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uphase C-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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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uphase C-3900
  • 장현태
  • 승인 2021.11.09 17:51
  • 2021년 11월호 (59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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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동안 닦아온 기술력을 총동원한 기념비적인 프리앰프

드디어 아큐페이즈 50주년 기념 모델의 위엄을 만나게 되었다. 동사는 일본 브랜드 제품 중에서는 가장 꾸준히 사랑받는 브랜드로, 반세기의 오랜 전통을 자랑하며, 동사만의 스타일을 추구해 아큐페이즈만의 오디오 마니아층과 철학을 만들어 냈다. 

이번 50주년 제품들은 모두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이번 리뷰에서는 C-3900 플래그십 프리앰프를 통해 기념 모델의 가치를 만나 보도록 하겠다. 3000 시리즈 프리앰프의 경우는 2010년 40주년 기념 모델로 선보였던 C-3800과 그 이후 C-3850에서 C-3900으로 이어진 3세대 버전으로, 아큐페이즈 브랜드의 역량과 존재감을 과시하기에 충분한 모델이다. 외관의 디자인과 스타일은 기존에서 보아 왔던 아큐페이즈의 전통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내부적으로 회로는 거의 2배의 물량이 투입되었고, 성능 역시 상승되어 하이엔드 프리앰프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기술들이 눈에 띄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C-3900의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모든 회로는 PCB 어셈블리로 모듈화된 스타일로 되어 있으며, 메인 기판과는 슬롯 방식으로 결합하도록 했다. PCB는 고온 환경을 대비한 글라스 클로스 플루오로카본 레진 소재와 빠른 신호 전달을 위한 골드 플레이트를 적용했다. 내부는 신호 라인에서 전원 라인까지 채널 분리와 차폐를 통해 저잡음 프리앰프로 완성시켰으며, 전원부에는 10,000㎌의 대용량 커패시터를 채널당 6개, 총 12개를 사용해 완벽한 리플 제거와 전압 증폭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두 번째로 AAVA(Accuphase Analog Vari-gain Amplifier) 회로를 더욱 업그레이드시켰다. 이 회로는 입력 버퍼 회로와 볼륨, 신호 증폭 및 ANCC(Accuphase Noise and distortion Canceling Circuit)로 불리는 노이즈 및 디스토션 제어, 그리고 최종 패러럴 앰프까지 다양한 모듈이 결합되었다. 특히 기존 모델과 달리 새롭게 듀얼 밸런스드 AAVA 회로를 적용했는데, 풀 밸런스 디퍼런셜 회로를 구성하며 핫, 콜드 개별 신호 처리와 변조 및 서밍까지 이루어졌다. 신호 입력부 버퍼 모듈은 높은 게인을 확보해 쉽게 신호가 증폭되도록 했고, 저 노이즈가 특징이며 노이즈 레벨을 30%나 줄였다. 특히 일반적인 OP 앰프 사용과 달리 모두 TR을 통해 디스크리트 회로를 구성해서 신호 처리부의 퀄러티를 한층 높였다. 그리고 퓨어 듀얼 풀 디퍼런셜 설계 방식만의 우수성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데, 그 결과 THD는 0.005%이고 SNR은 118dB로 최고급 앰프 수준 이상의 성능을 유지하고 있다. 함께 사용된 ANCC 회로의 경우는 입력 신호 디텍트를 통해 허용 전압을 넘는 경우 입력부의 노이즈와 디스토션 발생 시 이를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하며, 높은 게인의 신호가 들어오더라도 안정적으로 처리가 가능한 역할을 해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AAVA 회로를 거친 뒤 최종 신호부의 서밍 처리는 완전한 풀 밸런스 처리를 위해 4개 패러럴 증폭단으로 구성해 최종 출력을 구성했고, 풀 밸런스의 장점인 저 노이즈와 높은 출력 게인을 확보했다.

