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dost Red Dawn LS Speaker · XLR C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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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dost Red Dawn LS Speaker · XLR Cable
  • 김남
  • 승인 2020.10.11 17:55
  • 2020년 10월호 (57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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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케이블의 번뇌를 잠재우다

노도스트의 케이블을 볼 때마다 이 제품은 오디오 애호가에게 일종의 철학을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적당히 그럴싸한 것이 아니고 아주 강력한 철학이다. ‘이 시대 우리는 오디오를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그런 의문과 해답이 동시에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오디오 케이블은 이것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지 않은가 라는 생각은 물론 그 결론이나 다름없다. 

시청기는 노도스트가 내놓은 납작이 케이블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레이프 시리즈에서 다소 가격대가 높은 상위 버전인 레드 던으로 레드 컬러의 케이블이다. 색깔이 진해질수록 소리의 품질도 미세하게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해상력이나 윤기의 증가 같은 것인데, 그것을 느끼는 데 그다지 긴 시간도 필요 없다. 아마 케이블은 이 정도에서 그쳐도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상당한 실력기이며, 물론 이보다 더 비싸며 고급인 제품도 많지만 대체 이 정도에서 더 부족한 것이 무엇일까 라는 의문이 들기에 족한 수준인 것이다. 

오디오 케이블은 현재 오디오 제품 중에서 가장 애증이 교차하는 기종일 것이다.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모든 케이블은 다 동일하다 라는 주장이 난무하고, 격정적으로 토론이 충돌하며, 때로는 고가의 하이엔드 케이블을 들으면서 황홀경에 빠지기도 한다. 정크 선재로 만든 기만원의 제품도 많은가 하면, 국내에서도 H사는 1천만원대의 스피커 케이블을 제작하기도 한다. 시청기로 들어 봤는데, 그 1천만원대 케이블로 들어 보니 마치 방안이 2배쯤 커지고 해일이 밀려오는 듯한 압도적인 음장감이 충격적이었다. 그럴 때면 잠들면서 ‘우리는 오디오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그런 정답이 없는 생각에 빠지기도 한다. 

오디오 제품은 애호가에게 일생의 반려나 다름없다. 그래서 평생을 두고 욕망과 비교 경쟁에 시달리며 음악 듣기가 먼저인가, 오디오 품질 비교가 먼저인가로 고뇌를 계속하면서 어느덧 지쳐 버린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인생을 좀 단순히 살자는 것이 인기 있는 화두의 시절이 되었다. 1년에 한 번밖에 안 쓰는 가구라면 과감히 버리는 것이 좋다는 좀 곤란한 운동을 펼치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 음악 애호가들은 소장 음반을 죄다 버리라는 것인가? 책을 많이 가진 분들에게 그것 다 버리라고 충고를 하면 그 무지를 어떻게 처리하려고? 책이나 음반을 적당히 갖춘다는 것은 정서의 안정을 위해서도 좋다. 가득 차 있는 서가나 음반장을 보기만 해도 가슴이 편안해진다는 것을 무조건 버려라, 간결히 하라는 그런 사고의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어느 메이커의 제품일지라도 시청기를 울려 보면 획기적으로 소리가 좋아진다는 것은 불가능한 시절이 되었다. 모두 그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선의의 경쟁 무대에서 미묘한 소리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노도스트의 케이블들을 단계적으로 거의 다 들어 봤는데, 노도스트의 최대의 장점은 바로 그 소리의 차이라는 것보다 한 차원이 높다.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거치, 이동에서 자유롭다는 점이다. 오디오 랙은 1년에 한두 번씩은 끌어내서 먼지도 떨어내고 단자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고, 그 가장 큰 이유는 뒤편에 늘어져 있는 수십 년 된 변두리 골목길 같은 무겁고 어지러운 연결 케이블 때문일 것이다. 이 케이블들을 건드린다는 것이 너무 번거롭다. 정겨움 같은 것은 도무지 느낄 수가 없는 오늘날의 오디오 케이블들…. 노도스트는 그 점 하나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만한 것이다. 하나 아쉬운 것은 본거지에서는 길이를 주문 받아 수작업으로 만들어 준다는 것인데, 여기에서도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오디오 랙의 뒷전이 단정하고 깨끗해질 것인가. 진정 자신의 오디오 케이블 역사가 달라질 것이다.

시청기의 간단한 스펙을 살펴보면, 스피커 케이블은 절연체로 노도스트가 자랑하는 FEP(Fluorinated Ethylene Propylene)를 적용했는데, 각 도체가 개별적으로 절연되는 혁신적인 정밀 FEP 압출 공정으로 제작된다. 도체는 실버 플레이트 99.9999% 솔리드 코어 OFC이며, 26AWG 굵기의 도체 20가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도체의 간격을 기계적으로 조정해 최적화시켜 놓았다. XLR 케이블도 동일하게 절연체로 FEP를 사용하며, 도체도 실버 플레이트 99.9999% 솔리드 코어 OFC다. 24AWG 굵기의 도체 6가닥으로 구성되어 있고, 연선피치를 기계적으로 조정했다. 

노도스트의 레드 던은 코스트 퍼포먼스를 높이는 데 많은 노력을 한 제품이며, 이 제품과 경쟁하려면 몇 배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해외의 평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실제 사운드에서 쉽게 체감할 수 있다. 가장 두드러진 소리 특성은 해상력이 상쾌하게 증가하며 매끈해진다는 점. 악기의 소리가 깨끗하게 변화하며 약간 답답했던 무대가 입체감과 깊이감에서 확실히 살아난다. 노도스트의 레이프 시리즈를 이야기할 때 늘 가성비를 언급하는데, 그중에서도 이 레드 던 케이블은 하이엔드 제품들과 견줄 만한 확실한 사운드 퍼포먼스를 보여 주는 듯하다.


Red Dawn LS Speaker Cable
가격 155만원(2.5m)

Red Dawn LS XLR Cable
가격 70만2천원(1m)

579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0년 10월호 - 5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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