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C SCM20 PSL New · CD2 & Sugden Masterclass ANV-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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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C SCM20 PSL New · CD2 & Sugden Masterclass ANV-50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1.12.09 15:36
  • 2021년 12월호 (59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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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이고 행복하게 SCM20을 즐길 수 있는 방법

ATC의 클래식 시리즈 중 오디오파일들에게 가장 대중적이며 인기 높은 모델을 찾는다면 아마도 SCM20일 것이다. 클래식 시리즈 유일의 북셀프 모델로 지난 30년 동안 여러 차례의 기술적 업그레이드를 통해 ATC가 자랑하는 드라이버 기술의 모든 것이 담긴 스피커가 바로 SCM20이다. 특별히 모델명을 변경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업데이트나 버전업에 대한 내용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최초의 등장 모델 이후로 슈퍼 리니어 마그넷 시스템의 미드·베이스 드라이버와 자체 개발 트위터의 도입으로 드라이버들이 전면 교체되었으며, 이에 걸맞은 네트워크의 개선 등이 SCM20의 사운드를 꾸준히 진화시켜 주었다. 기술적 업그레이드가 이루어낸 결과물들은 이전의 SCM20과 달라진, 훨씬 단단하며 밀도 높은 사운드에 탁월한 다이내믹, 그리고 높은 투명도와 해상력, 입체적인 스테이징으로, 정확한 모니터의 성능을 극대화시킨 사운드를 들려주게 되었다.

하지만 꾸준히 업그레이드된 음질만큼이나 SCM20에게는 부담스러운 부대조건이 따라 붙는다. 바로 구동력이 뛰어난 앰프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85dB라는 감도와 -6dB 지점의 재생 한계점이 55Hz라는 점은 저음 재생에 대해서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엿볼 수 있다. 특유의 평탄하며 단단한 저음은 이 스피커의 장점이지만, 그 성능의 잠재력을 모두 이끌어 내려면 앰프의 힘이 상당 부분 요구된다. 애초부터 양감이 많은 스피커도 아니며, 울리기도 그리 수월하지 않기 때문에 ATC스러운 장점이 될 만한 저역을 SCM20에서 이끌어 내려면 스피커 가격에 준하거나, 그보다 더 비싼 등급의 앰프들이 요구된다. 게다가 단순히 수백 와트의 대출력 수치를 자랑하는 앰프보다는 100W 수준의 출력이지만 엄청난 전원부와 거대한 전류 소모 능력을 지닌 앰프들이 훨씬 SCM20을 제대로 울리기에 알맞은 앰프이다.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앰프라면 그리폰의 디아블로 120이나 서그덴의 50주년 애니버서리 모델인 마스터클래스 ANV-50이 떠오른다. 그리폰의 디아블로 120은 스피커에 비해 훨씬 비싼 가격과 클래스AB 모드 동작인데 반해 서그덴의 ANV-50은 스피커에 준하는 가격과 서그덴이 자랑하는 클래스A, 그리고 높은 전류 소모 능력 등으로 훨씬 가성비 높은 매칭을 이룰 수 있다.

ANV-50은 클래스A 앰프 업체 역사의 50주년을 기념하는 모델로, 1MHz에 달하는 스위칭 전원부 2개를 각각 분리 적용시켜 높은 전류 소모에 대응하도록 만든 인티앰프이다. 단순한 출력 수치는 8Ω 기준 채널당 50W, 4Ω 기준 100W로 평범한 인티앰프 사양으로 보이지만, 실제 스피커 구동과 댐핑 능력이 숫자를 무색케 만드는 고강도 파워를 보여 준다. 클래스A라는 이름에 걸맞게 높은 전류 소모의 위력과 더불어 클래스A스러운 음색적 온기와 부드러움을 겸비해 어떤 스피커를 물려도 유유자적한 구동과 자연스럽고 음악적인 사운드로 음악에 젖어 들게 만드는 매력을 보여 준다. 예전 테스트의 ATC의 엔트리 라인인 SCM19나 SCM40 같은 모델들의 구동에서 대단히 인상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기에 SCM20과의 매칭 앰프로도 주저 없이 일순위 선택이 되었다.

