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be Audio Bliss C & Auris Audio Fortino 6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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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be Audio Bliss C & Auris Audio Fortino 6550
  • 김남
  • 승인 2021.01.10 14:03
  • 2021년 01월호 (58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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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의 종점에서 풀레인지와 만나다

큐브 오디오의 이 풀레인지 스피커를 만날 때 가장 중요한 점을 미리 밝히고자 한다. 이 스피커는 보통의 앰프로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제작사가 제시하고 있는 앰프는 진공관 앰프라야 하며 그것도 빈티지라고 불리는 3극관 2A3, PX4, 45 등에서, 12-25 제곱미터의 공간에서 제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다고 한다. 이 출력관들의 파워는 싱글에서 4-6W 정도로, 빈티지 3극관이 아니고서는 이런 출력이 없다. 그러나 이 빈티지 출력관을 진공관의 최고봉이라 치는 사람이 많고, 인기 좋은 300B도 열외라고 불릴 정도이며, 진공관도 그리 비싸지 않고 자작파들이 꾸준히 제작을 거듭하고 있다. 오랜만에 진짜 싱글 앰프에 맞는 스피커가 출현한 셈이다. 물론 이번 매칭은 약간의 변주로, 진공관 앰프로 명성 높은 어리스 오디오의 주력기 5극관 6550 매칭이다.

큐브 오디오는 폴란드의 신생 메이커이며, 약 4년에 걸쳐 이 스피커를 개발한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따라서 시청기는 이 제작사의 데뷔작인 셈이다. 데뷔작이란 모든 창작 세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다. 데뷔작이 곧 마지막 작품이 된 세계 명작으로는 마가렛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대표적이고, 데뷔작이 불후의 명작으로 남는 작품이 하나둘이 아니다.

이 스피커는 사진으로 보다시피 얼른 보면 로더 등에 쓰였던 전형적 풀레인지 드라이버 1발을 채용한 별 특성 없는 제품으로 보인다. 생김새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발 기간만 4년이라는 데 깜짝 놀라게 된다. 어떤 점을 그렇게 파고들었단 말인가.

집에서 풀레인지를 20년째 쓰고 있는 입장에서 본다면, 새로운 풀레인지 제품을 만나면 한층 관심이 배가된다. 좀더 완성된 제품이 등장한 것 아닌가, 그런 기대감 때문이다. 그런데 독일의 망거 박사가 뛰어난 풀레인지를 내놨지만 그 이후 특별하다고 할 만큼의 풀레인지는 나오지 않았다.

대부분의 풀레인지는 소출력으로 제소리를 내주는 장점이 있어서 연조가 오래되는 분들이 이쪽으로 넘어오는 것이 당연하다. 소리의 세계에서는 아직도 가장 자연스러운 소리는 풀레인지에서 나온다. 아무리 슈퍼 트위터를 넣고 서브우퍼를 연결해 봐야 오래 듣다 보면 소박한 풀레인지를 능가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풀레인지의 전설격인 웨스턴 755a 같은 제품은 70여 년 전에 생산된 골동품이지만 아직도 고가로 거래되며 물건 구하기도 어렵다. 겨우 75Hz에서 13kHz 정도의 대역밖에 소화하지 못하는 그런 골동품이 왜 세계의 애호가들에게 갈채를 받고 있는지 상당한 이력을 겪어 본 분들 아니면 그 세계를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초심자나 젊은 사람들에게는 풀레인지를 추천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스피커들이 한 세기 가깝게 풀레인지보다도 저역 조금, 고역 조금 더에 목을 매달았지만 과연 음악 재생의 만족도에서 얼마나 더 기여를 했는지는 의문이다.

현재 큐브 오디오의 엔지니어는 마렉 코스트르진스키라는 사람인데, 그동안 다양한 스피커를 섭렵하다가 결국 스피커의 종착은 혼과 풀레인지라는 결론을 얻고 회사를 창립했다. 최근에는 그르제고르즈 룰카라는 물리학자를 영입, 풀레인지로 밀폐형, 트랜스미션 라인, 베이스 리플렉스, 무한 배플 등 다양한 실험을 거쳐 시청기를 발표했다. 앞으로는 다른 방식의 스피커가 등장할 것으로 추정이 된다.

시청기의 드라이버는 구경이 8인치로 좀 큰 편에 든다. 풀레인지의 드라이버는 저역이 부족하기 쉬워 프랑스에서 12인치의 대구경 제품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시청기는 주파수 응답이 36Hz-23kHz라는, 이런 방식의 제품으로는 보기 드문 스펙을 보여 준다. 이 드라이버는 페라이트와 네오디뮴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마그넷을 채용했고, 멀티 코팅 셀룰로오스(페이퍼) 진동판, 초 선형 저 덤핑 스파이더, 구리 & 알루미늄 패러데이 링 시스템, 언더헝(Underhung) 보이스코일, 정밀한 CNC 가공 및 숙련된 장인의 마무리 등 기술적인 완성도가 무척 높다. 그들에 의하면 현존하는 비슷한 스타일의 풀레인지 수준을 쉽게 뛰어넘고 있다는 것.

이렇게 단순해 보이는 풀레인지 드라이버는 그야말로 어려움의 연속이다. 센터의 페이즈 플러그는 아주 뻣뻣하면서 가벼워야 하며, 자석도 매우 강력해야 한다. 그리고 탑 플레이트와 보이스코일 사이의 에어 갭, 자기 선속 밀도도 중요하게 살펴야 한다. 정밀 엔지니어링, 조립에 대한 세심한 능력도 필요하다. 초경량 콘의 재질과 디자인은 더욱 어렵다. 초경량 콘이라고 해도 무게가 너무 가벼우면 낮은 음역을 내는 데 불리하다. 그리고 단일 드라이버로 저주파를 얻으려면 최적화된 인클로저를 설계해야 한다. 이런 어려움은 좋은 풀레인지가 쉽게 나오지 못하며 4년의 개발 기간이 왜 필요했는지를 설명하는 이유가 되기도 할 것이다.

잘 만든 풀레인지는 인간의 목소리에서 최상이다. 리얼하고 윤기가 넘치며 생기가 넘친다. 외지의 시청 평을 종합하면, 들어 본 것 중 가장 훌륭한 단일 드라이버 스피커이며 광대역, 풍부한 저역을 바탕으로 편안하고 깊고 촉촉하게 울린다고 소개되어 있다. 왜 스피커의 종점이 풀레인지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청이었다. 


Auris Audio Fortino 6550
가격 1,000만원   사용 진공관 6550×4, ECC82×4   실효 출력 50W   주파수 응답 17Hz-30kHz(±1.5dB)   입력 임피던스 100㏀   출력 임피던스 4Ω, 8Ω   아날로그 입력 RCA×4   크기(WHD) 45×27×40cm   무게 19.5kg

Cube Audio Bliss C
가격 838만6천원   구성 풀레인지   재생주파수대역 36Hz-23kHz   출력음압레벨 90dB   크기(WHD) 25×100×40cm   무게 2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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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1월호 - 5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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