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parent Speaker Lar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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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parent Speaker Large
  • 김문부 기자
  • 승인 2021.01.10 22:49
  • 2021년 01월호 (58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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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새로운 스피커, 투명함의 두 가지 의미

처음 보자마자 시선을 사로잡는다. 누구든 이 제품을 보면 어떤 나라인가, 이름은 뭔가, 소리는 어떤가 같은 수많은 질문들이 빠르게 오고 간다. 그야말로 궁금함으로 참을 수 없는 제품. 실제 사무실에 간단히 세팅해 놓고 들었는데, 이곳을 오고 가는 사람들마다 이 제품에 대해 집요하게 물어온다. 어지간한 하이엔드 제품들보다 이 새로운 스피커에 대한 관심이 더 뜨거운 셈. 그럴 때마다 나만 아는 맛집처럼 괜한 우쭐함으로, 스웨덴의 새로운 스피커이며, 트랜스페어런트(Transparent)라는 브랜드이고, 소리는 굉장히 좋다며 자랑처럼 이야기한다. 사운드플랫폼 오드를 통해 드디어 국내 정식 출시되는 트랜스페어런트의 주력 스피커를 여러분께도 자랑스럽게 소개한다.

트랜스페어런트는 스톡홀름의 유명 디자인 스튜디오 출신의 페르 브릭스타드와 마틴 윌러스가 주축으로 탄생된 스웨덴의 신진 브랜드이다. 특이하게도 크라우드 펀딩으로 시작했는데, 매력적인 디자인과 하이파이적인 사운드에 힘입어 그야말로 엄청난 반응과 관심을 이끌어냈다.

역시 디자인적으로 돋보이는 독특한 설계가 첫 시선을 사로잡지만, 이들이 추구하는 철학 역시 예사롭지 않다. 무려 순환 기술 브랜드(Circular Tech Brand)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 일반적인 전자 제품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쓸모 없어지고 버려지는데, 트랜스페어런트의 스피커는 모듈식으로 설계되어 끊임없이 변화에 대응 및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몇 년 후에 최신 기술이 등장하면 기기 자체를 또 바꿔야 하나 하는 묘한 불안감도 완전히 해소되며, 내가 필요한 것만 추가하면 되니 굉장히 실용적이라 할 수 있다. 수리 역시 필요한 구성품만 제거 및 추가할 수 있게 되어 훨씬 간편하다. 오디오 제품의 비효율적인 구조를 완전히 혁신적으로 개선한 콘셉트라 할 수 있다. 실제 이들 제작사는 순환 경제와 에코 디자인을 끊임없이 강조하는데, 마인드적으로 칭찬할 수밖에 없는 친환경적인 기업이라 할 수 있다.

트랜스페어런트 스피커는 모두 무선 액티브 스타일로, 현재 2가지 버전이 출시되어 있다. 스몰과 라지 구성으로, 이름 그대로 심플하게 사이즈로 구분된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라지 버전인데, 3인치 풀레인지 유닛 2개와 6.5인치 우퍼 하나를 채용하고 있다. 출력은 총 140W이며, 고성능 클래스D로 구동되어 효율적인 구동력을 보여준다. 주파수 응답은 35Hz-20kHz로 크기 대비 저역에 상당히 공들인 모습. 참고로 스몰 버전은 우퍼가 빠져 있고, 3인치 풀레인지 2개로 구동된다.

디자인은 너무나도 감각적이다. 요즘 트렌드에 굉장히 잘 맞는 심플함과 모던함이 중심되어, 트랜스페어런트라는 이름 그대로 투명함을 멋지게 표현해냈다. 내부가 훤히 보여, 유닛 간 배선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도 한눈에 알 수 있다. 또한 어느 곳에 세팅되어도 고유의 환경을 해치지 않고 디자인이 녹아드는 장점이 있는데, 트랜스페어런트가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고스란히 체감할 수 있는 것이다. 아마 집안 어느 곳에 설치해도 가족들과의 디자인 트러블이 전혀 일어나지 않을 제품이라 확신한다.

