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antz Model 30 · SACD 30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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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antz Model 30 · SACD 30n
  • 김남
  • 승인 2020.11.10 17:33
  • 2020년 11월호 (58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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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란츠 역사에 새로운 한 획을 긋는 하이파이 시스템

미국에서 시작한 마란츠가 일본 브랜드가 된 지 꽤 오래됐고, 지금은 다시 사운드 유나이티드(Sound United) 소속으로 미국 브랜드가 되었다. 이렇게 마란츠 브랜드는 이곳저곳으로 옮겨다녔지만, 마란츠라는 그 이름은 아직도 미국 마란츠의 추억을 강하게 풍기고 있다. 옛 마란츠 시절에 만들었던 명기의 향취가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마치 앰프의 성경이나 다름없는 기종들이 여럿인데다가, 지금도 프리앰프나 포노 앰프 같은 것은 마란츠 설계를 최고로 여겨 복사 제품이 즐비하다. 구태여 새로 설계한다고 고생할 것 없이 이미 저작권도 상관없게 됐으니 마음 놓고 복사하는 것이다. 소울 마란츠, 실로 오디오 역사에 지울 수 없는 거인의 이름이다.

그 60여 년 전 마란츠 앰프를 보면 현대 앰프가 과연 지난 반세기 이상 어떤 점에서 진보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수밖에 없게 되는데, 그 마란츠의 영광에 도전하려는 시도로 두 가지 신제품, 모델 30 인티앰프, SACD 30n 네트워크 오디오 지원 SACD 플레이어가 선을 보인다. 이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3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하며, 명칭이 비슷해 옛 명기의 리바이벌인가 했더니 그것은 아니다.

원래 오디오 역사에서 인티앰프를 거론할 때 명기로 마란츠 모델 30, 1200, 1250이 흔히 거론된다. 시청기는 그중 30을 모델케이스로 삼은 것 같으며 물론 내·외장은 모두 변했다. 오리지널보다도 우아하게, 실로 멋지게 다듬어졌으며 내부 설계도 더할 나위 없이 미려하고 기술적 기반이 달라졌다. 이 신제품 출시의 목표는 브랜드가 70년간 이어 온 시간을 초월한 음악성과 열정을 효과적으로 포착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기도 하다.

이 신기종 모델 30은 프리앰프부 및 파워 앰프부를 위한 독립적인 전원 공급 장치를 갖춘 완전 분리형 설계가 특징이다. 프리앰프부에는 누설 자속을 완화하기 위해 이중 차폐 강철 케이스에 고정한 대형 토로이달 트랜스를 사용하며, 파워 앰프부에는 순간적으로 고전류를 전달하기 위해 스위칭 모드 파워 서플라이를 적용했다.

모델 30의 파워 앰프부에는 하이펙스(Hypex) NC500 클래스D 앰프 모듈을 적용했으며 채널당 100W(8Ω)의 출력을 낸다. 그리고 스피커를 최대한 제어하고 섬세한 디테일을 재현할 수 있도록 깨끗한 전력을 제공하기 위해 파워 앰프 출력단과 스피커 터미널 사이가 단 10mm로 경로를 최대한 짧게 설계해 놓았다. 또한 클래스D 앰프 모듈의 적용으로 인한 넉넉한 내부 공간은 정석으로 만든 큼직한 프리앰프 회로가 차지하고 있다.

이 외에도 마란츠 뮤지컬 프리미엄 포노 EQ(Marantz Musical Premium Phono EQ) 회로와 HDAM(Hyper-Dynamic Amplifier Module) 기술이 들어 있는 포노 스테이지가 모델 30의 간판 얼굴이다. MM, MC를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성능은 대단한 수준이다. 아마 인티앰프에서 이만한 포노단을 갖춘 제품은 이 시청기가 유일할 것이다.

