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ectrocompaniet EC LIVING TANA SL2 MKⅡ
상태바
Electrocompaniet EC LIVING TANA SL2 MKⅡ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1.11.09 15:29
  • 2021년 11월호 (592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은 박스에 담긴 일렉트로콤파니에의 모든 것

예전에 노르웨이에 있는 일렉트로콤파니에(Electrocompaniet) 본사를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새롭다. 정식 탐방 이전에 사장을 만나 가벼운 하이킹을 했는데, 그 압도적인 풍광에 그만 질리고 말았다. 또 험준한 산을 쉽게 쉽게 올라가는 노르웨이인들을 보고, 그 체격과 체력이 부러웠던 기억도 난다. 아무튼 신이 준 것과 같은 멋진 풍경 속에 최상의 테크놀로지로 항상 까다로운 애호가들을 만족시켜온 동사의 성공 신화는 이미 국내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아무튼 탐방 당시, 나는 동사의 구내식당에서 맛있는 샌드위치를 먹고, 정식 세미나를 받았다. 여기서 사장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매년 오디오 쇼에 나가면 늘 같은 사람만 옵니다. 해가 거듭되어도 마찬가지죠. 같은 분들이 한 살, 두 살 계속 나이만 더 먹고 옵니다. 이런 시장만 기대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동사는 기존의 하이엔드 제품을 내놓으면서도,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려는 전략, 이른바 투 트랙을 구사하게 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본 기의 전신인 타나(TANA) SL2이다. 이제 그 후속작 MK2를 대면하게 되었으니, 당시의 상황이 새삼 오버랩이 된다.

일단 사이즈는 그리 크지 않다. 다시 말해 휴대성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애초부터 타깃의 대상이 다른, 동사로서는 전혀 생소한 시장에 도전한 결과인데, 일단 호감이 간다. 문제는 기능과 퀄러티. 이 부분에 집중해서 한 번 다뤄보기로 하겠다. 

EC 리빙(LIVING)이라는 모토 아래 새롭게 런칭된 제품들의 특징은 ‘올인원 솔루션’을 갖는다는 점이다. 본 기의 경우, 크게 세 개의 기능으로 요약이 된다. 스피커, 앰프, 그리고 스트리머. 이 세 가지를 각각 모듈화해서, 서로가 서로를 간섭하지 않고, 한 군데에 모여 있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단, EC의 네임 밸류와 함께, 최고의 성능과 퀄러티를 추구하고 있는 점은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일단 인클로저를 보면, 과감히 메탈 소재를 동원했다. 일체의 통 울림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충 만들어서 파는 것과는 아예 거리가 멀다. 기본적으로 2웨이 스피커 방식으로 여기에 커플링되는 앰프가 놀랍게도 클래스AB 방식이다. 무려 150W를 제공한다. 앰프 전문 회사가 만든 파워가 들어가 있다! 이 부분이 일단 제일 마음에 든다. 음질에 관한 한 일체 타협이 없다는 뜻이다.

커넥트 쪽을 보면, USB 단자를 통해 외장 메모리를 연결할 수 있다. 토스링크와 코액셜도 하나씩 제공된다. 이더넷에 연결할 수 있는 단자도 보인다. 와이어리스 기능도 풍부해서, 기가 와이파이에 다중 안테나 기술도 적용되어 있고, 무선 스피커 연결로 24비트/96kHz의 사양까지 커버한다. 블루투스는 4.2 버전. 집에서 간편하게 쓰기에는 더 없이 적합하다. 한편 스트리머 쪽을 보면, 타이달, 코부즈 등이 가능하다. 룬 레디 역시 지원하여, 간편히 컨트롤할 수 있다. 인터넷 라디오도 사용할 수 있다. 지원하는 포맷도 PCM은 24비트/192kHz, DSD는 128까지 커버한다. 이 정도면 어디 내놔도 부족할 것이 없는 사양이다. 

제일 중요한 이동성. 높이가 25cm 정도이고, 무게는 약 7kg. 그야말로 아무 데나 내려놓고 사용할 수 있다. 집의 거실이나 안방, 부엌 등은 물론이고, 캠핑카에 실어서 야외에서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음질이 관건인데, 이 수준이면 단순히 팝이나 가요에 그치지 않고, 재즈와 클래식 같은 진지한 음악도 즐길 수 있다. 들으면 들을수록 높은 수준의 재생음에 매료될 수밖에 없다. 디자인은 타사의 제품처럼 요란하지 않지만, 일렉트로콤파니에의 하이엔드 제품에서 들을 수 있는 내용이 그대로 이식되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져볼 만한 제품이라 하겠다. 참고로 스테레오로 사용하려면 애드 온 스피커 TANA L2 MKⅡ를 추가하면 되고, 저역을 보강하려면 SIRA L-1이라는 별도의 서브우퍼가 있다. 효과만점일 것 같다. 

첫 트랙은 다이애나 크롤의 ‘The Look of Love’. 보컬과 밴드와 오케스트라가 모두 동원된 대편성. 그러나 작은 박스에 갇혀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특히, 중역대의 농밀하면서 매력적인 음색은 일렉트로콤파니에의 DNA를 느끼게 한다. 피아노 솔로의 단아하면서 영롱한 느낌이 좋다.

이어서 그리모와 가베타가 함께 한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1번 1악장. 그윽하게 울리는 첼로의 존재감이 멋지다. 배후의 피아노도 감촉이 좋다. 정말 이런 소편성에선 발군의 음색과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두 연주자의 영혼을 울리는 협연은 듣는 내내 할 말을 잊게 한다. 정말 이런 제품으로 듣기에 적합한 트랙이다.

마지막으로 게리 멀리건의 ‘Morning of The Carnival’. 보사노바 리듬에 실린 우아하면서, 이국적인 플레이가 잘 살아 있다. 낭랑한 트럼펫 솔로 후에 등장하는 바리톤 색스의 관능적이면서 노련한 톤이 온몸을 노근하게 만든다. 찰랑거리는 심벌즈와 두툼한 베이스. 재즈 재생에서 별 무리가 없다. 만일 애드 온 스피커에 서브우퍼까지 붙인다면 어지간한 하이파이 시스템 부럽지 않을 것 같다. 


가격 220만원
실효 출력 150W, 클래스AB
디지털 입력 Optical×1, Coaxial×1, USB A×1, LAN×1
블루투스 지원(Ver4.2)
네트워크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크기(WHD) 18×25×18cm
무게 7kg

592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1년 11월호 - 592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