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겸 음악 프로듀서인 박승혜 피아니스트가 그녀의 첫 클래식 데뷔 앨범 <The Virtuoso>를 발표했다. 앨범 타이틀에 걸맞게 이번 앨범에는 리스트와 프로코피예프, 쇼팽의 음악으로 가득 채운 데다 본인의 작품도 2곡 담았다. 첫 곡 ‘라 캄파넬라’는 파가니니 대연습곡의 6개 연습곡 가운데 세 번째 곡이다. 이탈리아어로 ‘작은 종’을 뜻하는 제목답게 시종일관 경쾌하고 밝은 톤과 빠르기로 편곡 의도를 잘 묘사하고 있다. 이어지는 프로코피예프의 토카타는 곡 전반에 걸쳐 매우 박력 있고 연주자의 파워를 크게 요구하는 곡인데, 박승혜 피아니스트는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완주한다. 난곡으로 유명한 프란츠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 S.178에서는 화려한 기교를 바탕으로 본인만의 해석을 적절히 가미해 뚝심 있게 밀고 나가는 저력을 발휘한다. 프레데릭 쇼팽의 ‘영웅’ 폴로네즈에서는 유연한 완급 조절을 통해 쇼팽의 음악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영웅적인 면모를 잘 드러내고 있다. 이번 앨범의 소중한 미덕 중 하나는 피아니스트 본인이 작곡한 작품 2곡을 담았다는 데 있을 것이다. ‘Remembrance’는 아름다웠던 혹은 힘들었지만 이미 과거가 된 시간을 아련하게 회상하는 듯하다. 마지막 곡인 ‘Epilogue’는 이제 모두 훌훌 털어 버리고 새 출발을 다짐하는 밝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박승혜 피아니스트의 멋진 연주를 앞으로도 자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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