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C SCM100 PSL SE & EAR Yoshino EAR 912 · EAR 509 M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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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C SCM100 PSL SE & EAR Yoshino EAR 912 · EAR 509 MK2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1.11.09 16:30
  • 2021년 11월호 (59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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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두 브랜드가 펼치는 환상의 시너지

팀 드 파라비치니는 이 시대에 얼마 남지 않았던 진공관 회로 설계의 달인 중 한 명으로 이제는 그의 아이디어를 담은 제품들을 볼 수가 없게 되었다. 생전에 그는 오디오 업계에서 쓰는 진공관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다른 종류의 진공관으로도 훌륭한 앰프를 만들 수 있음을 주장했다. 진공관 특성 자체를 제대로 알고 있다면 300B나 845 또는 텔레풍켄의 비싼 관이 아니어도 충분히 좋은 음의 진공관 앰프를 만들 수 있다며 진공관 앰프 설계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그가 남긴 제품들의 면면을 보면 비싼 관이나 하이엔드 유저들이 즐겨 찾는 300B, 845, 211 같은 프리미엄 진공관 제품들은 거의 없다. 대부분이 오디오파일들에게 생소한, 전혀 대중적이지 않은 진공관들로 설계한 제품들이 상당수였다. 신기한 점은 그런 관으로 만든 제품들임에도 EAR의 앰프들은 놀라운 퀄러티의 음악적인 사운드로 아름답고 생동감 넘치는 음악 재생의 감흥을 안겨주었다.

컨슈머 오디오보다도 훨씬 더 큰 명성을 얻고 있는 것은 EAR의 프로용 앰프와 컨트롤러들이다. EQ와 리미터 같은 기기들은 음악 제작 업계에서 가장 듣기 좋은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역사적 기기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모파이(Mobile Fidelity Sound Labs) 같은 오디오파일용 리마스터링 및 음반 제작 스튜디오는 그가 제작한 커스텀 사양의 커팅 머신과 EQ, 콘솔 같은 장비들로 최고급 프리미엄 오디오파일용 음반을 만들어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이처럼 파라비치니가 남긴 기술적 유산과 앰프, 그리고 각종 음반들은 음악을 가장 아름답고 음악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소중한 존재들이다.

이런 파라비치니의 녹음 및 음반 제작에 사용되는 시스템들이 만들어낸 훌륭한 녹음들을 마스터링 당시의 음악적 사운드로 재현해 볼 수는 없을까? 파라비치니는 떠났지만, EAR은 여전히 그가 남긴 시스템을 활발히 생산하고 있다. 특히 하이엔드 오디오 업계에서 1순위로 꼽히는 것이 EAR의 912 프리앰프이다. 정확한 명칭은 컨트롤 프리앰프로, 이른바 아날로그 재생의 모든 것이 갖춰진 아날로그의 드림 시스템이다. 라인 프리앰프 회로에 다양한 셋업이 가능한 포노 스테이지 회로와 MC 스텝업 트랜스포머가 내장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출력 회로는 파라비치니가 직접 설계·제작한 출력 트랜스포머를 사용하고, 게인 스테이지에는 6DJ8이 아닌 7DJ8 진공관으로 설계되어 912만의 특별한 사운드를 자랑한다. 이는 녹음 및 마스터링 업계에서 명기로 통하는 825Q의 진공관과 회로를 그대로 컨슈머 오디오로 이식시킨 결과물이다. 아날로그적 감성의 정점을 찍는 것은 전면의 VU 미터다. 마스터링 현장에서 보는 재생 신호의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아날로그적 연출 도구로 보는 즐거움까지 안겨준다.

