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한잔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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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한잔 할까요?
  • 월간 오디오 편집팀
  • 승인 2022.02.10 12:42
  • 2022년 02월호 (59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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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시작해 볼수록 빠져드는 클래식 명곡
  • 지은이 : 이현모
  • 펴낸곳 : 다울림
  • 가격 : 17,800원

클래식, 가볍고 편하게 시작할 수 없을까? <클래식 한잔할까요?>는 가까운 듯하지만 멀게 만 느껴지는 클래식 명곡들을 나만의 놀이터로 초대한다. 이 책은 기존 클래식 책이 가지고 있는 ‘권위’, ‘불편’, ‘체면’을 빼고 대신 ‘유머’, ‘친절’, ‘인간미’를 더했다. 소위 권위를 앞세운 클래식 책 특유의 ‘위압감’을 벗고, 사람 냄새 물씬 나는 ‘맨 얼굴’로 다가온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하나의 명곡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파고들며, 곡마다 이미지가 그려지는 풀 스토리를 알차게 전한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나면 누구나 그 스토리를 주변 사람에게 자신 있게 이야기하듯, 이 책을 읽고 나면 수십 년 클래식을 들은 사람보다 작품에 대해 더 알은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책에 등장하는 음악들은 현대인들이 즐겨 듣는 19세기 낭만주의 명곡들이다. 이 음악들만 제대로 알아도 클래식에 관한 대부분의 기본을 익힐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본문 마지막에 음악에 관한 기본 정보와 함께 꼭 필요한 핵심 지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주요 선율과 전곡을 편리하게 들을 수 있게 제공하는 것은 보너스다.

지금까지 클래식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뭐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불편하고 답답했는가? 그렇다면, 지금부터 나만의 놀이터로 불러낸 클래식계 거장들과 가벼운 마음으로 만나보자. 작품을 통해 세상과 간절하게 소통하기 원해 2백 년이란 시간의 벽을 넘어온 베토벤, 슈베르트, 차이코프스키 등과 함께 수다도 떨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는 동안 당신은 어느새 유쾌한 클래식 세계로 들어와 있을 것이다.

‘클래식, 세상에… 그런 이야기였어!’ 이 책을 다 읽고 덮을 때쯤엔 이런 감동 섞인 푸념이 흘러나올 수 있다. <클래식 한잔할까요?>는 고상하고 먼 나라 음악인 줄만 알았던 클래식에 제대로 한 방 먹는 책이다. 저자는 딱딱한 곡 정보와 해설을 백날 읽고 외워봐야 클래식과 친해지는 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강조하며, 2백 년 동안 명곡 속에 숨어 있던 스토리는 물론 음악가들의 사생활 얘기까지 탈탈 털어낸다.

‘수수께끼 교향곡’이라 부르고 ‘비창’이란 제목까지 교향곡 6번에 단 차이코프스키. 그는 이 곡만 생각해도 길거리에서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떤 내용이 담겼기에 그랬던 걸까? 말러는 야심작 교향곡 1번이 청중과 평론가들의 야유와 조롱을 받으며 대실패하자 한동안 사람을 피해 다닐 정도였다. 이 곡은 ‘잡탕 교향곡’이란 멸시까지 받았지만, 오늘날엔 그의 교향곡이 베토벤보다 더 자주 연주된다는 사실을 그 당시에는 상상도 못했다. 도대체 그의 작품엔 얼마나 충격적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현대인들이 그렇게 좋아할까? 낭만주의 음악시대를 활짝 연 베토벤. 알고 보면 평생 집요한 사랑꾼이었다. 가난한 자신을 버리고 돈 많은 귀족과 결혼했다가 5년 후 미망인이 되어 돌아온 아이 넷 딸린 여인을 여전히 좋아라하고, 또 이 여인이 다시 떠났는데도 끝까지 바이올린 협주곡 속에서라도 사랑을 꿈꾸는 그는 연애바보일까? 아니며 순수한 남자일까?

<클래식 한잔할까요?>를 읽는 내내 터져 나오는 충격과 반전의 릴레이는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무엇보다 ‘내가 알고 있던 그 명곡 맞아?’라는 생각이 절로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더없이 친근하고 인간적인 클래식계 거장들의 반전 매력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될 것이다. 과연 ‘클래식 입덕 교양서’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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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2월호 - 5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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