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uphase C-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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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uphase C-47
  • 장현태
  • 승인 2021.09.08 17:19
  • 2021년 09월호 (59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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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시스템을 업그레이드시켜 디지털과 격차를 벌리다

요즈음 오디오계는 레트로 열풍과 더불어 LP 음반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포노 앰프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필자는 포노 앰프를 오랫동안 제작해 왔기 때문에 스펙, 사운드 등 모든 부분에서 더욱 꼼꼼히 리뷰 제품을 살펴보게 된다. 

최근 만나 본 포노 앰프 중에서 주목할 만한 포노 앰프가 등장했는데, 바로 아큐페이즈의 C-47이 주인공이다. 제품 외관은 변함없이 전통적인 아큐페이즈 스타일의 패밀리 디자인으로, 전면 골드 패널과 함께 측면 특수 코팅된 천연 우드 패널이 더해져 고풍스럽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완성되었다. 그리고 C-47 포노 앰프는 최근 만나 본 포노 앰프 중 기술적인 노하우들이 가득해 더욱 관심을 집중시켰는데, 본격적으로 제품의 면모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풀 밸런스로 설계된 포노 앰프라는 점이다. 완전한 디퍼런셜 구조 회로 설계로 신호의 흐름은 밸런스 입력 후 헤드 앰프로 증폭한 뒤 서브소닉 필터를 거치고 정교한 RIAA 커브 EQ 필터를 통과하는 구조다. 이 부분에서 두 가지 핵심을 지니고 있는데, 먼저 MC의 경우 일반적인 승압 트랜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C-47은 헤드 앰프를 사용하며, 충분한 TR의 디스크리트 회로 구성을 통해 저잡음 증폭을 완성시켰다. 다음으로 EQ 증폭부는 오차 범위가 겨우 ±0.3dB 수준의 아주 정교한 RIAA 커브 필터로 완성시켰다. 오차 범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단순히 회로만의 완성도를 넘어서며, 이는 필터용 각 부품들의 정교한 선별과 페어 매칭을 얼마나 잘 관리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큐페이즈 제품들을 보면 이런 부분에서 장인 정신을 떠올리게 된다.

두 번째로 완벽한 듀얼 모노럴 포노 앰프 구조라는 점이다. 프리앰프나 파워 앰프의 경우는 자주 보아 온 구조이지만, 포노 앰프에서는 이처럼 화려한 하드웨어 구조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완벽한 듀얼 모노럴 구조를 채택했으며, 포노단도 채널별 별도의 PCB 어셈블리를 적용했고, 전원부의 전원 트랜스포머도 2개를 채널별로 사용하고, 모든 부품과 어셈블리 구조까지 철저히 모노 블록 구성으로 분리되었다. 그리고 채널별 분리된 메인 전원에는 15,000㎌ 용량의 아큐페이즈 특주 알루미늄 전해 커패시터를 채널당 4개씩 사용했고, 이를 통해 리플을 제거해 깨끗한 전원의 근본을 만들었다. 그리고 전면 마이컴과 디스플레이 공급용 5V, 12V도 별도 전원으로 공급해 신호부와 분리했다. 케이스의 경우도 상하 이중 구조로 배치했는데, 노이즈에 민감한 포노 앰프인 만큼 전원 및 각종 배선은 섀시 하단에 별도의 영역으로 배치해 전원 배선에 대한 노이즈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내부는 아큐페이즈의 정서가 돋보이는 정갈함과 깔끔한 배치가 인상적이었는데, 그만큼 오랜 노하우와 기술적인 완성도가 돋보이는 설계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트랜지스터를 통한 완벽한 디스크리트 포노 증폭부 설계 노하우가 돋보인다. PCB만 해도 신뢰성과 품질이 보장되는 플루오로카본 레진에 글라스를 입힌 PCB에 금도금 패턴을 적용한 최고급 기판을 사용했다. 특히 포노 앰프의 경우 미세 신호 증폭과 노이즈를 고려한 설계와 부품 선택이 중요한데, C-47은 자삽과 SMT(Surface Mounting Technology)를 동시에 적용했는데, SMD(Surface Mount Devices) 타입의 정교한 부품과 노이즈에 취약한 부품들은 자삽용 수동 소자들을 적용했다. 이는 오랜 경험이 바탕이 된 노하우가 아닐 수 없다. 스펙도 포노 앰프로는 기대 이상의 성능으로, THD는 0.005%이며, SNR은 MC는 최대 97dB, MM은 34dB 게인에서 108dB로 가장 정숙한 포노 앰프이며, 다이내믹 특성도 뛰어나기 때문에 하이엔드 포노 앰프의 사운드 성향을 본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