고품질 6배 강화 유리를 사용하여, 굉장히 단단하고 클리어한 외관을 자랑하는데, 아크릴이나 얇은 저급 유리와는 차원이 다른 품질을 보여준다. 이처럼 단단한 소재는 당연히 소리에도 큰 도움이 되는데, 불필요한 진동을 인클로저가 단단히 잡아주어 선명하고 깨끗한 저음이 펼쳐지는 것이다. 강화 유리는 알루미늄 프레임이 단단히 고정시켜 주는데, 이 또한 절묘한 디자인 포인트를 만들어준다.

전면 왼쪽 하단에는 컨트롤부가 부착되어 있는데, 이곳에 볼륨, 트레블, 베이스를 조절할 수 있는 노브와 전원 토글 스위치가 장착되어 있다. 역시 저음이 부족하다면 베이스를, 고음을 강조하고 싶다면 트레블을 올리면 되는데, 최고로 올려도 사운드 밸런스가 급격히 깨지지 않는 점은 굉장히 만족스럽다.

블루투스 페어링은 후면 패널 쪽 비밀의 공간을 들여다봐야 하는데, 이 작은 공간에 리모컨처럼 생긴 블루투스 리시버가 절묘히 꽂혀 있다. 이는 앞서 이야기한 트랜스페어런트의 철학인 모듈식 구성을 잘 설명해주는 것으로, 앞으로 어떤 모듈이 출시될지는 모르겠지만, 이처럼 추가 장착할 수 있게 설계된 것이 이채롭다. 참고로 강화 유리 및 알루미늄, 유닛까지 모두 분해되는 것으로 진정한 모듈식 제품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보여준다. 고장이나 파손되었을 때도 불필요한 추가 구성품까지 모두 교체해야 하는 비효율적인 일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후면 패널에서 스테레오 및 왼쪽과 오른쪽을 설정할 수 있는데, 짐작하겠지만 좌우 2대를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대밖에 오지 않아 좌우 채널로 설정해보지는 못했지만, 실제 연결해보면 폭넓은 스테이지에 한층 더 풍요로운 사운드가 펼쳐질 것이라 예상된다.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사실 이런 디자인적으로 월등히 매력 있는 제품들이 사운드적으로 막연히 평가절하되는 경우가 많은데, 트랜스페어런트의 사운드는 오히려 굉장히 하이파이적인 장점을 드러낸다. 라이프 스타일 제품 특유의 투박한 저음 강조와는 정반대의 하이엔드 성향의 맑고 투명한 사운드가 중심이 되어 있다. 덕분에 음질 좋은 음원에서 대단한 강점을 보여주는데, 하이엔드 제품의 청량함을 아주 유려하게 담아낸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고음, 깔끔하고 정갈한 중음, 그리고 빠르고 다이내믹한 저음까지, 그야말로 오디오 애호가들이 딱 좋아하는 핵심 사운드를 정확히 그려내고 있다. 처음에는 디자인에만 눈이 갔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디자인은 보이지 않고 고 퀄러티 사운드에만 빠지게 되는 묘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밀폐형 제품이라 저음 구동이 어렵고, 제법 먹먹한 사운드가 펼쳐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시원시원하고 생생한 사운드가 중심되어 있었다. 그야말로 완전한 반전 매력. 아마 이 제품의 제작자는 디자인에 공들인 시간보다 오히려 사운드 튜닝에 더 엄청난 시간을 소비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하이파이 음향 기기로서의 매력과 장점을 사운드로 잘 담아낸 제품이다. 그러고 보니 트랜스페어런트라는 브랜드명은 막연히 디자인적인 투명함을 표현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소리에서도 그 투명함과 깨끗함이 잘 드러난다. 멋진 작명이다. 왜 전 세계의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이 제품에 엄청난 반응과 관심을 보였는지 이해가 간다. 사운드와 디자인, 그 어려운 두 가지의 핵심 주제를 완벽히 해결한,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라이프 스타일 무선 스피커이다. 


가격 169만원   
구성 액티브, 클래스D   
사용유닛 우퍼 16.5cm, 풀레인지(2) 7.6cm   
재생주파수대역 35Hz-20kHz(±5dB)   
블루투스 지원   
크기(WHD) 43.1×33.3×11.8cm   
무게 11kg

582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1년 01월호 - 5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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