명기 912와 짝을 이루는 마스터링용 앰프는 스튜디오 파워 앰프로 설계된 509이다. 한 차례의 개정을 거친 509 MK2 모노블록 파워 앰프는 컬러 TV 브라운관의 빔 편향을 컨트롤하는 회로용 진공관 PL509를 출력관으로 사용하여 A4 용지 한 장 크기의 제품에서 100W의 출력을 뿜어낸다. 두텁고 따뜻하며 부드럽게 꺾어낸 고전적 의미의 진공관 사운드가 아닌, 투명하고 와이드 레인지한 성향의 사운드로 웬만한 대형 스피커들도 자유자재로 컨트롤하는 힘까지 자랑한다. 진공관의 장점을 현대적 하이파이의 개념으로 승화시킨 앰프로 912 컨트롤 앰프와 짝을 지으면 아날로그 사운드의 정점을 들려주게 된다.

그렇다면 파라비치니의 EAR 진공관 사운드를 가장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베스트 매칭 스피커라면? 개인적으로는 ATC의 SCM50이나 SCM100이 떠오르지만 프로적인 객관성보다 좀더 하이엔드의 하이파이적의 개성을 살린다면 SCM100의 특별 개선판인 SCM100 PSL SE가 최고의 선택이 된다. SCM100 PSL SE는 하이엔드 컨슈머 용도로 개선한 버전으로 훨씬 고급스러운 마감과 엄선된 파트들을 사용한 제작으로 모니터적인 색채에 하이파이적인 감각이 녹아든 하이엔드 사운드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ATC SCM100 PSL SE와 EAR 912·509 MK2 앰프가 짝을 이루면 상당한 시너지를 낸다. 두 기기 모두 프로용이라는 기반을 두고 완성된 시스템이지만, 컨슈머 오디오를 위해 튜닝과 변화를 더한 결과물로 음악을 무미건조하게 객관적으로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하이엔드 시스템의 이름값에 걸맞은 음악적이면서도 탁월한 하이파이 감각을 동반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EAR 912·509 MK2는 SCM100 PSL SE의 극도로 선명하고 정확한 중역과 12인치 우퍼의 저음을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탄탄한 제어의 힘차고 다이내믹한 사운드로 들려준다. 그러면서도 녹음과 음악에 담긴 열기와 악기들의 색채를 너무나 사실적이면서도 자연스럽게 그려내어 음악적 감흥과 하이파이적 쾌감을 동시에 안겨준다. 특히 SCM100 PSL SE의 돔 미드레인지가 지닌 높은 정보량과 치밀한 사운드와 색채감은 EAR 912·509 MK2를 통해 아날로그가 지닌 극한의 자연스러움과 음악적 감흥으로 살아난다. 진공관과 트랜스포머로 완성된 EAR의 개성은 ATC의 장점을 더욱 사실적이며, 음악적으로 선사하는 마법을 보여준다.

이제는 파라비치니의 새로운 기기들을 만날 수 없지만, 그가 남긴 EAR의 업적과 유산들은 아날로그가 지닌 아름다움과 힘을 가슴과 머리로 여전히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소중한 존재로 그 가치를 이어갈 것이다. 


ATC SCM100 PSL SE
가격 7,200만원(Burr Magnolia)   구성 3웨이 3스피커   사용유닛 우퍼 31.4cm SB75-314SL, 미드레인지 7.5cm SM75-150S, 트위터 2.5cm SH25-76S   재생주파수대역 32Hz-25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80Hz, 3.5kHz   출력음압레벨 88dB/W/m   크기(WHD) 41.9×115×59.2cm   무게 74kg

EAR Yoshino EAR 912
가격 1,550만원   사용 진공관 PCC88(7DJ8)×5   S/N비 90dB, 68dB(Phono)   디스토션 0.1% 이상   MC 임피던스 40Ω, 12Ω, 6Ω, 3Ω   MM 임피던스 47Ω   RIAA Accuracy 0.2dB, 30Hz-20kHz   크기(WHD) 49×13.5×27cm   무게 13kg

EAR Yoshino EAR 509 MK2
가격 1,890만원   사용 진공관 PL509(EL519)×2, ECC83(12AX7)×2, ECC85(6AQ8)×1   실효 출력 100W   주파수 응답 3Hz-30kHz(+0, -1dB)   IMD 0.2% 이하   댐핑 팩터 20   S/N비 96dB   입력 임피던스 25㏀   크기(WHD) 25.4×15×30cm   무게 15.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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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11월호 - 5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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