세 번째로는 프리앰프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 중 하나인 볼륨부다. AAVA 회로에 연동된 듀얼 풀 밸런스 회로이므로 4채널의 정확한 신호 증폭이 상당히 핵심이 되는데, 일반적인 디지털 방식 디코더 볼륨을 사용하지 않고, 이를 위해 C-3800부터 사용했던 알루미늄을 CNC 가공해 밀폐된 구조로 만들어진 전용 볼륨을 사용하고 있다. 내부는 DC 모터와 기어 방식 내부 구조에 센서를 통해 회전을 감지해 정확히 처리하도록 했으며, 마이크로프로세스를 통해 정교하게 0.5dB 단위로 조정되며, 회전 시 알루미늄 노브 무게감과 부드러운 조작감이 돋보였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부가 기능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외부 기기 연결 시 실렉터와 같은 출력 선택 기능도 갖추고 있으며, 게인도 12, 18, 24dB로 선택할 수 있어 파워 앰프의 입력 감도에 맞게 효과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XLR 단자의 Hot, Cold는 간단히 버튼으로 선택되며, 컴펜세이터 기능을 통해 3가지 라우드니스 프리셋을 선택할 수 있으며 100Hz 저역 기준 레벨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이 밖에도 헤드 파이를 고려해 내장 헤드폰 앰프도 상당히 신경을 썼는데, 3단계 레벨 조정 및 디스크리트, 패러럴 푸시풀 방식의 증폭부 설계 등 헤드폰 앰프의 성능을 높이는 데 많은 신경을 썼다.

첫 곡은 피아노 독주 곡으로, 글렌 굴드가 연주한 바흐 골든베르크 변주곡 중 ‘아리아’를 선곡해 보았다. 유난히 피아노 곡에 집중하게 되었는데, 투명하고 명료해서 좋았다. 그리고 글렌 굴드의 순발력 넘치고 미친 듯한 손놀림과 스타인웨이 피아노 특유의 울림과 건반의 터치도 생동감 있게 전달해 주었고, 배음은 절제된 클린 스타일 연주를 고스란히 들려주었다.

보컬 곡은 안나 네트렙코의 목소리로 ‘Forse non fu’를 선곡해 보았다. 이 곡은 다이내믹이 가득한 곡으로 프리앰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그녀의 목소리 표현에서는 에너지 넘치는 소프라노답게 중·저역 영역까지 가득 채워 주었고, 고역으로 올라갈수록 화려한 그녀 목소리의 에너지 넘치는 매력을 발산했다. 전체적으로 화려하고 웅장한 곡의 분위기를 C-3900은 놓치지 않았고, 오케스트라의 반주들도 보컬과의 거리를 충분히 두며 뒤 공간을 제대로 채워 주었다.

대편성 곡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중 1악장을 리카르도 무티가 지휘하는 빈 필하모닉의 연주와 루돌프 부흐빈더의 피아노 협연으로 들어 보았다. 화려한 카덴차로 시작하는 도입부에서 부흐빈더의 에너지 넘치는 건반과 피아노의 개방감, 음의 명료도를 만날 수 있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어느 때보다 에너지 넘치고 다이내믹했다. 완급 조절보다는 각 악기 분해력과 음을 에너지로 계속 연결시켜 주는 점이 인상적이었으며, 웅장한 황제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켜 아큐페이즈 프리앰프의 진가를 만날 수 있었다.

사운드를 정리해 보면, AAVA가 듀얼 버전으로 탑재된 영향일까? 에너지가 두 배가 된 것 같았는데, 어떤 장르를 만나더라도 부족함 없이 에너지를 가득 채워 주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웅장하고 규모가 큰 곡일수록 음의 분리도와 각 악기의 개별 에너지 표현력이 좋기 때문에 마치 제대로 리마스터링된 듯 한층 업그레이드된 대역 재생 능력을 만날 수 있었다. 필자가 최근 리뷰를 통해 만났던 C-47 포노 앰프에서도 동일한 사운드 성향을 만날 수 있었는데, 최근 아큐페이즈가 추구하고자 하는 디테일과 다이내믹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해 주었다. 또한 프리앰프의 역할을 강조한 정석에 가까운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아큐페이즈의 플래그십 모델들은 꾸준히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사랑 받아 왔는데, 50주년 기념 모델로 새롭고 선보인 C-3900을 통해 동사의 진가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었으며, 기억에 남는 프리앰프다. 


가격 2,900만원   
아날로그 입력 RCA×6, XLR×4   
아날로그 출력 RCA×2, XLR×2   
EXT 프리 입력 지원(RCA/XLR)   
레코더 PLAY·REC 지원   
주파수 응답 20Hz-20kHz(RCA/+0, -0.2dB), 3Hz-200kHz(XLR/+0, -3dB)   
최대 출력 레벨 7V   
크로스토크 -90dB   
THD 0.005%   
어테뉴에이터 -20dB   
헤드폰 출력 지원   
크기(WHD) 47.7×15.6×41.2cm   
무게 24.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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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11월호 - 5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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