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eon Izumi & Norma Audio Revo IPA-70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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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eon Izumi & Norma Audio Revo IPA-70B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0.08.05 23:52
  • 2020년 08월호 (57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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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스피커에 대한 로망을 충족시키는 조합!

개인적으로 혼 스피커를 좋아한다. 아무튼 고역이 막히거나 답답하면 영 음악을 들을 기분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재즈와 록이 메인인 터라,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마구 째진 고역은 싫다. 고상하면서도 개방감이 넘쳐야 하니, 이 부분에서 무척 까다롭다. 따라서 아무 혼이나 반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로망이라고 하면, 우드 혼 그것도 원형으로 된 것을 소유하고 싶기는 하다. 이렇게 쓰면 일단 대형기를 떠올릴 것이다. 맞다. 당연히 제작비가 많이 들어서 가격표도 센 편이다. 그러나 어쩌랴, 내겐 이런 음이 피를 끓게 하고, 기분이 업되니 말이다.

그런 가운데, 정말 적절한 제품을 만났다. 바로 오데온(Odeon)에서 나온 이즈미(Izumi)다. 이즈미 자체는 무슨 일본어 같기도 하지만, 오데온은 독일 브랜드. 그렇다. ‘Made in Germany’ 제품이다. 게다가 원형의 우드 혼을 장착한 2웨이 방식으로, 놀랍게도 북셀프로 만들었다. 와우! 당연히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컴프레션 드라이버의 장착. 혼이 바로 이 녀석을 만나야 제 역할을 한다. 본 기에는 1인치 네오디뮴 컴프레션 드라이버에 1.5인치 구경의 마일라 진동판이 사용되었다. 혼의 구경은 17cm. 이와 커플링되는 미드·베이스는 18cm 구경으로, 페이퍼 콘이 동원되었다. 정말 정석적인 구성이다. 또 기존의 혼 타입은 협대역이 문제였는데, 본 기는 그런 단점을 완벽하게 커버해서, 38Hz-22.5kHz라는 광대역도 실현시켰다. 정말 괄목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와 매칭되는 앰프는 이탈리아의 명가 노르마 오디오(Norma Audio)에서 나온 레보(Revo) IPA-70B다. 개인적으로 노르마의 제품 여럿을 들어봤는데, 우리네 가정환경에 딱 맞는 인티앰프로는 바로 본 기가 적합하다고 본다. 물론 8Ω에 70W라는 출력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실제 내용은 엄청나다. 무려 8개의 MOSFET 소자를 동원해서 1,000W에 달하는 파워 핸들링을 자랑하며, 토로이달 전원 트랜스는 특별히 개발된 부품으로 300VA급이다. 즉, 기본기가 탄탄한 만큼 어지간한 스피커는 대부분 넉넉하게 구동한다고 판단하면 될 것 같다. 또한 각 단에 별도의 전원부를 구성한 것은 얼마나 기본에 충실했는지 알게 하는 대목이다.

한편 그 퍼포먼스를 보면, 본 기의 장점이 더욱 부각된다. 해상도, 다이내믹스, 디테일 묘사 등은 기본이고, 중립적이면서도 뭔가 럭셔리한 느낌의 음색이 각별하게 다가온다. 특히 클래식에서 그 강점은 잘 파악할 수 있다.

사실 이탈리아에서도 북부는 거의 독일에 가깝다. 아니 이쪽 사람들의 관념이나 철학이 독일과 통하는 바도 많다. 따라서 나는 처음 노르마를 접했을 때 독일산이 아닐까 싶었다. 나중에 이탈리아산이라고 해서 의아했는데, 점차 그 나라의 속사정을 알게 되면서 이제는 충분히 납득이 간다. 하지만 독일의 정밀함에 이탈리아의 낙천적인 기질이 들어가 있어서, 노르마의 제품은 접하면 접할수록 깊은 매력을 느끼게 한다. 또 이 회사의 모토는 ‘음악을 즐기자’라는 데에 있다. 자기네 제품이 얼마나 과학적이고, 정밀한가 라는 따분한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 철저하게 기본기는 지키되, 음악을 통해 삶에 활력을 느끼고,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부분을 명확하게 포착하고 있다.

본 매칭의 시청을 위해 소스기는 심오디오의 문 260D를 동원했다. 첫 곡은 클라이버 지휘, 베토벤의 교향곡 5번 1악장. 역시 혼이 주는 에너지는 각별하다. 강하게 운명의 손이 방문을 노크하고 있다. 정말 섬뜩하다. 그러나 음악이 진행되다보면 매우 여유롭고, 아름다운 모습을 포착할 수 있다. 운명은 결코 가혹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이에 순응함으로써 여유를 찾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위태로운 바이올린이 연출하는 고역의 아찔한 느낌은 매우 인상적이다.

이어서 쿠벨릭 지휘, 드보르작의 9번 교향곡 1악장. 기본적으로 다이내믹스가 풍부한 트랙이다. 이 부분을 놓치지 않는다. 에너지가 넘치지만 그렇다고 과하지는 않다. 충분할 정도로만 발휘된다. 정교하게 튜닝된 인상이다. 기본적으로 골격이 튼튼하고, 음장이 정확하다. 기본기가 빼어나니, 그 위에 양념을 첨가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노르마를 만나면서 더 럭셔리하고 또 고품위한 재생음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다이애나 크롤의 ‘Cry Me A River’. 오케스트라의 풍부한 음향과 캄보 밴드의 소담스러운 느낌이 잘 어우러져 있다. 여기서 크롤은 단단히 뱃심을 갖고 당차게 발성한다. 그녀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새삼 놀랐지만, 실제로 그런 느낌으로 노래했을 것이라 추측이 된다. 해상도, 다이내믹스 등 여러 면에서 만족스럽고, 고역의 고급스러운 음색은 내 까다로운 취향을 만족시키고도 남는다. 작은 공간에서 혼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이 조합이 가진 최대 강점이라 하겠다.


Norma Audio Revo IPA-70B
가격 530만원(포노 옵션: 580만원/USB 옵션: 610만원)   실효 출력 70W(8Ω), 140W(4Ω)   아날로그 입·출력단 RCA×6   입력 임피던스 10㏀   주파수 응답 0Hz-800kHz   크기(WHD) 43×7.5×35cm   무게 15kg

Odeon Izumi
가격 560만원   구성 2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8cm, 트위터 2.5cm 컴프레션 드라이버(17cm 스페리컬 혼)   재생주파수대역 38Hz-22.5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200Hz   출력음압레벨 90dB   임피던스 8Ω   크기(WHD) 22×43×32.5cm   무게 14.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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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8월호 - 5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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