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 Caruso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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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 Caruso R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1.12.09 16:47
  • 2021년 12월호 (59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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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카루소가 더욱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왔다!

이번에 만난 T+A의 카루소(Caruso) R이라는 모델은 여러모로 인상적인 제품이다. 작은 박스에 다양한 기능을 집어넣었으며, 최신의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고 있지만, 기본기에 무척 충실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편의성도 돋보인다. 작지만 강한 본 기의 출현은 어떤 면에서 이쪽 세계를 어느 정도 평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처음 카루소가 나온 것이 저 멀리 2008년이다. 무척 선진적인 발상으로 등장해서, 당시 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당연히 숱한 저널에서 상을 수여했으며, 오랜 기간 인기를 끌었다. 그 결과 끝없는 개발과 업그레이드가 이뤄진 새로운 시리즈가 2020년에 나왔다. 단, 처음에는 올인원 타입이었다가, 다양한 분리형으로 나와 더 전문화된 모습을 보였다.

그런 가운데 출시된 본 기 카루소 R은 오리지널의 콘셉트를 그대로 계승한 점이 특별하다. 즉, 하나의 몸체에 다기능을 충실하게 실현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T+A는 전문적인 하이파이 오디오 메이커로서, 앰프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 노하우가 많다. 즉, 탄탄한 아날로그 기술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최신의 기능을 심었기 때문에, 실제로 사용해보면 정말 밑바탕이 좋은 기기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이쪽 분야에서 신진 브랜드들의 진출이 눈에 띄지만, 첨단 기술에는 해박할지 몰라도 정작 근간이 되는 부분에는 취약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럴 경우, 이런 제품은 정식 하이파이가 아닌 일종의 장난감에 그친다. 그런 면에서 본 기의 존재는 각별하다고 볼 수 있다.

일단 전면을 장식하는 7인치짜리 디스플레이가 시원시원하다. 터치스크린 방식이어서 직접 손으로 누르면 해당 기능이 선택된다. 이렇게 여러 기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부분이 일단 매력적이다. 여기서 선택지를 보면 이렇다. 옵티컬, 코액셜, 아날로그 1, 2, 네트워크, BT, FM, DAB, CD, 그리고 알람. 다시 말해 충실하게 아날로그 및 디지털 입력이 제공되어 있고, 네트워크 플레이어와 FM, 그리고 CD까지 커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디스플레이 창 바로 위로 얇은 슬롯이 있는데, 거기에 CD를 삽입하면 된다. CD가 메인인 내게 이것은 상당히 구미가 당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CD의 존재 가치가 희박해졌지만, 아직도 구미와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는 CD가 현역이고, 또 중요한 패키지 미디어다. 이미 모아놓은 양도 꽤 되어서 이런 제품을 만나면 절로 반갑다.

이 모든 것을 컨트롤하는 것은 자체 내의 내비게이터OS라는 프로그램이다. 다기능을 친절하게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세팅 부분이 흥미롭다. 스크린의 밝기부터 시작해서, 베이스-미드레인지-트레블 등의 톤 컨트롤이 가능하며, 이것은 T+A에서 개발한 전용 앱 카루소내비게이터(CarusoNavigator)나 리모컨으로도 조정할 수 있다.

폭넓게 소스를 커버한다는 점이 일단 강점이다. TV라든가, 셋톱박스도 연결이 가능하다. 또 일반적인 DLNA는 물론, 타이달, 디저, 아마존 뮤직, 코부즈, 스포티파이 커넥트 등을 사용할 수 있는 점은 큰 강점이다. 블루투스 역시 aptX 코덱을 담았다. 여기에 FM과 DAB까지 고려하면, 정말 못하는 것이 없는 친구다. 항상 곁에 두고 사용할 만하다.

몸체는 작지만 튼실한 알루미늄 케이스에 담았고, 독일 제품답게 빈틈이 없는 마무리를 보여준다. 이 대목에서 독일의 장인 정신이 절로 떠오른다. 제품 무게가 무려 7.5kg. 역시 믿음직스럽다. 참고로 앰프의 출력은 8Ω에 50W. 북셀프 정도는 충분히 제압하는 내용이라 하겠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스피커는 몬 어쿠스틱의 슈퍼 M.O.N 미니를 연결했다.

첫 트랙은 쿠벨릭 지휘,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2악장. 장엄하게 시작하는 인트로 이후 민속 음악풍의 아름다운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고향을 상실한 사람들이 갖는 향수병이 진하게 담겨 있다. 전체적으로 디테일 묘사가 뛰어나고, 음색이나 감촉도 중립적이면서, 그 한편으로 독특한 질감이 느껴진다. 오케스트라를 아무렇지도 않게 커버하는 면에서 풍부한 정보량이 바탕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어서 소니 롤린스의 ‘St. Thomas’. 불을 뿜는 듯한 테너 색소폰의 플레이가 돋보이는 트랙이다. 열기와 땀 냄새, 남성적인 공격성이 골고루 살아 있고, 녹음실의 공기까지 담아온 듯한 해상도가 매력적이다. 정말 구렁이 담 넘어가듯 색소폰이 술술 넘어가는데, 그 익사이팅한 연주가 제대로 표현되고 있다. 스피커에 따라 더 공격적인 성격을 구현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다이애나 크롤의 ‘The Look of Love’. 오케스트라가 배후에 깔린 대편성의 곡인데, 분해에 전혀 지장이 없다. 가수의 표정이나 뉘앙스가 잘 포착되어 있고, 다양한 악기들의 위치나 콤비네이션이 스트레스 없이 흘러나온다. 기본이 탄탄하고, 골격이 튼실해서 정말 균형 잡힌 밸런스와 빼어난 3D 사운드가 연출되고 있다. 들으면 들을수록 매력적인 기기라 하겠다. 


가격 547만원   
실효 출력 50W(8Ω), 100W(4Ω)   
디지털 입력 Optical×1, Coaxial×1, USB A×1, LAN×2   
아날로그 입력 RCA×2
아날로그 출력 RCA×1   
서브 출력 지원   
디스토션 0.02% 이하   
네트워크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블루투스 지원(aptX, AAC)   
CD 지원
튜너 지원   
헤드폰 출력 지원   
크기(WHD) 29×21×29cm   
무게 7.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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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12월호 - 5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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