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ound Ge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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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 Sound Gemini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2.01.07 17:41
  • 2022년 01월호 (59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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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150으로 선보인 마스터 사운드의 또 다른 진가

이탈리아의 마스터 사운드(Master Sound)의 성공한 대표 모델이라면, 역시 300B와 845로 설계된 하이엔드 인티앰프들이다. 비싼 고급관들을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모델들을 찾는 수요와 더불어, 적절히 타겟팅된 기획으로 완성된 고급 인티앰프와 분리형 앰프로, 수제 하이엔드 진공관 앰프로서 자리매김을 하게 된 것이다. 물론 마스터 사운드의 앰프 라인업이 300B와 845로 대변되는 것만은 아니다. 국내에서 이 두 진공관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에, 300B와 845 앰프 위주로 수입·판매가 이루어졌던 것일 뿐이다. 실제로는 두 진공관 외에도 EL34나 KT120처럼 좀더 대중적인 진공관으로 설계한 앰프들도 내놓고 있다. 일전에 리뷰했던 박스나 듀트렌타 같은 모델들이 그런 인티앰프들이다. 300B나 845 앰프들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여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 많은 장점이 있는 앰프들이지만, 워낙 마스터 사운드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상급 진공관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리뷰 모델인 제미니(Gemini) 또한 마찬가지다. 마스터 사운드에서는 다소 의외로 볼 수도 있는 KT150으로 설계된 인티앰프인데, 박스나 듀트렌타 같은 모델과 달리 가격이 상당히 높은 상위 클래스의 모델로, 에보 300B New나 에볼루션 845 같은 하이엔드 모델과 같은 수준의 가격을 지닌 고급 앰프이다. 다만, 300B나 845가 아니라는 이유로 국내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을 뿐, 실제 성능이나 사운드 퀄러티는 하이엔드 인티앰프의 존재 가치를 지녔다.

제미니는 KT150 진공관을 채널당 2개 쓴 푸시풀 구성 클래스A 동작으로 설계된 앰프로, 5극관 모드로 동작하며 채널당 50W의 출력을 제공한다. 흥미로운 점은 역시 같은 푸시풀의 클래스A 동작을 5극관이 아닌 3극관 모드로도 동작하게 되어 있는데, 3극관 동작에서는 채널당 25W의 출력을 낸다. 전환은 진공관 옆 스위치로 간편히 가능하다. 

KT88을 비롯하여 KT90이나 KT120 등 대부분의 KT 계열 진공관들은 높은 출력을 자랑하는 특징이 있지만, 마스터 사운드의 전략은 좀 다르다. 이 계보의 최상위에 해당하는 현대관인 KT150에서 100W 이상의 대출력을 뽑아내는 타사 앰프들과 달리 불과 50W의 출력으로 설계하고, 심지어 3극관 모드로 동작시켜서는 채널당 25W밖에 안 되는 소출력 앰프로 만들어 버렸다. 단순히 높은 출력 수치보다는 애초부터 마스터 사운드의 전통적인 클래스A 모드와 가장 음악적인 사운드에 걸맞은 음질 튜닝을 맞춰 바이어스와 동작 모드를 최적화시킨 결과인 셈이다. 마스터 사운드 자체가 출력 스펙을 우선시하는 업체가 아니라 가장 투명한 무대와 가장 세련된 음색으로 음악성 높은 사운드를 들려주는 앰프를 만든다는 자기들만의 고집이 있다. 

높지 않은 출력으로 KT150을 가장 강건하면서도 투명한 미음의 소리를 내는 앰프로 만들기 위해 300B나 845 모델에서 그랬듯이, 제미니에서도 피드백을 일체 사용하지 않는 논-피드백 설계를 사용했다. KT150의 동작 특성을 최적화시키고 피드백을 완전히 제거하여 앰프의 응답 특성을 확장시켰는데, 제미니의 주파수 응답 특성은 12Hz-38kHz의 사양을 제공한다. 피드백의 제거와 바이어스의 조정을 통한 KT150의 동작 모드를 최적화시킨 결과물은 기존의 KT150 앰프들과 달리 훨씬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사운드를 들려주는 음악적 감동과 하이파이적 쾌감을 양립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기능적으로도 다른 인티앰프들과 달리 프리아웃이 제공되며, MM 포노 앰프도 내장되어, 아날로그 인티앰프로서의 가치를 갖추었으며, AV 기기와의 연결을 위한 패스스루 기능도 제공한다.

테스트는 루민의 T2 네트워크 플레이어와 다인오디오의 컨투어 30i 스피커를 연결하여 시청에 임했다. 여러 차례 들어왔던 컨투어 30i이지만, 제미니가 들려주는 컨투어 30i의 사운드는 대단히 투명하고 깨끗하며 입체적인 사운드 스테이지가 눈앞에 펼쳐졌다. 클래스A와 피드백 없는 앰프의 장점으로 타사의 KT150 앰프들의 처음 들었을 때 힘과 다이내믹스가 먼저 귀에 다가오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물론 제미니의 힘은 기대 이상이다. 숫자로는 채널당 50W로 작다고 느낄 수 있지만, 체감적으로는 대단히 깊고 단단하며 저역의 흐트러짐을 일체 찾아볼 수 없는 안정성과 탁월한 스피커 구동력을 선사한다. 여기에 대단히 투명한 무대와 더불어 잡티 없이 깨끗하고 유려한 음의 질감이 더해져 음악을 매우 아름다우면서도 진한 색채적 콘트라스트를 느끼게 해준다. 기존에 들었던 300B나 845와는 약간 다른 면모지만 사운드 퍼포먼스에서는 에보 300B나 에볼루션 845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하이엔드 클래스의 인티앰프의 성능을 만끽하게 해준다.

마스터 사운드가 내놓은 또 하나의 하이엔드 클래스의 인티앰프인 제미니는 지금까지 경험한 KT150 앰프들과는 차별화된 음악성과 가격에 걸맞은 탁월한 사운드 퍼포먼스로 고급 진공관 인티앰프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 유일한 약점이라면 300B나 845로 좁혀진 국내 고급 진공관 앰프 시장의 왜곡된 선입견일 뿐, 진정한 음악적, 그리고 하이엔드적 진공관 사운드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찾는다면 반드시 들어봐야 할 감춰진 역작이다. 


가격 1,500만원   
사용 진공관 KT150×4, ECC802×4   
실효 출력 50W, 25W(Triode)   
아날로그 입력 RCA×3, Phono×1, XLR×1, 다이렉트×1
아날로그 출력 Pre×1, Line×1   
주파수 응답 12Hz-38kHz   
출력 트랜스포머 MastersounD   
네거티브 피드백 0dB   
출력 임피던스 4-8Ω
크기(WHD) 46×27.5×41.5cm   
무게 3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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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1월호 - 5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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