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cle CD2500 MK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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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acle CD2500 MKⅣ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1.10.08 15:23
  • 2021년 10월호 (59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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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소중한 하이엔드 CD 플레이어의 존재 가치

한동안 국내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캐나다의 플레이어 전문 업체 오라클(Oracle)이 다시 국내 수입이 재개된다. 오라클은 두꺼운 아크릴 베이스 위에 플래터를 3점 지지 구조로 플로팅 시켜 만든 아날로그 턴테이블 델피 시리즈로 유명세를 누려왔다. 70년대 말에 등장한 이래로 40년 넘게 꾸준히 진화하며 여전히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2000년대에 들어서며 오라클에서도 CD 플레이어를 내놓은 점이다. 아날로그 업체에서 디지털 소스기기를 내놓은 것은 의외로 볼 수도 있지만, CD를 아날로그 턴테이블과 마찬가지로 회전하는 메커니즘으로 해석하여 델피와 마찬가지로 같은 기술의 플로팅 설계로 해석해낸 것이 리뷰 모델인 CD2500이다. 2000년에 등장한 이후로, DAC의 교체, 입·출력 단자들의 변경을 통해 현재 4세대 모델로 진화하여, 현재 판매되는 모델인 CD2500 MKⅣ가 되었다. 

CD2500 MKⅣ는 오리지널 모델과 마찬가지로 기구 설계의 면면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델피와 유사한 디자인이지만 3점이 아닌 4점 지지 구조로 설계된 형태는 그대로이며, 정중앙에 CD 메커니즘을 띄운 미래지향적인 디자인도 변함없다. CD 메커니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진동을 완전하게 제거하기 위해 4개의 다리에는 서스펜션 기구물이 설계되어 있다. 바닥면에서 타고 올라올 수 있는 진동들을 최대한 억제시켜준다. 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턴테이블은 저속 회전과 벨트 드라이브 방식이라 낮은 주파수의 영향에 대응한다면, CD는 훨씬 빠른 고속 회전이라 메커니즘 자체의 진동 또한 상당하다. 따라서 자체 발생되는 진동이나 떨림 등이 자연스럽게 소멸되도록 해주는 역할도 수행한다. 이런 플로팅 구조와 서스펜션 시스템의 설계는 40년 넘는 세월의 턴테이블 설계 노하우를 CD에 적용시킨 것이다. 

간혹 SACD가 되는지 묻는 분들도 있는데, CD2500 MKⅣ는 순수 CD 플레이어로, SACD 재생과는 거리가 멀다. 메커니즘은 필립스의 CD Pro 2LF 모듈을 사용하여, CD 메커니즘 중에는 가장 상위 클래스인 필립스의 CD Pro 메커니즘의 마지막 세대이다. 탑 커버를 열고 스태빌라이저로 고정하고 동작시키는 아날로그적 조작감은 꽤나 고급스럽고 조작하는 재미를 준다. 

DAC는 오리지널 CD2500에서 사용하던 시러스 로직 CS4390 DAC에서 버 브라운의 PCM1792로 바뀌었다. 버 브라운 최상위 DAC를 탑재하고, 출력 회로는 풀 밸런스드 설계로 이루어졌으며, 최대한 간결하고 직관적인 재생을 위해 글로벌 피드백도 일체 사용하지 않는, 노 피드백 방식의 회로 설계로 완성되었다. 이를 통해 빠르고 정확한 신호 재생과 함께 커먼 모드 제거에 노력을 기울였다. 전원부도 메커니즘 및 출력 회로와는 완전히 분리된 별도의 전원 장치가 따로 설계되어 있다. 전원부는 15핀 전용 커넥터로 플레이어에 연결되는 구조라서 플레이어 자체의 진동 노이즈 억제만큼이나 전원부의 전기적, 전자기적 노이즈가 플레이어로 유입되지 않도록 했다. 

또한 4세대 버전의 가장 큰 특징은 이전까지 없던 디지털 입력 단자가 추가된 점이다. 제품 후면의 토클 스위치로 입·출력 선택이 가능한데, 외부 입력으로 동축 디지털 입력이 추가되어 다양한 외부 디지털 소스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단순 CD 플레이어 재생 및 CD 트랜스포트 기능밖에 사용할 수 없었으나, CD2500 MKⅣ는 알로의 디지원이나 루민의 U1 미니 같은 네트워크 트랜스포트를 연결하면 CD2500 MKⅣ의 DAC로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의 음원 재생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아주 충분하다고 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최근 사용 빈도가 높아진 스트리밍을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소스들에 대응하여 CD 플레이어의 활동도를 높여 준 점은 환영할 만하다. 

테스트에는 그리폰의 디아블로 300 인티앰프와 락포트 테크놀로지스의 아트리아 2로 시청했다. 사운드는 매우 자연스럽고 유려한 톤을 자랑하는 아날로그적 색채가 진한 사운드이다. 중역의 튼실함과 단단함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롤 오프가 이루어지는 고역은 유기적인 밸런스를 자랑한다. 해상력을 강조하느라 소리가 날리거나 들뜨는 현상이 생기는 문제점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생김새만 봐서는 하이테크적인 치밀하고 선명하며 밝고 얇은 소리를 내줄 것 같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아날로그 턴테이블 업체가 만든 사운드라 부를 만하다. 저음도 인상적이다. 서스펜션과 메커니즘의 안정성 덕분인지 저음도 매우 단단하며 탄력이 넘치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둔중하고 흐릿한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사운드 스테이지 또한 작지 않은데, 넓고 투명한 무대와 꽤 규모 있는 스케일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말러의 대편성 교향곡 같은 음반을 들으면 안정감이 느껴지는 음상을 커다란 공간으로 풀어내는 믿음직한 스테이징 능력을 보여준다. 

오라클의 4세대 CD 플레이어인 CD2500 MKⅣ는 외형적으로는 거의 변한 것이 없는 듯 보인다. 하지만 4세대에 걸친 업그레이드와 개선을 통해 음질적, 기능적 향상으로 여전히 CD의 존재 가치를 증명한다. 역시 오라클답게 회전형 디스크 메커니즘 재생 장치에서 탁월한 하이엔드 플레이어의 명성을 느끼게 한다. CD 플레이어가 사라져가는 요즘, 매우 소중한 하이엔드 CD 플레이어의 존재 가치를 보여준다. 


CD 메커니즘 필립스 CD Pro 2LF   
DAC 버 브라운 PCM1792-AG   
디지털 출력 Coaxial×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10Hz-50kHz(±0.3dB)   
아날로그 출력 레벨 2V(RCA), 4V(XLR)   
S/N비 129dB   
다이내믹 레인지 123dB   
THD 0.0015%   
크기(WHD) 42.5×15×36.3cm   
무게 1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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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10월호 - 5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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