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울 정도로 얄팍하고 가벼워서 누구에게나 친근감 만점인 노도스트의 케이블은 마치 전쟁을 치르고 있는 국가에 들어온 해방군 같다. 수많은 케이블 시장에서 노도스트의 개성을 위협할 제품이 현재로는 없으며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다. 케이블 시장을 단숨에 제압할 만한 파워를 지닌 셈이다. 그런 노도스트의 여러 케이블 중 시청기는 레퍼런스라고도 평가할 수 있는 제품이다.
동사 케이블은 그냥 모두 얄팍해서 한 눈으로 구분하기 어렵지만, 노도스트 라인업은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레이프, 노스 2, 발할라 2, 오딘/오딘 2인데, 가격대별로 모두 달라 좀 복잡한 편이다. 그리고 가격대에 따라 성능에 차이가 있지만, 하위 제품들이 상위 제품의 유전자를 그대로 이어받고 있기 때문에, 저가 모델들도 인기가 많다.
입문기 급인 레이프(Leif) 시리즈도 여러 단계로 나누어지지만, 쉽게 구분하자면 컬러가 화이트에서 레드로 진해지면서 점차 고급 제품으로 분류가 된다. 시청기는 연보라 컬러와 비슷하니 시리즈의 중간 급에 해당될 것이다. 시청기는 보급 모델인 레이프 시리즈의 위에서 3번째, 밑에서 2번째 케이블이며, 가격대 성능비라는 것을 감안,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도스트의 케이블은 오디오용 케이블에 지쳐 버린 애호가들에게 일종의 구원자나 다름없기도 하다. 케이블의 용트림 때문에 앰프의 뒷전을 쳐다보기도 싫은 애호가들이 한둘이겠는가. 둘둘 말아서 어떤 호주머니에 넣어도 부담이 없는 노도스트 케이블, 실로 오디오의 한 편 장벽에서 해방되어 버린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 케이블을 들으면서 최근 한 인터넷 사이트의 논쟁이 다시 떠오른다. 그곳에서는 이미 한두 차례도 아니지만 사람의 편견이란 이렇게 집요한가 라는 생각이 드는 싸움판이 걸핏하면 벌어진다. 그 논쟁의 중심에는 전기, 전자 전문가인 듯한 몇 분이 자리하고 있는데, 특히 어느 초심자가 케이블을 하나 추천해 주세요 라고 질문을 올리면 그냥 벌떼처럼 들고일어나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마는 것이다. 그 주요 출연진인 전문가 몇 분의 공통된 주장은 모든 케이블은 다 동일하며 플라시보 효과 때문에 비싼 케이블이 좋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을 개탄한다는 것이 중점인데, 이번에는 더 심한 표현이 있었다. ‘전기밥을 먹어 본 사람들은 케이블이 다 똑같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인문계 출신들이 뭣도 모르면서 헛소리로 설쳐댄다….’ 한번 끼어들까 하다가 삼가고 말았지만, 이 말 한마디를 쓰고 싶었다. ‘오늘날 세계적인 케이블 제작자들은 모두 전기 전자 전문가들이다. 국산 솔리톤 케이블은 부산대학교 교수가 주재하고 있고, 여러 특허권을 획득한 헤밍웨이의 주재자 역시 수십 년간 그 분야의 전문 엔지니어이다.’
종교나 사상의 편견도 무섭지만 기술의 편견도 이리 완고하다는 데 새삼 놀랍다. 그 주장자들에게 이 노도스트의 얄팍한 케이블을 한번 보여 주면 뭐라고 할 것인지 진심으로 궁금해진다. 대부분 건물의 전기 공사하는 분들은 선재의 강도와 내구성, 전류의 사용량, 유연도와 전류량, 그런 쪽의 전문 지식은 많지만 소리의 질적 차이에는 본질적으로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아파트 전선 공사를 오래해 온 노장에게 그런 것을 한번 물었더니 무슨 소리인지 질문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한 경우를 봤다. 거듭 주장하지만 오디오 케이블은 몹시 중요하다. 앰프보다도 더 중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시청기 중 스피커 케이블은 노도스트가 자랑하는 FEP(Fluorinated Ethylene Propylene) 절연체로 제작되었고, 선재는 26AWG 굵기의 은도금된 6N 솔리드 코어 OFC 14가닥을 사용했으며, 특히 각 도체의 물리적 간격을 최적화했다고 한다. XLR 케이블 역시 FEP를 적용했고, 선재는 26AWG 굵기의 은도금된 6N 솔리드 코어 OFC 6가닥을 사용했다.
소리는 굉장히 중립적이고, 자연스러우며 투명하다. 왜곡 없는 신호 전송에 중심을 두고 있는 것이다. 케이블을 새로 장만하려면 노도스트의 세계를 꼭 한번 새겨볼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Purple Flare XLR Cable
가격 40만원(1m)
Purple Flare Speaker Cable
가격 86만원(3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