LP를 내 턴테이블에 올려놓기도 전에 그때 기억이 밀려온다. 유재하, 김현식, 김광석 등 이들의 음악은 그냥 암울한 젊은 날의 추억인 것 같다. 확실히 그때와는 다른 좋은 음질로 듣게 되었지만, 김현식의 노래는 여전히 그 당시의 느낌으로 만들어 낸다. 한창 유행하던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나는 시절을, 아이들은 젊은 날에 빠져드는 매력을 김현식이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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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3월호 - 5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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