네 번째로 포노 사용자들의 취향을 잘 이해한 다양한 부가 기능들이다. 입·출력의 경우는 밸런스 전용 MC 포노 입력을 마련해 두었고, RCA 언밸런스 입력의 경우는  MM 또는 MC 선택이 모두 가능하다. 출력의 경우도 밸런스 출력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임피던스의 경우 MC 모드에서는 10, 30, 100, 200, 300Ω과 1㏀으로 6단계 선택이 가능하며, MM은 1, 47, 100㏀으로 설정이 가능하다. 로드 임피던스는 7 세그먼트 FND 라이팅으로 표시해 편리하게 세팅 가능하다. 서브소닉 필터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RIAA 커브 음반의 경우 효과적인 저역 필터를 통해 안정적인 밸런스를 잡아 줄 수 있으며, 필터 사용 시 더욱 RIAA 커브의 대역 밸런스가 돋보였다.

시청 시 보컬 곡으로 잭 존슨의 ‘Better Together’를 선곡해 보았다. 우선 저역은 과하지 않고 깔끔하게 재생되었고, 대역 밸런스와 투명함이 좋기 때문에 잭 존슨의 목소리와 반주 세션 악기들의 질감이 아주 자연스럽고 명료하게 잘 들렸다. 일반적인 올드 스타일 포노 사운드와는 확실한 차별화를 선언하며, 드럼과 베이스 재생은 두께감과 다이내믹이 느껴지는 사운드를 만들어 주었고, 어쿠스틱 기타 연주는 더욱 선명하고 리얼한 재생이 기억에 남았다.

대편성 곡으로 말러 교향곡 1번 중 4악장을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연주로 들어 보았다. 다이내믹과 노이즈 특성이 좋다는 것은 바로 사운드에서도 느낄 수 있었는데, 대편성의 분해력과 돋보이는 디테일을 통해 하이엔드 포노 앰프의 사운드 성향을 잘 반영했다. 특히 말러 1번 4악장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기 쉽지 않은데, 대역 밸런스도 좋고 다이내믹이 돋보이는 사운드 전개로 아큐페이즈 C-47 포노 앰프의 위엄을 만날 수 있었다.

사운드를 정리해 보겠다. 아큐페이즈 C-47은 동급의 포노 앰프 중에서는 사운드의 만족도가 상당했고, 청음 시 사용한 린 LP12와 오토폰 카덴차 블랙을 마치 2단계 이상 업그레이드시켜 놓은 듯한 뛰어난 성향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 정도면 디지털 음원과는 또 다른 격차를 벌린, 아날로그의 맛과 매력을 충분히 담아낸 결과라 할 수 있겠다. 그만큼 최신 트렌드와 하이엔드 오디오가 추구하는 포노의 성향과 방향성을 잘 표현해 내는 포노 앰프다. 리뷰를 통해 경험해 본 C-47 포노 앰프는 아큐페이즈를 다시 돌아보게 만들 정도로 기대 이상의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특히 포노 앰프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반드시 한 번은 필청을 권하고 싶은 매력적인 제품이다. 


가격 930만원   
아날로그 입력 RCA×3, XLR×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RIAA 디베이션 10Hz-20kHz(±0.3dB)   
입력 임피던스 10Ω/30Ω/100Ω/200Ω/300Ω/1㏀(MC), 1㏀/47㏀/100㏀(MM)   
최대 출력 레벨 8V   
출력 전압 2V   
출력 임피던스 50Ω   
게인 64dB(MC), 34dB(MM)   
하이 게인 70dB(MC), 40dB(MM)   
THD 0.005%   
크로스토크 -90dB 이하   
서브소닉 필터 -12dB/Octave, 10Hz   
크기(WHD) 46.5×11.4×40.7cm   
무게 14.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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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9월호 - 5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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