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 & Beat BLUEDAC MK2 Op.2, 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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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 & Beat BLUEDAC MK2 Op.2, No.2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0.11.10 15:47
  • 2020년 11월호 (58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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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반드시 주목해야 할 화제의 DAC

정말 우연치 않은 기회에 비트 앤 비트(Bit & Beat)의 BLUEDAC를 사용한 바 있다. 크기는 그닥 크지 않지만, 마감이 좋고, 내용도 충실하며, 중립적인 음색이 마음에 들었다. 한동안 내 시스템에서 중추적인 활약을 했음은 물론이다. 나중에 개발자와 인사를 나누게 되었는데, 엄청난 기술력을 요하는 일에 종사하면서 오디오 제작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었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상당한 오디오파일임을 알게 되었다. 숱한 바꿈질도 했고, 직접 만들기도 했으며, 탄탄한 기술력도 확보하고 있었다.

나는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많은 오디오 엔지니어들이 기술적인 접근에 멈추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오디오라는 것이 스펙도 중요하지만 결국 중요한 음악성을 결여할 경우 아무런 반응을 끌어낼 수 없다. 이 부분에서 오디오파일인 동사의 오너에 기대하는 바가 많다. 얼마 전에 BLUEAMP 시리즈가 새롭게 출시되어 관심을 가졌는데, 제품 형번에 op를 집어넣는다거나, 아르단테와 같은 음악 용어를 삽입해서, 일종의 로망을 전달하고 있다. 제작자의 음악에 대한, 오디오에 대한 순수한 열기와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후 이번에 만난 제품은 BLUEDAC MK2 Op.2, No.2. 앰프에서 어느 정도의 라인업을 완료했으므로, 이번에는 DAC 쪽에 손을 댄 것이다. 당연히 호화로운 사양이 눈에 띄지만, 외모는 거의 바꾸지 않았다. 심플하면서 기능적이고 또 단단하다. 오랫동안 곁에 둬도 성가시지 않은 디자인이다.

외관을 보면, 양쪽에 큼직한 버튼이 배치된 가운데, 중간에 여러 개의 LED 표시등이 보인다. 좌측에 놓인 것이 전원이고, 우측에 있는 것이 실렉트. 그 오른편에 헤드폰 단자가 배치되어, 이 부분은 여러모로 유용해 보인다. 데스크 위에 올려놓고 음악을 듣거나 혹은 PC와 연계해서 사용할 부분이 많다.

풍부한 디지털 입력단은 일단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를 정도. 옵티컬, 코액셜, AES/EBU, I2S, USB B는 물론이고, 블루투스도 지원한다. 블루투스 오디오의 성능이 계속 올라가는 요즘 추세로 봐서 이 부분도 향후 크게 활약할 대목. 코덱 역시 고음질 apt-X를 지원한다. 실제 제품 후면을 보면, 다양한 입·출력 단자가 빼곡히 들어서 있는데,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어서 한눈에 잘 들어온다.

특히 아날로그 출력단은 RCA와 XLR을 모두 지원한다. 이 부분이 갖는 강점이 크다고 생각한다. 사실 요즘 디지털 기기의 추세를 보면, 저가형에는 의도적으로 XLR을 제외하는 경향이 있다. 이 단자를 쓰려면 좀더 고급형을 쓰라는 뜻이다. 이 부분에서 나는 괜히 기분이 나쁘다. 더구나 양질의 XLR 케이블을 두 개씩이나 갖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포기하란 말인가? 본 기를 들인다면 당연히 XLR을 쓰려고 한다.

섀시 자체도 튼실하게 잘 만들었고, 적절하게 앞면과 상판, 하판 등을 감싼 구조다. 하나의 판을 구부려서 ‘ㄷ’자 형으로 만들어 그 안에 본체를 삽입시킨 구조다. 그리고 네 개의 튼실한 발을 달아서 확고하게 지지하는 모습에서, 역시 오디오파일다운 열의가 새삼 감지된다.

지원하는 스펙을 보면, 무엇보다 DSD 대응이 눈에 띈다. 같은 음원일 경우, 아무래도 PCM보다 DSD의 손을 들 수밖에 없지 않은가? DSD 64, 128, 그리고 256까지 커버한다. 더구나 네이티브 DSD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PCM은 32비트/384kHz까지 가능하다. 워낙 이쪽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모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서, 순수 국내 기술로 이런 제품을 내놓은 점에서 묘한 자긍심도 갖게 된다.

우선 안네 소피 무터의 카르멘 판타지. 활을 긋는 모습에서 힘이 느껴진다. 단호하면서 정확하다. 빠른 패시지에서도 전혀 흐트러짐이 없다. 순간순간 오케스트라가 치고 빠지는 대목도 놓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LP를 듣는 듯한 힘과 골격이 좋다. 역시 잘 만든 제품이다.

이어서 커티스 풀러의 ‘Love Your Spell is Everywhere’. 정보량이 풍부하고, 악기의 위치가 명료하며, 전대역이 평탄한 반응을 보여준다. 특히, 저역의 펀치력과 양감이 일품이다. 재즈 특유의 활기를 죽이지 않으면서도 정교치밀한 재생음을 이루고 있다. 확실히 내공이 깊은 음이다.

마지막으로 조수미의 ‘Dona Dona’. 은은한 향기를 풍기듯, 온화하면서 감미로운 음성이 귀를 즐겁게 한다. 탁음을 처리하는 부분에서도 솜씨가 좋다. 전혀 자극이 없으면서도 적절한 임팩트를 준다. 튼실한 더블 베이스와 환각적인 클라리넷, 그리고 풍부한 어쿠스틱 기타의 음향이 적절히 어우러져, 무대 자체를 음성 신호로 가득 채운다. 확실히 전작에서 진일보한 실력이며, 많은 애호가들의 까다로운 취향을 만족시킬 퀄러티라 하겠다.


가격 125만원  
디지털 입력 AES/EBU×1, Coaxial×1, Optical×1, I2S×1, USB B×1  
USB 입력 PCM 32비트/384kHz, DXD 32비트/384kHz, DSD 64/128/256  
디지털 출력 Coaxial×1, Optical×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S/N비 110dB  
출력 임피던스 50Ω 이내  
블루투스 지원(apt-X)  
크기(WHD) 20×6×24cm  
무게 1.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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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11월호 - 5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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