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x SR-L500 · SRM-353X
상태바
Stax SR-L500 · SRM-353X
  • 이현모
  • 승인 2020.08.05 22:52
  • 2020년 08월호 (577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전형 헤드폰의 세계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게 하다

일본의 스탁스 헤드폰 앰프 시스템은 필자에게 무척 친근하다. 2000년 초에 스탁스의 최고 헤드폰 시스템이었던 오메가 2 헤드폰 시스템을 수년간 사용하면서 높은 해상도와 자연스러운 음에 감동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스탁스는 일본에서 1938년에 설립된 이후 80여 년간 전문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레코딩 스튜디오 분야에서 오랜 경험이 축적된 회사이다. 그런 경험을 기반으로 1960년에 정전형 헤드폰을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이후 1979년에 SR-람다를 출시한 이후, 스탁스의 정전형 헤드폰들은 약 40년간 전 세계 오디오파일에게 꾸준한 인기를 누려 왔다.

SR-L500 헤드폰은 람다 시리즈 SR-L300, SR-L500, SR-700 헤드폰 중에서 중간 위치를 점하는데, 이 시리즈는 헤드폰으로는 이례적으로 모두 직사각형의 외관을 하고 있지만, 써 보면 의외로 착용감이 상당히 좋다. 그만큼 스탁스가 헤드폰 다자인을 잘 하고 있는 것이다.

SR-L500 헤드폰과 같은 정전형 헤드폰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무려 580V나 되는 높은 바이어스 전압이 필요한데, 음악 신호와 함께 이 바이어스 전압을 다이어프램으로 전달하기 위한 전용 케이블이 함께 제공되며 이 케이블이 음질에도 영향을 준다. 당연히 최고의 정전형 헤드폰 제조업체인 스탁스도 이 케이블의 성능을 중요시 여겨 HiFC라는 고품질 구리 도체로 만든 2.5m 길이의 케이블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연결 커넥터는 기존 스탁스 제품과 마찬가지로 5핀 프로 바이어스 소켓을 채용하고 있고 순금으로 코팅되어 있다. 주파수 응답은 7-41,000Hz, 무게는 465g이다.

SR-L500 헤드폰을 구동하기 위해 연결한 SRM-353X 헤드폰 앰프는 엄선한 오디오 그레이드 부품을 사용했으며, 저 노이즈 듀얼 FET를 채용하고 커플링 콘덴서를 사용하지 않는 전단 직결 클래스A DC 앰프로 구성되어 있다. RCA와 XLR 입력이 가능하며 2개의 스탁스 헤드폰을 연결할 수 있다. 크기는 150×100×360mm(WHD), 무게는 3kg이다.

스탁스의 SR-L500 헤드폰과 SRM-353X 헤드폰 앰프 시스템을 시청하기 위해 심오디오 문 260D CD 플레이어를 소스기기로 사용했다.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의 연주로 들어 보았다. 첫 피아노 선율을 듣는 순간, 역시 스탁스야 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기본적인 해상도를 바탕으로 피아노 음의 섬세하고 풍부한 울림이 잘 표현된다. 강력한 타건력도 정전형 이어 스피커치고는 좋은 편이다.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의 앞부분에서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각 악기들의 소리가 명료하고 부드럽다. 첼로는 살짝 까슬하지만 온기를 머금고 있고, 바이올린은 공기 중으로 가볍고 촉촉하게 피어오른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를 들었다. 앞부분에 나오는 저음 현악기의 반주와 조수미의 목소리 역시 기본적인 해상도를 바탕으로 명료하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좌우로 적당한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오케스트라의 배치가 명확하고, 타악기의 타격감도 정전형 헤드폰치고는 제법 펀치감 있게 표현한다. 오케스트라의 여러 악기가 자연스럽고 명료하게 그려진다. 솔로 가수의 목소리와 합창대의 목소리도 사실적으로 그려 낸다.

스탁스 플래그십 모델의 성능을 이어 받은 람다 시리즈의 중견 SR-L500 헤드폰과 SRM-353X 헤드폰 앰프 시스템은 스탁스의 오랜 역사가 담긴 헤드폰 시스템답게 뛰어난 음질을 들려준다. 정숙한 배경에 맑고 명료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소리는 오랫동안 음악에 심취하게 만든다. 한 번 들어 보면 스탁스만의 특색 있는 소리가 인상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스탁스 플래그십의 소리가 마음에 들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망설이는 애호가에게 해답이 될,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헤드폰 시스템으로, 스탁스의 정전형 헤드폰 시스템의 세계를 보다 쉽게 맛볼 수 있다.


SRM-353X
가격 108만원   재생주파수 특성 DC-90kHz   THD 0.01% 이하   최대 출력 전압 400V   입력 임피던스 50㏀(RCA), 50㏀×2(XLR)   크기(WHD) 15×10×36cm   무게 3kg

SR-L500
가격 86만원   유닛 타입 푸시풀 일렉트로스태틱   임피던스 145㏀   음압 101dB   주파수 응답 7Hz-41kHz   무게 465g

577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0년 08월호 - 577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