SACD 30n은 SACD, CD 재생과 D/A 컨버터 기능, 그리고 네트워크 스트리밍 재생, 블루투스, 에어플레이 2를 모두 지원하는 완벽한 디지털 소스 허브 제품이다. 이 소스기기는 최상의 성능을 내기 위해 설계된 마란츠의 독자적인 SACDM-3L 메커니즘을 탑재하고 있다. 또한 DAC에는 어떤 디지털 신호도 최상의 아날로그 사운드로 변환시키는 마란츠 뮤지컬 마스터링(Marantz Musical Mastering)이 적용되어 있으며, USB B 입력으로 PCM 32비트/384kHz, DSD 11.2MHz까지 재생한다. 네트워크 재생은 HEOS 플랫폼을 통해 사용할 수 있으며, PCM은 24비트/192kHz, DSD는 11.2MHz까지 재생할 수 있고, 타이달, 스포티파이, 판도라, 아마존 뮤직 HD 등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원한다. 그 외에도 저 노이즈 가변 레벨 출력을 제공해 프리앰프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HDAM SA2 회로를 사용하는 헤드폰 앰프를 갖추고 있고 게인을 3단계로 조정할 수 있어 고 임피던스의 헤드폰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일본제의 기기로 음악을 들을 때마다 미묘한 특성을 느끼게 된다. 근래에 새삼스럽게 카세트덱의 매력에 빠져 일본 구매 사이트에서 카세트테이프를 좀 구입했다. 일반 테이프는 대만에서도 제작이 되어 구하기가 쉽지만 크롬이나 메탈 테이프는 국내에서 구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일본 경매 사이트에 물건이 많이 나오는데, 미개봉 테이프는 가격이 천정부지다. 결국 가장 실용적인 방법은 한 번 녹음이 되어 있는 중고품을 구하는 것인데, 골라서 구입한 10매에는 모두 정갈하게 엔카가 녹음되어 있었다. 지우기 전 한 번 들어나 볼 요량으로 재생했다가 놀랐다. 대중가요인데도 우리나라와 달리 본격 대편성 관현악단이 반주를 하고 있으며, 엔카가 이러한 것이었나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으면서 일본인들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사운드라는 것을 비로소 조금 터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일본 제품에 약간이나마 가졌던 편견이 해소된 측면이 있고, 일본인 사운드 마스터가 튜닝한 이 시청기에서 그것이 좀더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이 시청기를 하베스의 모니터 30.1 스피커와 매칭해서 울려 본다. 현의 독주에서 현의 송진 가루가 조금 더 묻어나는 것 같은 감촉을 느낀다. 칼날 같은 해상력 대신 자연스럽고 부드러우면서도 깨끗하다. 넓고 편안한 음장감, 이런 것이 옛 마란츠의 향기일 것이다. 단언하기 어렵지만, 마치 마음 편한 친구와 대화하는 듯한 개방감, 장르를 가리지 않는 일관성, 우아한 분위기를 풍기는 아늑하고 청결한 소리이다. 특히 소스기기는 SACD는 물론 일반 CD와의 매칭도 훌륭하다. 더한층 섬세하고 청결한 깊이감을 보여 준다. 명기라고 할 만하다.


Model 30
가격 350만원   실효 출력 100W(8Ω), 200W(4Ω)   아날로그 입력 RCA×5, Phono×1   오디오 아웃 지원   프리 아웃 지원   파워 앰프 인 지원   주파수 응답 5Hz–50kHz(±3dB)   댐핑 팩터 500   THD 0.005%   S/N비 107dB, 75dB(MC), 88dB(MM)   크기(WHD) 44.3×13×43.1cm   무게 14.6kg

SACD 30n
가격 350만원   메커니즘 SACDM-3L   디지털 입력 Optical×2, Coaxial×1, USB B×1, USB A×1, Network×1   디지털 출력 Optical×1, Coaxial×1   아날로그 출력 RCA×1(Variable), RCA×1(Fixed)   DAC 마란츠 뮤지컬 마스터링   DAC IC 마란츠 뮤지컬 마스터링   디지털 필터 마란츠 뮤지컬 마스터링   노이즈 세이퍼 마란츠 뮤지컬 마스터링   로우 패스 필터 스테이지 HDAM   출력 버퍼 HDAM SA3   헤드폰 앰프 HDAM SA3   주파수 응답 2Hz-50kHz(SACD), 2Hz-20kHz(CD)   다이내믹 레인지 109dB(SACD), 98dB(CD)   S/N비 112dB(SACD), 104dB(CD)   네트워크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블루투스 지원   크기(WHD) 44.3×13×42.4cm   무게 13.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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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11월호 - 5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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