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x SR-L300 · SRM-35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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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x SR-L300 · SRM-353X
  • 이현모
  • 승인 2021.09.08 14:49
  • 2021년 09월호 (59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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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형 헤드폰 시스템이 들려주는 뛰어난 음질

일본의 스탁스(Stax) 정전형 헤드폰·앰프 시스템은 클래식을 즐겨 듣는 필자에게 무척 인상적이었다. 2000년 초 스탁스의 최고 헤드폰 시스템이었던 오메가 2 헤드폰 시스템의 높은 해상도와 자연스러운 음에 감동받으면서 클래식 음악을 감상할 때 오랫동안 사용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스탁스는 일본에서 1938년에 설립된 이후 오랜 시간 전문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레코딩 스튜디오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축적해 온 회사이다. 그런 경험을 기반으로 1960년에 정전형 헤드폰을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그리고 1979년에 SR-람다를 출시한 이후, 스탁스의 정전형 헤드폰들은 약 40년간 전 세계 오디오파일들에게 꾸준하게 인기를 누려 왔다.

SR-L300 헤드폰은 현 SR-람다 시리즈 SR-L300, SR-L500 MK2, SR-L700 MK2 헤드폰 중에서 막내 위치를 차지한다. 스탁스의 SR-람다 시리즈는 기존 헤드폰과 다르게 이례적으로 모두 직사각형의 외관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써 보면 의외로 착용감이 상당히 좋으며 답답한 면이 거의 없다. 헤드폰 사용의 최대 장애물이 답답한 착용감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스탁스가 헤드폰 디자인을 잘 하고 있는 것이다.

SR-L300 헤드폰과 같은 정전형 헤드폰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높은 바이어스 전압이 필요한데, SR-L300 헤드폰은 무려 DC 580V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 바이어스 전압을 다이어프램으로 전달하기 위한 전용 케이블이 필요한데, 이 케이블이 음질에도 영향을 준다. 당연히 최고의 정전형 헤드폰 제조업체인 스탁스에서도 이 케이블의 성능을 중요시 여겨 여섯 가닥짜리 2.5m 길이의 고품질 OFC 케이블을 제공하고 있다. 연결 커넥터는 기존 스탁스 제품과 마찬가지로 5핀 프로 바이어스 소켓을 채용하고 있다. 이 헤드폰의 재생 주파수 대역은 7-41,000Hz, 무게는 322g이다.

SR-L300 헤드폰을 구동하기 위해 연결한 SRM-353X 헤드폰 앰프는 엄선한 오디오 그레이드 부품을 사용했으며, 저 노이즈 듀얼 FET를 채용하고 커플링 콘덴서를 사용하지 않는 전단 직결 클래스A DC 앰프로 구성되어 있다. RCA와 XLR 입력이 가능하며 2개의 스탁스 헤드폰을 연결할 수 있다. 크기는 150×100×360mm(WHD), 무게는 3kg이다.

스탁스의 SR-L300 헤드폰과 SRM-353X 헤드폰 앰프 시스템을 시청하기 위해 칵테일 오디오의 X45 Pro를 소스기기로 사용했다.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의 연주로 들어 보았다. 첫 피아노 음이 울리는 순간, 역시 스탁스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기본적인 해상도를 바탕으로 피아노 음의 섬세하고 풍부한 울림이 잘 표현된다. 무엇보다 피아노 음이 답답하지 않고 넓은 공간에서 개방감 있게 울린다. 강력한 타건력도 정전형 이어스피커치고는 좋다.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 앞부분의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각 악기들의 소리가 부드럽고 매끄럽게 들린다. 첼로는 살짝 까슬하지만 온기를 머금고 있고, 바이올린은 공기 중으로 가볍고 촉촉하게 피어오른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를 들었다. 앞부분에 나오는 저음 현악기의 반주와 조수미의 목소리 역시 기본적인 해상도를 바탕으로 명료하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좌우로 적당한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오케스트라의 위치가 정확하고, 타악기의 타격감도 정전형 헤드폰치고는 제법 좋다.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자연스럽고 명료하며 솔로 가수의 목소리와 합창대의 목소리도 자연스럽고 사실적으로 그려 낸다.

오디오 세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인 상향 평준화가 스탁스에서도 예외 없이 나타나고 있다. 스탁스 플래그십 모델의 성능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SR-람다 시리즈의 막내 SR-L300 헤드폰과 SRM-353X 헤드폰 앰프 시스템은 스탁스의 오랜 역사가 담긴 정전형 헤드폰 시스템답게 과연 뛰어난 음질을 들려준다. 부담 없는 착용감과 정숙한 배경에 맑고 명료하면서도 시원한 소리는 오랫동안 음악에 빠져들게 한다. 한 번 들어 보면 스탁스만의 매력이 느껴지는 소리가 잊히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스탁스 플래그십의 소리를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구현했으며, 상당히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이 헤드폰 시스템은 정전형 헤드폰 시스템이란 어떤 것인지 확실히 보여 준다. 


Stax SR-L300
가격 61만원   유닛 타입 푸시풀 일렉트로스태틱   일렉트로스태틱 커패시턴스 110㎊   임피던스 145㏀   음압 101dB   주파수 응답 7Hz-41kHz   무게 322g

Stax SRM-353X
가격 108만원   재생주파수 특성 DC-90kHz   THD 0.01% 이하   최대 출력 전압 400V   입력 임피던스 50㏀   크기(WHD) 15×10×36cm   무게 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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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9월호 - 5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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