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초반, 요새는 세시봉이란 음악 감상실 이름으로 알려진 대학생 중심의 통기타 가수 멤버 중 제일 마지막 세대에 해당되는 김세환, 부드러운 미성과 외모로 대중의 인기도는 선배 가수를 능가했던 것 같다. 지금은 주로 찬송가 음반을 내는 듯한데, 아직도 TV 프로그램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나보다는 조금 더 연세 있으신 분들이 주로 들었을 것이지만, 내 또래들도 캠프 송으로 김세환의 노래를 많이 불렀던 것 같다. 음반에 담긴 김세환의 목소리는 거의 못 들어 본 것 같은데, 옆에 소주병 하나와 마른 오징어를 놓고 잔디밭에 앉아 있는 아마추어 가객의 목소리로는 정말 무지하게 많이 들은 것 같다. 잊고 있던 김세환의 미성을 차분하게 듣게 된다. 원래 음반인 <골든앨범>과는 곡의 순서나 구성이 조금은 다르다. 당연 건전가요가 빠지고,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같은 슬픈 노래는 빠지고 ‘내사랑 코리나’와 같은 밝은 곡 위주로 추가했다고 한다. 음향적으로는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시대이지만 깔끔한 마스터링으로 들어볼 수 있다. 친구가 취중에 불러 제끼는 노래가 아닌, 제대로 된 김세환의 노래를, 최고 전성기의 목소리로 들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특히 이처럼 LP로 듣는다면 엄청난 호사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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