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C SCM19 Ver.2 & Sugden Masterclass ANV-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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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C SCM19 Ver.2 & Sugden Masterclass ANV-50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0.12.09 16:07
  • 2020년 12월호 (58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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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스피드 하이파이 매칭의 쾌감을 느끼고 싶다면

SCM19 Ver.2는 ATC 컨슈머의 엔트리 시리즈 2웨이 북셀프 모델 중 가장 큰 녀석으로 동 시리즈의 SCM7, SCM11과 마찬가지로 밀폐형 설계이다. 가격도 ATC치고는 매우 합리적(?)이다. ATC의 보수적인 기질이 변함이 없지만, 나무 캐비닛은 사각형을 벗어나 물방울 형태의 라운드 디자인으로 바뀌었고, ATC답지 않게 그릴도 자석식 철망형 그릴을 도입했다. 그래도 ATC스러움은 여전하다. 유닛은 카본, 케블라, 알루미늄, 세라믹 같은 것은 거들떠보지 않고, ATC의 특수 소재 코팅이 입혀진 역돔형 + 패브릭 돔 형태의 유닛을 썼다. 이는 70년대 창업 이후로 지금까지 모두 자사에서 직접 설계·제작해 온 자체 드라이버의 전통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일한 예외가 트위터였다. 시어스에 커스텀 사양을 주문하여 사용해 온 ATC는 지난 2013년 자체 개발 돔 트위터를 직접 자사 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SH25-76이라는 이 트위터는 ATC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는 미드레인지 드라이버의 모든 기술을 트위터로 확장시켜 일정한 피스톤 모션과 대출력 재생에도 흔들림 없는 성능을 자랑한다. 새로운 트위터의 등장으로 SCM19는 Ver.2 모델로 업그레이드되었고 사운드적으로도 많은 진화를 이루어냈다.

물론 중·저역의 미드·베이스 드라이버는 여전히 자사의 6.5인치 슈퍼 리니어 드라이버이다. 이 프로급 미드·베이스 드라이버는 엄청난 진동과 힘에도 끄떡없으며 실제로 큰 대음량 재생 시에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최고의 모니터 스피커 패밀리답게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들려준다. 높은 해상력은 ATC다운 장점이며, 음색적으로도 본래 사운드에 매우 충실하여 미드레인지의 힘이 탁월하다 못해 넘칠 정도로 단단하고 튼튼하다. 마치 풀레인지 스피커 같은 일체화된 대역의 응집력을 보여준다.

다만, 85dB의 감도 스펙을 울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구동력의 앰프를 필요로 한다. 보통 스피커들을 울릴 정도의 볼륨 레벨로는 SCM19 Ver.2에서 큰 소리를 얻기 힘들다. 제대로 된 이 스피커의 잠재력을 터뜨려 줄 앰프는 높은 출력 스펙보다는 튼튼한 전원부와 전류 소모 능력이 탁월한 앰프가 훨씬 효과적이다. 그런 면에서 출력이 높은 클래스AB 앰프보다는 훨씬 비효율적인(?) 클래스A 앰프를 찾는 것이 정답에 가깝다.

