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디스를 가장 잘 설명해 주는 명작 인티앰프
자디스(Jadis)의 제품을 보면 항상 놀란다. 분명 진공관 앰프의 콘셉트이지만, 실제로 음을 들어보면 TR과 하이엔드의 장점을 모두 흡수한 듯하며, 거기에 특유의 디자인적 미학이 발휘되고 있다는 점이다. 프랑스는 최고급 와인, 가방과 구두를 만드는 나라다. 그런 에스프리와 감성이 적절히 녹아 있는 것이 바로 자디스의 제품들이고, 그래서 오랜 기간 사랑받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데 I-88이란 이름이 붙은 본 기를 보며 또 놀라게 된다. 과연 이게 인티앰프가 맞아? 거의 항공모함 수준의 엄청난 프로젝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체 이렇게까지 거창하게 앰프를 만들 필요가 있을까? 무려 KT150이 8발! 채널당 4개씩 장착했다. 이건 좀 너무한 것 아닐까? 차라리 분리형으로 만드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러나 이런 제품도 시장에서 필요한 게 사실이다.
본 기에 투입된 KT150이라는 출력관을 보면, 거의 KT88의 두 배에 달하는 용량을 자랑한다. 따라서 푸시풀로 꾸미면 8Ω에 300W도 낼 수 있다. 어마어마한 물건인 것이다. 물론 오디오는 출력이 전부는 아니다. 퀄러티도 일정하게 따라줘야 한다. 자디스는 이 부분에서 멋진 아이디어를 첨가했다. 바로 클래스A 방식.
덕분에 600W까지 낼 수 있는 출력을 90W로 낮췄지만, 대신 최상의 음질 추구형으로 꾸민 것이다. 본 기의 음을 들어보면 과거 자디스에서 매료되었던, 뭔가 노스탤직하면서 뉘앙스가 풍부한 음이 그대로 살아 있다. 거기에 스피커 구동력까지 보강되었으니, 말 그대로 금상첨화. 시청을 하면서 계속 탄성만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힘과 다이내믹스에 해상도와 음색까지. 이런 말도 안 되는 제품을 내놓은 덕분에 인티앰프 시장의 진입 장벽이 한껏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많은 회사들이 한숨을 푹푹 쉴 것 같다.
가격 1,800만원 사용 진공관 KT150×8, ECC83/12AX7×2, ECC82/12AU7×3 실효 출력 90W, 클래스A 디지털 입력 USB B×1 아날로그 입력 RCA×4 주파수 대역 10Hz-19kHz 크기(WHD) 50×22×40cm 무게 40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