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십 년째 하이파이 오디오에 매달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소리, 궁극적으로 내게 가장 만족스러운 소리를 만들까 고민해왔다. 그 와중에 깨달은 것 중 하나는 가장 기본이 되는 것들이 가장 이루기 힘들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케이블이 그렇다. 어찌 보면 가장 단순한 신호 전송을 담당하지만 이 케이블이 요지경이다. 모든 것은 스피커 교체로부터 시작된다. 이후 앰프, 소스기기 등의 조합을 통해 ‘이제 이 정도면 되었다’ 싶은 생각이 들 때, 비로소 새로운 과제가 펼쳐진다. 바로 케이블 매칭이다.
그것이 그냥 돈으로 해결이 된다면 오히려 해답은 쉽게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지만 그것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케이블 매칭에 지쳐 오히려 값비싼 케이블 사이에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저가의 아주 보편적인 설계의 동선을 투입했을 때 해답의 실마리가 보이곤 한다. 기본을 잊고 너무 많은 정보와 편협한 생각에 휩싸여 방황했던 시간이 부끄러워지는 시간이다.
골든 스트라다(Golden Strada)는 그중에서도 아주 간단하고도 기본적인 신호 전송의 논리를 내게 알려주었다. 모든 케이블의 중심인 도체, 그리고 그 도체로 인한 음질적 변이가 가장 큰 중·고역 주파수 대역에 관해서다. 라인 레벨 신호를 전송하는 인터 케이블이나 스피커 케이블 모두 고주파 신호는 도체의 표면으로 흐른다. 그리고 도체의 중심으로 들어가면 거의 저주파만 흐른다는 것이 과학적 이론이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가장 민감한 주파수 대역인 중·고역이 흐르는 곳인 케이블 표면에 원하는 도체 입자를 코팅하는 방법이 합리적인 생각이다.
바로 골든 스트라다 케이블은 특이하게도 독보적인 나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이번에 리뷰를 진행한 MS#212 및 PS#600 모두 표면에 금과 은, 동을 콜로이드 용액에 섞어 초미립자 형태로 도포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 도체는 PCOCC를 잇는 후발 주자 PC-Triple C 도체다.
좀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MS#212의 경우 Φ0.32mm 구경의 PC-Triple C 도체 일곱 가닥을 케이블 외곽에 둥글게 배치했고, Φ0.10mm 구경의 PC-Triple C 도체를 코어에 배치했는데 무려 열네 가닥이다. 그리고 5배 농도의 금, 은, 동 초미립자 콜로이드 용액을 도포했고, WBT 단자를 투입했다.
한편 PS#600 파워 케이블은 PC-Triple C 도체에 금과 음은 물론 동 입자까지 더해 새롭게 튜닝했다. 각 소재의 비율은 10:35:55 비율로서 역시 5배 농도의 콜로이드 용액 형태로 만들어 초미립자를 표면에 도포했다. Φ0.24mm 도체 30개를 중심에 위치시키고, Φ0.38mm 두께의 심선을 일곱 개씩 다발로 묶어 총 여섯 개의 케이블 다발을 그 주변에 배치한 모습이다. 단자는 하이엔드 케이블 메이커들에서나 볼 수 있는 후루텍 NCF를 투입했다.
이 두 케이블은 전체적으로 유사한 도체를 사용하지만 각각 인터 케이블, 파워 케이블이기 때문에 음질에 끼치는 영향도 다르다. 그러나 사용하다보면 둘 모두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무척 내추럴한 음색에 음악적 표정을 섬세하게 짚어준다. 중·고역의 배음 구조 및 풍부한 앰비언스 표현 능력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특징들이다. 특히 다른 부분들보다 음색적인 부분에서 농염하고 채도 높은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단지 처음에 귀를 자극해 시선을 끌지만 이후 쉽게 질리는 케이블들과 확실히 대비되는 음악적 코히어런스가 돋보인다.
금, 은, 그리고 동. 모든 광석 중에서 신호 전송에 유리하면서도 음색적으로 좋은 특성을 만들어내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런 소재들을 유효적절하게 사용해 뛰어난 소리를 완성하기란 얼마나 힘든가? 단지 물량 투입으로 좋은 소리를 만든다는 건 오만이라는 걸 여러 메이커를 통해 우리는 이미 배운 바 있다. 물론 순은에 금을 섞어 좋은 소리를 내는 케이블들이 있다. 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나노텍의 입지는 매우 굳건하다.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예산 안에서 이런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MS#212 Amazing Limited RCA Cable
가격 130만원(1m)
PS#600 Amazing Limited Power Cable
가격 104만원(1.5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