클래스A에서는 확고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제품이라면 영국의 앰프 업체 서그덴(Sugden)을 가장 먼저 추천할 만하다. 1967년 창업한 이래로 지금까지 클래스A 앰프만 만들어 온 서그덴은 뜨거운 열기와 지치지 않는 힘으로 탁월한 음악성을 선사해왔다. 그중에서도 2018년, 창사 50주년으로 발매한 마스터클래스(Masterclass) ANV-50은 새롭게 변모한 서그덴의 클래스A의 모습을 보여준다. 50주년 숫자에 맞춘 8Ω 기준 채널당 50W, 4Ω 기준 100W 출력의 이 인티앰프는 클래스A의 모든 회로적 전통은 그대로지만 전원부에 고전적인 리니어 방식 대신 스위칭 전원을 새롭게 도입했다. 1초에 60회 충방전을 하는 리니어 전원과 달리, ANV-50의 스위칭 전원 회로는 초당 100만 번의 충방전 스위칭으로 전류를 빠르게 투입하여 클래스A 앰프 회로가 항상 전류로 채워진 상태를 유지시켜 준다. 게다가 이런 초고속 전원을 2개 사용하여 좌·우 채널에 각각 전원을 별도로 분리 구축하는 물량 투입까지 시도했다. 덕분에 11kg 정도로 슬림한 무게와 한층 발열이 줄어든 클래스A를 완성해냈다. 그러면서도 서그덴의 전매특허 같은 풍부한 음악성과 탄탄한 구동력을 자랑하는 서그덴의 클래스A의 힘은 더욱 높아졌다.

따라서 모니터적 치밀함과 투명도를 자랑하는 SCM19 Ver.2와 서그덴의 ANV-50의 조합은 매우 스피드가 넘치고 다이내믹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스피커 자체가 양감 넘치는 저음을 주는 스피커가 아니긴 하지만, 매우 빠르고 정확한 저음의 속도감이 음악적 쾌감으로 다가온다. 쉽지 않은 85dB의 감도는 ANV-50 앞에서는 전혀 난해하거나 힘들게 느껴지지 않는다. 댐핑 능력이 뛰어나 스피커의 구동 능력이 훌륭했다. 역시 서그덴다운 모습이다. 단순 50W의 사운드가 아닌, 힘과 스피드, 그리고 탁월한 구동력이 겸비된 사운드이다.

구동력과 단단한 저음뿐만이 아니다. SCM19 Ver.2의 또 다른 자랑거리인 임장감과 깊은 심도의 사운드 스테이지가 제대로 눈앞에 펼쳐진다. 음악적 스케일이 크고 사실적인 현장감이 그대로 살아난다. 중·저역에 걸친 빠른 응답 특성과 넓게 펼쳐지는 음의 분산 특성이 퇴색됨 없이 ANV-50을 통해 모두 살아난다. 보컬 재생은 ATC의 최대 강점이자 자부심으로, 클래스A의 서그덴이 주는 진한 색채감과 잘 어우러진다. 대단히 사실적인 보컬은 팝에서 클래식, 그리고 재즈까지 어떤 녹음에서도 최고의 성능을 보여주었다.

대개 소형 스피커들은 스케일이 큰 녹음 재생 시 또는 대음량으로 몰아붙일 때는 자제력을 잃게 되는데, SCM19 Ver.2는 전혀 흔들림이 없다. 마치 2웨이 북셀프가 아니라 3웨이 플로어스탠더처럼 들리는데, SCM19 Ver.2와 ANV-50의 좋은 매치업을 보여주는 장점이다.

ATC와 서그덴, 이 두 영국 업체 조합이 들려주는 사운드는 고전적인 브리티시 사운드가 아니라 대단히 현대적인 하이 퀄러티의 하이파이 사운드다. 치밀한 해상력과 빠르고 정확한 저음, 대단히 사실적인 중역의 보컬과 녹음의 색채를 그대로 전달해주는 투명함으로 브리티시 사운드에 대한 정의를 새로 쓰는 최고의 조합이다.


Sugden Masterclass ANV-50
가격 720만원   실효 출력 50W(8Ω), 100W(4Ω)   아날로그 입력 RCA×5   아날로그 출력 RCA×2(Tape, Pre-Amp)   주파수 응답 12Hz-45kHz(±1dB)   S/N비 85dB 이상   입력 감도 110mV   크기(WHD) 43×14.3×37cm   무게 11kg(Ship)

ATC SCM19 Ver.2
가격 46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 15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4Hz-22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5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5dB/W/m   권장 앰프 출력 75-300W   크기(WHD) 26.5×43.8×30cm   무게 17.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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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12월호 - 5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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