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audio 6.6 CX Anniversary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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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audio 6.6 CX Anniversary 20
  • 김남
  • 승인 2020.08.06 00:52
  • 2020년 08월호 (57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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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한 동축형 스피커가 표현하는 천부적인 음악성에 감탄하다

이 스피커는 북구의 자작나무로 만든 인클로저를 사용하는 독특한 제품으로 유명한 펜오디오가 설립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내놓은 미니멀 제품이다. 소형기는 많지만 이 기종은 초소형기라고 할 만하다. 이런 사이즈는 그렇게 흔하지가 않다. 그리고 만들기는 중·대형기보다도 더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이제 굉장한 대형기들을 기념작으로 내놓는 곳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다인오디오를 비롯한 정통 제작사들에서도 모두 소형기를 특수한 기념작으로 선보이는 시절이 된 것이다. 아마 실용기라는 것이 무엇인지 소비자들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스스로 터득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오디오에서 절대적으로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 처음부터 일본을 통해 오디오라는 것을 배우기 시작했기 때문에 일본인들이 사용하면 당연히 그것이 최고인 줄로 알았다. 체질적으로 대형기를 숭상하는 일본의 영향이 지배한 탓으로 우리나라 어딜 가나 좁은 방에 대형 시스템을 들여놓는 것이 상식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푹신한 다다미방에 대형 시스템을 거치하면서 진동을 방지하기 위해 당연히 무거운 대리석 받침대라는 것이 필요했는데, 콘크리트 아파트에 사는 한국인들도 덩달아 그런 받침대를 필수품으로 사용하고, 방 넓이가 최소 13평이 되어야 저역이 제대로 나온다는 대형 스피커를 서너 평짜리 아파트 방에 다투어 설치했다. 가관은 대형 알텍을 그런 작은 방에 들여놓고 소리가 강하고 쏜다면서 네트워크를 뜯어고치고 그걸 잘 하는 사람을 실력 있다고 한 코미디다. 아마 오디오 10대 코미디를 뽑는다면 1위가 되지 않을까 싶다. 혼 스타일의 구형 알텍 시스템은 대형 공연장에서 소리가 호쾌하게 쭉 뻗어나가는 것이 제 본성인데, 그걸 목을 졸라 제 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 왔던 셈이다. 목을 조르고 입을 틀어막고…. 어떤 스피커라도 보통 앰프의 볼륨이 열한 시쯤 되어 내는 소리가 가장 정상이라고 한다. 그래야 고역, 저역이 제 성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나 역시 그런 현명함에서 한참 떨어진 생활을 수십 년 해 온 터이지만, 근래 들어서 아프게 생각하는 깨달음 중의 하나가 잘 만든 2웨이 소형기가 보통 웬만한 중대형 3웨이보다 저역이 더 쉽게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저역 테스트 음반 등으로 체크하면 우퍼가 큰 시스템이 규모가 큰 저역을 낸다. 그러나 소리가 아닌 음악을 듣는 쪽으로 가면 그 차이라는 것은 거의 미미하다. 고막이 터질 지경이 되고 아파트 아래윗집에서 쫓아올 정도로 크게 음악을 들어야만 한다면 그것은 물론 다른 문제이고…

시청기는 기왕의 6.6 CX를 다시 20주년을 기념하는 애니버서리 모델로 개량한 것이다. 제품의 핵심은 시어스에서 만든 25mm 소프트 돔 트위터를 중심으로 한 동축 4.5인치 드라이버다. 굉장히 낮은 감도(4Ω, 83dB)인데도 소리가 수월하게 나오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 드라이버는 텍스타일 돔 트위터와 알루미늄 콘 미드·우퍼로 만들어진 합성체인데, 이 동축 배열로 완벽한 사운드 이미지, 방사 패턴과 위상을 정확하게 일치시키고 있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이 제품의 견고한 인클로저는 핀란드 북부에서 자라는 자작나무 합판으로 만든 샌드위치 패널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내부에 두 가지 유형의 댐핑 재료를 사용, 탁월한 공진 제어력이 있고,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의 금속 파이프가 전면에 있어 스피커를 실내 벽에 더 가깝게 설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제품 후면에 기념 로고가 있고, 캐비닛은 독특한 무늬의 카렐리언 자작나무로 측면이 마감되었다.

또한 내부의 크로스오버 회로는 공심 코어 인덕터, 폴리프로필렌 커패시터와 같은 우수한 품질의 제품이 투입되었다. 연결 단자는 싱글이며, 금도금된 고순도 구리로 만든 고품질 차세대 터미널 WBT-0705 Cu를 채용했다. 물론 드라이버를 보호하기 위해 자석 착탈식 그릴이 제공된다.

심오디오의 MOON 240i 인티앰프(출력 50W)로 울려 보기 전까지는 너무 꼬맹이 스타일이라서 보급형, 전시형의 제품으로만 알았다. 가격도 모르고 제작의 동기도 모른 채 그냥 단순히 들었는데, 들을수록 놀라웠다. 대단하다. 이런 작은 체구에서 이런 중대형 사운드가 이리 쉽게 울릴 줄이야. 깨끗하고 정확한 것이야 소형기의 장점이지만 거침없는 매끄러움과 깊은 침투력, 상당한 저역 펼침에서 감탄이 이어진다. 펜오디오가 왜 이 스피커를 기본 버전의 6.6 CX를 고급기로 버전업하면서 20주년 기념작이라고 이름 지었는지 알 수 있겠다. 실로 고가의 스피커 사운드와도 맞짱을 뜰 수 있겠다. 그만큼 우수한 사운드 품질이다. 대단하다.


가격 390만원  
구성 2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코액셜 시어스(11.4cm·2.5cm)  
재생주파수대역 50Hz-25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800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3dB/2.83V/m  
크기(WHD) 14×28×28cm  
무게 6.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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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8월호 - 5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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