SCM20과 ANV-50의 조합을 위해 준비한 소스기기는 ATC의 CD2 CD 플레이어이다. 본래 생각한 ATC의 브랜드 조합에 맞춰 CDA2 MK2를 고려했지만 앰프를 서그덴의 ANV-50을 선택한 만큼 프리앰프의 불필요한 반복 대신 가성비에 초점을 맞춰 순수한 CD 재생 모델인 CD2를 선택했다. 이 또한 ATC의 앰프에서 사용되는 디스크리트 클래스A 아날로그 출력 버퍼 회로를 탑재하고 AKM의 고해상도 DAC를 내장한 모델로, 요즘 쉽게 찾아보기 힘든 CD 플레이어로 높은 가치를 자랑한다.

시청 공간은 4m 폭, 6m 깊이의 작지 않은 공간으로, SCM20과 인티앰프 매칭으로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전 테스트 때에 SCM19와 ANV-50에서 대단히 흡족한 결과를 경험한 터라 SCM20과의 조합에서도 기대감을 잃지 않았다. 결과는 예상대로 탁월한 힘과 음악성을 겸비한 사운드를 어렵지 않게 이끌어 낼 수 있었다. ANV-50은 다루기가 쉽지 않은 SCM20에서 탄탄한 힘과 다이내믹을 겸비한 저음을 술술 풀어냈다. 북셀프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을 웃도는, 딱 알맞은 양감과 힘으로 균형 잡힌 밸런스의 저음을 들려주었다. SCM20이 지닌 정확성과 선명함, 그리고 입체적인 스테이징에 다이내믹한 저음의 탄탄한 힘이 붙어 기분 좋은 드라이빙 능력에 감탄하게 되었다.

말러 교향곡 2번 같은 대편성 클래식에서는 스피커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커다란 무대와 심도 깊은 입체감을 보여 준다. 마지막 총주에서도 혼탁함과 압박감 없이 무대와 디테일들을 흔들림 없이 유지해 주며, 투명한 금관의 울림과 합창단의 규모도 기대 이상이다. 서그덴은 안정된 구동과 함께 부드러우면서도 세련된 음색으로 SCM20의 재능을 이끌어 냈다.

SCM20과 ANV-50의 매칭은 SCM20을 풀어내는 가장 가성비 높은 조합이다. 흔히 이 스피커가 요구하는 앰프에 대한 어려움 없이 이 정도의 가격으로도 이 스피커를 정말 행복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해 주기 때문이다. 물론 더 좋은 앰프라면 더욱 좋겠지만, 가장 합리적이면서도 음악적, 하이파이적 요소를 만족시킬 수 있는 조합이라면 서그덴의 ANV-50이 SCM20에는 1순위로 추천할 만한 제 짝이 될 것이다. 


ATC SCM20 PSL New
가격 980만원(Burr Poplar 마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 15cm(7.5cm 소프트 돔),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5Hz-20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5kHz   출력음압레벨 85dB/W/m   임피던스 8Ω   권장 앰프 출력 75-300W   크기(WHD) 23.9×44×33.3cm   무게 18kg

ATC CD2
가격 330만원   트랜스포트 티악   디지털 출력 Optical×1, Coaxial×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20Hz-20kHz(±0.2dB)   최대 출력 레벨 9.2V(RCA), 18.4V(XLR)   출력 임피던스 10Ω   디스토션 0.0015% 이하(1kHz)   크기(WHD) 31.5×7.7×31.5cm   무게 4.2kg

Sugden Masterclass ANV-50
가격 790만원   실효 출력 50W(8Ω), 100W(4Ω)   아날로그 입력 RCA×5   아날로그 출력 RCA×2(Tape, Pre-Amp)   주파수 응답 12Hz-45kHz(±1dB)   S/N비 85dB 이상   입력 감도 110mV   크기(WHD) 43×14.3×37cm   무게 11kg(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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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12월호 - 5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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