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R Acoustics IMR R2 A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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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R Acoustics IMR R2 Aten
  • 김문부 기자
  • 승인 2020.09.09 11:12
  • 2020년 09월호 (57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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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텀의 행복! 한 달 내내 다른 소리로 조합

남자라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제품이다. 각가지 모양의 수십 가지 컴포넌트들이 잔뜩 담긴 공구 박스처럼, 이들의 컴포넌트들을 보면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 다양하게 조합해보겠지 하는 막연한 이상과 꿈을 가지게 한다. 조립 및 조합에 대한 남성의 심리를 묘하게 자극하는 아이템이며, 튜닝에 대한 호기심을 강렬하게 자극하는 제품이다. 어쿠스틱 필터를 통한 새로운 감각과 재미를 선사하는 브랜드, 바로 IMR 어쿠스틱스(IMR Acoustics)에 대한 이야기이다.

IMR 어쿠스틱스는 영국에 본거지를 둔 신생 업체인데, 앞서 이야기했듯이 어쿠스틱 필터를 활용한 독특한 콘셉트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실제 유저들이 어쿠스틱 필터 조합법을 공유하고 있기도 한데, 마치 공략집을 보듯이 하나하나 조합의 장점들을 탐구하는 과정이 굉장히 흥미롭다. IMR 어쿠스틱스의 주력 제품이라면 역시 IMR R2 시리즈인데,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콘셉트의 아텐(Aten)과 레드(Red)가 이 시리즈에 속해 있다.

콘셉트가 재미있다. 아텐은 오픈형을 채택했고, 레드는 밀폐형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 기본적으로 유저들의 적극적인 사운드 튜닝을 유도하는 업체인 만큼, 오픈형과 밀폐형 마저도 선택하게 만드는 제작사의 치밀한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이번 리뷰로 선택한 것은 두 모델 중 아텐이다.

IMR 어쿠스틱스의 특유의 메커니컬 디자인이 잘 살아 있다. 얼핏 보면 레드와 동일한 레이아웃이지만, 오픈형답게 하우징 부분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레드와 달리 은색으로 포인트를 주며, 작은 구멍들이 여러 개 뚫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고급기의 기분 좋은 질감을 잘 담아내고 있으며, 플라스틱의 값싼 가벼움이 아니라 레퍼런스 제품다운 묵직한 무게감도 느껴진다. 케이블 역시 고품질인데, 착탈형 단결정 무산소 구리 편조 케이블이 3.5mm와 2.5mm 단자로 2개나 포함되어 있다. 이어폰에 꽂는 단자 타입은 2핀 형식인데, 이 단자부마저도 정밀히 가공한 기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구성품으로 케이블을 묶을 수 있는 가죽 타이를 제공하는데, 이마저도 퀄러티가 높다.

역시 이 제품의 메인 콘텐츠라면, 5쌍의 어쿠스틱 오디오 노즐과 6쌍의 어쿠스틱 댐퍼이다. 사실 아무런 정보 없이 이 제품을 구매한다면, 이 구성에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쉽게 이어폰 노즐의 위·아래 부분을 각각 교체할 수 있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물론 이 부분을 이해하면, 본격적인 공부와 실험의 시작이다. 조급해하지 말고 느긋하게 하나·둘 교체하면서 사운드의 기본 성향을 잡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영리하게도 색깔별로 구분해 놓았다. 아무래도 색상에 따른 사운드를 기억하기 쉽도록, 제작자가 나름의 아이디어를 낸 듯하다. 저역 필터는 블랙, 골드, 레드, 퍼플, 그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고음 필터는 블랙, 골드, 레드, 퍼플, 그린, 블루를 제공한다. 사실 매뉴얼처럼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핵심을 설명해놓은 요약 카드가 1장 들어 있다. 한 면에는 색깔별 어쿠스틱 오디오 노즐에 따른 베이스/트레블에 대한 것, 반대편에는 색깔별 어쿠스틱 댐퍼에 따른 주파수 특성 변화를 그려놓았다. 처음에는 막막하지만, 소리를 들으면서 요약 카드의 정보를 보면, 대충 감이 잡힌다.

유닛은 IMR의 아이덴티티라 할 수 있는 베릴륨 컴포지트 다이어프램과 하이 레졸루션 피에조 세라믹 드라이버의 조합이다. 이를 통해 10Hz-50kHz의 광대역 스펙을 만들어낸다. 임피던스는 32Ω이며, 감도는 대략 106dB 수준으로 매칭에 큰 어려움이 없다.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역시 오픈형답게 개방감과 입체감이 대번에 드러난다. IMR의 기본 성향인 빠르고 다이내믹한 무대가 더욱 강렬히 부각된다. 레드가 좀더 단단한 밀도감이 중심에 있었다면, 아텐은 좀더 부드러우며 자연스러움을 과시한다. 특히 탁 트인 전망이 절경인데, 오픈형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필터는 아래쪽 저역 필터로 사운드가 더 크게 결정되는 듯한데, 우선 아래쪽을 기본으로 잡고, 위쪽을 하나하나 바꾸는 것을 더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블랙/블랙 조합의 과감한 성향이 마음에 들었는데, 라이브 음원을 선곡해서 들으면 실제 무대의 열기와 긴장감이 그대로 전해진다. 여기서 한 단계 온순해지면 레드/레드 조합을 추천하는데, 자극은 좀 줄어들었지만 특유의 생동감과 다이내믹이 한층 밸런스 좋게 전해진다. 레드에서도 그랬지만, 역시 같은 색상 조합이 좀더 완성도와 밸런스가 높은 느낌이다. 매일 다른 조합으로 30일 내내 즐길 수 있는, 그야말로 플레이 타임 긴 명작 이어폰이다.


가격 76만원  
튜닝 필터 어쿠스틱 오디오 노즐×5, 어쿠스틱 댐퍼×6
케이블 2핀 착탈식 케이블(3.5mm/2.5mm 단자)  
주파수 응답 10Hz-50kHz
임피던스 32Ω
감도 106dB(±3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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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9월호 - 5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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