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C SCM19 Ver.2 & Luxman LX-380 · D-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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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C SCM19 Ver.2 & Luxman LX-380 · D-380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1.01.10 13:58
  • 2021년 01월호 (58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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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스만 조합으로 완성된 ATC의 또 다른 매력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의 럭스만(Luxman)이 오디오 업계에서 큰 성공을 거둔 대표작이라면 1964년에 내놓은 진공관 인티앰프 SQ-38을 최우선 순위로 꼽는다. 지난 수십 년 동안 11번의 모델 체인지로 럭스만 인티앰프의 성공적인 역사를 써내려왔다.

럭스만 역사의 한 부분을 장식한 이 앰프는 ‘38’이라는 숫자를 특별한 의미로 만들었다. 옛 명기를 기념하며 럭스만은 새로운 시리즈로 LX-380 인티앰프, 그리고 앰프와 짝을 이루는 CD 플레이어 D-380을 내놓았다. 오리지널 SQ-38을 떠올리게 만드는 레트로풍의 디자인과 나무로 된 케이스가 더해진 CDP와 앰프 콤비는 옛 추억을 회고하는 의미도 있지만, 매우 현대화된 고급스러운 설계로 된 현대적인 고급 하이파이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38 시리즈의 12번째 인티앰프인 LX-380은 회고적 디자인이지만 눈과 손으로 느낄 수 있는 만듦새는 대단히 우아하고 고급스럽다. 나무의 마감이나 노브들의 가공 수준이 매우 인상적으로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심플한 와이어 위드 게인에 어울리는 현대 앰프들과 달리, 베이스, 트레블을 비롯하여 각종 스위치와 필터, 그리고 포노 앰프를 내장한 앰프는 전면에 많은 컨트롤들로 자기만의 색깔과 주장을 강렬하게 남긴다. 겉은 매우 고풍스럽지만 내부에 담긴 내용물들은 다르다. 럭스만의 앰프들 중에 진공관 앰프로는 최초로 럭스만의 전매특허 고해상도 볼륨 컨트롤 회로인 LECUA를 탑재하여 88스텝의 정밀 볼륨으로 스무드한 음량 조절을 제공한다. 앰프 회로는 고정 바이어스 타입의 클래스AB 푸시풀 방식으로, 3개의 12AU7로 구성된 초단과 채널당 한 쌍의 6L6GC 기반의 출력단으로 완성되었다. 출력은 8Ω 18W, 6Ω 20W, 4Ω 14W를 제공하며, 포노 입력은 MM/MC 모두 지원한다.

짝을 이루는 CD 플레이어 D-380은 LX-380과 사운드 컬러를 맞춘 CD 재생음을 목표로 기획된 소스기기이다. 진공관 앰프처럼 D-380 또한 진공관 회로로 설계된 아날로그 출력단을 갖추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진공관 출력 회로와 함께 반도체 타입의 회로로 설계된 또 하나의 출력 회로가 내장되어, 음악이나 녹음에 따라 진공관 사운드 또는 반도체의 음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한 점이 D-380의 특징이다. DAC 뒤에 연결된 반도체 회로는 출력 단자로 스트레이트로 이어지는 재생 루틴을 따르는 데 반해 진공관 출력 회로는 1개의 ECC82 진공관과 오디오 전용 고급 필름 콘덴서, 그리고 전용 출력 트랜스포머를 거쳐 최종 출력이 이루어지는 별도의 재생 회로를 갖고 있다. 럭스만은 두 출력 회로의 음은 상이한 차이를 들려주기 때문에 골라듣는 재미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CD + 앰프’ 조합의 의도는 하이파이의 극한을 추구하기보다는 유려한 색채미의 음색으로 순음악적 감흥을 즐기기 위한 기획이다. 실제로 이 두 시스템의 사운드는 강력한 힘이나 하이 스피드의 사운드 또는 고해상도 디지털 소스의 치밀한 디테일 같은 오디오파일적 어조를 내세우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 빈티지 앰프의 사운드와는 다른 현대적 입체감, 투명도에 깨끗하고 매끈한 톤 컬러로 최신예 하이파이의 장점들도 제대로 살아 있다. 사용된 진공관들과 18W 수준의 출력에서 알 수 있듯이 최적의 선택은 고감도 고임피던스 타입의 스피커가 맞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기획에서는 그 반대의 조합을 구성했다. 바로 ATC의 SCM19 Ver.2이다. 지난달의 매칭에서도 같은 럭스만의 반도체 인티앰프를 사용하여 꽤 재미를 본 터라, 전혀 다른 개성의 럭스만 앰프와 모니터적 경향과 높은 다이내믹스, 하이파이적 파라미터가 뛰어난 이 북셀프 스피커가 과연 얼마나 색다른 소리를 낼 것인가 하는 기대감과 궁금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강력한 드라이브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저음은 적절한 두께감이 있었고 중·고역의 투명함과 선명함이 더해져 흥미로운 사운드가 만들어졌다. 저음의 파워나 폭발력을 목표로 하지 않은 대신 단정하고 깨끗한 저음이 중·고역의 밀도감과 온기, 색채를 살려 약간의 실키함과 약간의 선명도가 어우러진 새로운 하이파이적 감흥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보컬과 현악기 녹음들에서 어쿠스틱한 악기들의 음색이 매우 진하고 매끄러우며 아날로그적 색채가 잘 반영된 사운드가 좋았다. CD 플레이어도 진공관 출력으로 듣게 되면 좀더 그런 온기와 질감의 스무드한 표현이 잘 살아났다. 흥미로운 점은 현대에 설계된 제품답게 널찍한 평면에 큼직큼직한 음상을 그려내는 빈티지적 사운드가 아니라, 투명도, 해상도, 그리고 스테이징 같은 요소들이 잘 살아나며 약간의 밝기와 따스함이 더해져 매우 음악 듣기에 편하고 색이 진한 소리를 들려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럭스만의 역사적 빈티지를 기념하는 LX-380·D-380과 ATC의 인기작 SCM19 Ver.2 조합은 힘으로 제압하는 하이파이가 최우선이 아니라는 교훈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만들었다. 순음악적이며 순도 높은 중·고역의 사운드로 SCM19 Ver.2가 지닌 객관성과 진공관 콤비가 들려준 음악적 감흥은 이번 조합이 안겨준 최고의 결과물이다. 


Luxman LX-380
가격 897만원   사용 진공관 6L6GC×4, ECC82×3   실효 출력 18W(8Ω), 20W(6Ω), 14W(4Ω)   주파수 특성 20Hz-80kHz(+0, -3dB)   S/N비 95dB 이상, 84dB 이상(MM), 67dB 이상(MC)   THD 1% 이하   톤 컨트롤 ±8dB(Bass, Treble)   크기(WHD) 44×19.7×40.3cm   무게 17.6kg

Luxman D-380
가격 572만원   사용 진공관 ECC82×1   출력 레벨 2.1V(Solid State), 2.4V(Tube)   주파수 특성 20Hz-20kHz   THD 0.005%(Solid State), 0.8%(Tube)   S/N비 115dB(Solid State), 105dB(Tube)   출력 임피던스 300Ω   디지털 출력 Coaxial×1, Optical×1   크기(WHD) 44×16.7×28.6cm   무게 10.8kg

ATC SCM19 Ver.2
가격 46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 15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4Hz-22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5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5dB/W/m   권장 앰프 출력 75-300W   크기(WHD) 26.5×43.8×30cm   무게 17.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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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1월호 - 5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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