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on QX-4
상태바
Mission QX-4
  • 김남
  • 승인 2020.11.10 15:51
  • 2020년 11월호 (580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체급의 슈퍼 챔피언 스피커 등장

빈티지의 향취가 물씬 풍긴다. 스피커에서 이런 느낌을 받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하이엔드의 고가품이 아니지만 누가 봐도 한눈에 시선을 끌어당길 수 있을 만큼 참 잘 만들었다. 마치 아날로그 제품 같다는 표현을 쓰고 싶어지는 그런 스타일을 가졌다는 것이다.

창립한 지 반세기가 되어 가는 동안 영국의 미션은 시종일관 스피커 일관의 외길을 걸어오면서 헤아리기 복잡할 만큼 다채로운 제품을 생산해 왔다. 수출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기도 한 영국 스피커 산업의 대표 기업인데, 좀 보수적이며 무심한 듯 보였던 인클로저의 눈부신 개량이 최근 들어 두드러져 보인다. 미션뿐 아니라 영국 제품이 대부분 그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시청기는 그런 미션에서 최근에 소개한 QX 시리즈 중 하나인데, 이 시리즈는 QX-1부터 시작, 연속해서 QX-5까지 크기에 따라 번호가 달라지며, 센터 스피커와 서라운드 스피커, 액티브 서브우퍼까지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이 시리즈는 공통적으로 눈에 띄는 미려한 외관과 인상적인 성능을 가지고 있으며, 하이파이 및 AV 모두에 대응하는 올라운드 기종이다. 동사에서 최정예 기술력을 이 시리즈에 쏟아부었다는 것을 밝히고 있는 것만 봐도 시청기가 작지만 만만치 않은 제품일 것이라 예상되며, 그런 기세가 느껴진다.

QX-4는 6.5인치의 우퍼 2개와 1.5인치 링 돔 트위터를 장착한 2웨이 베이스 리플렉스 방식의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로 감도는 88dB, 임피던스는 4Ω이다. 이 스피커에 장착된 6.5인치 우퍼의 콘 재질은 근래 미션에서 개발한 부드러운 펄프와 아크릴 섬유가 혼합된 것으로, 어떤 하이엔드에 적용해도 모자람이 없는 특성을 보이는데, 뛰어난 강도와 펄프 재질의 탄력성 때문에 앰프와의 상생도 좋다. 콘의 형상은 더스트 캡이 없이 곡선으로 되어 있으며 콘 뒤에 보이스 코일이 붙는 곳에는 강성을 높이기 위해 뻣뻣한 원뿔형 지지대가 부탁되어 있다. 그리고 이 우퍼 위에 빗살형 트림을 덧대 에지와 나사 등이 보이지 않게 했다.

미션의 독자적인 1.5인치 링 돔 트위터는 중앙에 페이즈 플러그가 있는 이중 링 배열의 링 라디에이터 트위터로, 진동판의 소재는 직조된 섬유 소재이며 돔 캐비테이션 효과를 방지하고 최대 방사 영역까지 최적의 강성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이 트위터는 트윈 리어 캐비티로 진동판의 배압을 배출시켜 공진을 줄이고 넓은 작동 대역폭을 유지하고 있다.

이 시리즈는 공통적으로 IDG(Inverted Driver Geometry) 드라이버 형식을 사용, 고음 유닛을 베이스·미드레인지 드라이버 아래에 배치했다. 이는 재생된 소리 경로의 길이를 균등화시켜 음파가 듣는 사람의 머리 높이에 일치, 시간 정렬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 스피커는 그 외에도 여러 부분에서 특장점을 보이고 있는데, 리본형의 슬롯이 우선 눈에 띈다. 이 새로운 슬롯 포트 디자인은 공기 흐름을 향상시키고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에서 자주 들리는 ‘Chuffing’을 피하기 위한 것이며 왜곡이 낮아져 저주파 성능이 향상된다고 한다. 반원형 스타일의 캐비닛 모서리 역시 회절 방지에 효과적이라고 하며, 알루미늄 판을 덧대어 인클로저의 강성도 대폭 향상되었고, 스파이크가 장착되는 알루미늄 판도 높은 안정성을 기대하게 한다. 대단한 정성이 깃들어져 있는 제품으로 보인다.

오래전 어떤 분은 자신은 후면에 덕트가 뚫려 있는 스피커로는 음악을 들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 이유는 음악이 들린 뒤 그 뒤를 이어 후면의 덕트에서 김이 쏟아지는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라고 해서 화제(?)를 모았던 적이 있었다. 그 때문에 그분은 평생 평판형 스피커만으로 음악을 듣는다고 했는데, 그 말을 시험해 보고자 여러 사람이 과연 후면 덕트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리는지 하룻밤 내내 스피커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던 후일담이 있었다. 모두 왕성한 마니아 시절의 추억담이다.

분명히 덕트는 저음을 강화할 그런 좋은 용도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쉽게 감지되지는 않아도 전체 측정 상으로는 소리에 악영향이 있으며 미션은 그런 점에도 상당한 연구를 기울여 왔다는 것의 증명인 셈이다. 이 기종이 결코 대강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증명이 되기도 할 것이다.

시청기를 일렉트로콤파니에 ECI 80D 인티앰프(80W)와 마란츠 SACD 30n 소스기기로 연결해 보았다. 기대했던 그 이상의 소리가 울린다. 전형적으로 느끼고 있던 아날로그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독주 현은 진하며 음 이탈성이 뛰어나다. 피아노 저역이 풍만하게 시청자들을 휘감는다. 쾌감이 인다. 날카롭거나 신경질적이 되기 쉬운 극단의 해상력 대신, 스피커의 크기를 넘어서는 넓은 음장감과 약간 밀도감이 있는 두께로 어느 곡을 들어도 음악성이 좋다. 쾌활함, 박력감이 넘치는 금관 밴드의 연주를 들려주며 팝 보컬에서는 최상급이다. 전체적인 해상력에서도 우수하며 아담한 체구를 넘어선 장쾌함도 괄목할 만하다. 아름다움과 멋진 음감이 기대치를 뛰어넘는, 근래 만난 이 체급의 챔피언이다.


가격 150만원(월넛)  
구성 2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16.5cm, 트위터 3.8cm  
재생주파수대역 36Hz-24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2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8dB/2V/m  
권장 앰프 출력 25-150W  
크기(WHD) 22×98×33.5cm  
무게 23.8kg

58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0년 11월호 - 580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