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에 창립한 미국의 케이블 전문 브랜드 노도스트의 제품은 외형 면에서 특이한 점을 보인다. 시중에 있는 대부분의 케이블들의 단면이 원형인 데 반해 노도스트의 케이블은 플루오르 처리한 에틸렌 프로필렌(FEP) 압출 성형 공정을 통해 선과 같이 얇은 모습으로 제작되어 있다.
필자가 이번에 시청한 화이트 라이트닝(White Lightning) 스피커 케이블과 RCA 인터커넥트 케이블 역시 동사 제품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 케이블들은 동사에서 엔트리급 시리즈인 레이프(Leif) 시리즈에 속하며 그중에서도 가장 낮은 가격의 제품이다.
이 케이블을 만든 노도스트의 좌우명은 ‘Cable is Filter’다. 이 말은 ‘케이블은 모든 주파수를 통과시키는 전 대역 필터’라는 주장이다. 즉, 어떠한 주파수도 가감이나 왜곡 없이 자신이 만든 케이블을 통해서 지나가게 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창사 이래로 ‘초 광대역, 초 하이 스피드, 완벽한 전달’이라는 이미지를 오디오 애호가에게 확실히 심어 온 것이다. 오디오 시스템에서 케이블은 그 존재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수록 좋다. 즉, 좋은 케이블은 도체를 통과하는 음악 신호를 덜 왜곡하고 덜 가감하는 케이블이다.
화이트 라이트닝 스피커 케이블은 동사의 특징인 독특한 외관을 보여 준다. 플루오르 처리한 에틸렌 프로필렌(FEP) 압출 성형 방식으로 도체를 절연했고, 전체 외형은 매우 플랫하며 이름처럼 흰색을 띠고 있다. 도체는 은도금한 99.9999% 솔리드 코어 OFC이며, 26AWG 굵기의 10가닥이 나란히 배열되어 있다. 그리고 금도금 스페이드나 Z 플러그 바나나 단자로 단말처리되어 있다.
화이트 라이트닝 RCA 인터커넥트 케이블은 둥근 단면을 가지고 있으며, FEP를 절연체로 사용하고 있다. 도체는 스피커 케이블과 동일하게 은도금한 99.9999% 솔리드 코어 OFC이며, 26AWG 굵기의 4가닥으로 되어 있다. 단자는 금도금되어 있다.
화이트 라이트닝 케이블을 시청하기 위해서 심오디오 문 260D CD 플레이어, 노르마 오디오의 레보 SC-2 LN 프리앰프와 PA-150 파워 앰프, 다인오디오 컨투어 20i 스피커를 동원했다. 화이트 라이트닝 스피커 케이블과 RCA 인터커넥트 케이블을 오디오 시스템에 투입하고 이 케이블들을 투입하기 전과 비교 시청했다.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최고의 기교파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하는 것을 들어 보았다. 화이트 라이트닝 케이블을 투입하자 소리가 명료하고 강력한 아믈랭의 타건력도 더 잘 느껴진다. 이어서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의 앞부분을 들었다. 현악기 소리가 더 매끄럽고 명료하게 들린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 반주 악기인 저음 현악기의 에너지가 또렷하게 느껴지고 조수미의 목소리도 부드럽게 피어오른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앞부분의 오케스트라의 각 악기 소리가 꽤 선명하고 힘 있게 울린다. 솔로 가수들의 목소리와 합창단의 목소리 또한 자연스럽고 명료하다.
노도스트의 가장 입문형 제품인 화이트 라이트닝 스피커 케이블과 RCA 인터커넥트 케이블은 정숙한 배경 속에서 악기 소리를 더 명료하고 매끄럽게 들려준다. 물론 목소리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순도 높은 도체와 이상적인 절연체의 조화로 인해 신호가 별로 왜곡되지 않고 제대로 전달될 때 전체 오디오 시스템에서 들려주는 소리는 한 차원 더 높아지는 것이다.
White Lightning Speaker Cable 가격 61만원(3m)
White Lightning RCA Cable 가격 29만원(1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