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노이의 신화를 담은 북셀프 스피커의 걸작
언젠가는 탄노이(Tannoy)를 쓰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이 회사의 이미지가 좀 부담스러울 것 같다. 주로 대형기를 만들기 때문이다. 한쪽 벽을 포기할 각오를 해야 한다. 물론 디자인이 멋지고, 강한 소유욕을 불러일으킨다. 한 번 사두면 평생 사용해도 좋을 정도지만, 아무튼 사이즈가 좀 부담스럽다. 그래도 언젠가는 탄노이에 도전하고 싶다, 라고 할 때, 일단 그 전초전으로 추천하고 싶은 것이 이튼(Eaton)이다. 물론 북셀프라고 하지만 꽤 사이즈가 크다. 그러나 이 정도 용적과 내용을 갖고 있어야 기본적으로 탄노이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꽤 매력적인 제품이다.
사실 당초 HPD 시리즈를 만들 때, 주안점으로 삼은 것이 어떻게 하면 인클로저의 용적을 적게 하면서 풍부한 저역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었다. 덕분에 안길이가 불과 25cm에 불과할 정도로 슬림하지만, 탄노이 특유의 저역과 깊이를 얻을 수 있었다. 새로 개발한 듀얼 콘센트릭 유닛 덕분이다. 본 기는 그 개량판. 여기서 미드레인지는 정확히 10인치 구경이고, 중간에 놓인 트위터는 알루미늄·마그네슘 이 골고루 섞인 복합 소재를 진동판으로 썼다. 거기에 동사 특유의 튤립 웨이브 가이드를 설치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본 기의 입력 감도는 89dB. 당연히 진공관 앰프와의 매칭이 우선 권장되지만, 경우에 따라 A클래스 방식의 TR도 좋다고 본다. 단순하지만 세련된 외관은 빅토리아 시대풍의 가구를 연상시키며, 개당 무게는 20kg이다. 꼭 전용 스탠드가 아니더라도, 일단 제대로 된 스탠드에 얹어서 사용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당초 스튜디오 모니터용으로 개발되어, 탄노이 특유의 백 로드 혼이 없다. 그 때문에 이 사이즈를 구현할 수 있었다. 대출력 앰프를 걸면, 무시무시한 에너지와 정확성이 나온다. 이런 두 가지 상반된 매력을 갖고 있어서, 이런저런 도전을 하면서 한동안 재미있게 사용할 제품이라 하겠다.
가격 660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25.4cm·3.3cm 듀얼 콘센트릭 재생주파수대역 40Hz-30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1.2kHz 출력음압레벨 89dB/W/m 임피던스 8Ω 권장앰프출력 20-200W 파워핸들링 100W 크기(WHD) 37.6×53.8×25cm 무게 20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