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her S-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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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her S-520
  • 김남
  • 승인 2021.06.10 14:55
  • 2021년 06월호 (58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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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스몰 자이언트

이제 어셔 스피커를 처음 알게 되었다는 소리는 거의 없어진 듯하고, 스피커에서 어셔라는 이름을 모르는 애호가가 거의 없는 듯하다. 단기간에 그렇게 유명해지기란 쉽지 않은 터이다. 영화계에서도 좋은 시나리오는 공원 쓰레기통에 처박혀 있어도 누가 금방 알아본다는 소리가 있다.

어셔 스피커는 새삼 놀랍기 짝이 없는 이름이다. 아마 저렴한 가격, 그 반면 굉장한 마름새, 그리고 상당한 소리, 그 3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스피커를 만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세상만사가 그렇다. 싸고도 좋은 제품, 맛있는 음식, 그런 것은 홍보가 필요 없다. 내버려 둬도 저절로 소문이 나는 시대인 셈이다.

이 북셀프 스피커는 다이아몬드 트위터를 쓰지 않는 일반 제품으로 동사의 엔트리 모델이다. 얼른 보면 90년대의 명기 어쿠스틱 에너지의 AE1을 연상시킨다. 프로악의 제품에도 비슷한 것이 있었다. 하긴 이 작은 체적에 독창적인 인클로저란 존재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 가격대에서 이처럼 단단하고 매끄러운 마름새의 제품을 찾기란 어렵다는 생각이 인다. 아마 누구라도 동감하리라 믿는다.

이 제작사의 제품은 지금 방대하기 짝이 없다. 다이아몬드 트위터를 사용한 모델이 세계적으로 히트친 뒤 주문이 쏟아지자 본격적으로 저가 모델부터 고가 모델까지 다양한 기종을 선보이고 있는데, 시청기는 새롭게 선보이는 S 시리즈로 비교적 대중적 가격대이면서도 어셔의 사운드를 유감없이 함축하고 있는 막내 기종이다.

어셔(Usher)는 1972년에 창립한 타이완의 오디오 업체로, 그동안 단품 유닛 생산에 주력해 왔는데, 본격적으로 스피커 시스템 생산에 돌입, 이제 스피커의 전 품목, 일관된 생산 체계를 갖춘 대규모 업체로 성장했다. 유닛은 물론이고 인클로저, 네트워크 등도 모두 일괄 생산, 현재는 전 세계에 판매망을 가진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런 배경에는 타이완 정부의 일관된 중소기업 육성책에 기인한 바가 클 것이다.

어셔는 자체 개발한 스피커 유닛이 상당한 호평을 받고 본격 스피커 시스템을 제작했지만, 의외로 판매가 저조해 한때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이런 문제점을 타개하고자 세계적 스피커 설계의 이론가이자 오디오파일이기도 한 조셉 드아폴리토 박사를 영입, 홍보 효과와 스피커 시스템의 개선 효과를 노렸다. 드아폴리토 박사는 가상 동축형 시스템에서 유닛 간의 간섭으로 인한 특정 주파수 감쇄를 이론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유닛의 배치와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설계 이론을 확립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드아폴리토 박사의 영입 이후 일약 어셔의 스피커가 명기의 반열에 오르게 됐으니 기술이나 창조의 세계에서는 1명이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삼성의 고 이건희 회장의 강조가 떠오른다.

시청기는 전형적 북셀프 스타일로 특별히 강조하는 기술의 특장점이 없다. 다만 자체 기술력으로 충실히 만들었다는 홍보 정도이다. 굉장히 세밀하게 무슨 특징과 기술을 설명하고 있는 일반적 제품과도 다르다. 아마 이런 점이 대륙성 기질의 영향에서 나오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1인치 트위터나 5인치 미드·우퍼 역시 생산 번호만 명기되어 있을 뿐이다. 파워 핸들링은 50W. 감도는 다소 낮다. 8Ω에 86dB. 인클로저는 이 제작사의 제품답게 단단하고 매끄럽게 잘 만들었다.

집에서도 이 제작사의 제품이 한 기종 있지만, 그 외의 제품도 여러 차례 들어 본 바에 의하면 소리의 공통점이 있다. 팽팽한 테니스 볼의 감촉인 것이다. 혹은 테니스가 아닌 연식 정구 볼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이 연식 고무 공은 바람이 빠지면 주사기로 배꼽에 공기를 주입할 수 있다. 팽팽히 주사로 바람을 집어넣으면 나중에는 주사기의 피스톤이 눌러지지 않는 상태가 된다. 그런 소년 시절의 기억이 떠오르게 하는 소리가 이 어셔인 것 같다. 물론 개인적인 소회에 불과하다.

트라이곤의 인티앰프(95W 출력)로 매칭했는데, 이 작은 스피커에서 마치 수족관의 물이 쏟아져 나오는 듯한 압도적인 소리가 해일처럼 넘쳐난다. 짙고 정확하며 감싸는 맛이 훌륭하다. 마치 대형기의 소리가 울리는 경우도 있어서 깜짝 놀라게 된다. 스몰 자이언트인가?


가격 69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2.7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3Hz-2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1kHz  
출력음압레벨 86dB/W/m  
임피던스 8Ω  
파워핸들링 50W  
크기(WHD) 18×30×26.5cm  
무게 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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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6월호 - 5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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