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C SCM11 Ver.2 & Sugden Masterclass ANV-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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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C SCM11 Ver.2 & Sugden Masterclass ANV-50
  • 김남
  • 승인 2020.07.08 17:22
  • 2020년 07월호 (57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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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하이파이 오디오의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시스템

시청기 중 인티앰프는 50여 년 전부터 줄곧 반도체로 클래스A 앰프를 제작해 오던 영국의 서그덴에서 50주년 기념으로 만든 최신 기종이다. 초기에 나왔던 A21 모델은 여러 차례 버전 업이 되었지만 지금까지도 서그덴의 얼굴이나 다름없는데, 출력이 20W 정도다. 그 뒤로 30W 출력의 제품도 데뷔했는데, 시청기는 50W를 과시한다. 동사로는 최고 출력의 인티앰프 버전이다.

ANV-50은 동사 라인업 중 마스터클래스 시리즈에 포함되어 있는데, 어느 제품일지라도 마스터클래스라는 호칭은 쉽게 쓰지 않는다. 아마 동사로서는 대단히 야심차게 준비한 제품인 셈이다.

박스 오픈 제품이라 첫날 한 시간 정도 들었을 때는 소리의 특징을 가늠할 수가 없었다. 2일째에는 미리 통전을 두어 시간 해 놨더니 소리의 색감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파워풀하고 청량한 음색이다. 3일째 들었을 때 다시 소리가 달라졌다. 클래스A 제품들의 특징인 유연하고 가슴에 안기는 듯한 밀착감, 아늑한 음악성들이 비로소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빈티지 턴테이블인 렌코로 LP를 들었을 때의 감동은 유별난 것이다. 소리의 아름다움과 정갈함을 오랜만에 들어 본 것 같은 기분.

여름철인데도 두어 시간 구동했는데 전혀 열기도 없다. 그저 따스한 수준이다. 종래 클래스A 제품의 성깔을 잘 아는지라 좀 놀랍다. 이렇게도 발열이 적은 기종이 있었던가. 내부 자료를 보니 종래 알고 있던 그런 클래스A 방식이 아니다. 리니어 타입의 종래 기기들은 출력 소자에 항상 바이어스 전류가 흐르며 왜율이 적은 장점이 있지만 효율이 너무 낮다. 효율이 낮으니 태반이 열로 이어지기 마련. 시청기는 그런 방식이 아니라 스위칭 파워 방식으로 만든 것인데, 그렇다면 클래스A가 아니지 않는가? 이것은 클래스D 앰프에 쓰는 설계인 것이다.

클래스D 방식은 PWM(Pulse Width Modulation)이라는 기술을 사용하며, 스위칭 소자들이 완전 On, Off 되면서 전력 손실이 크게 감소, 거의 90%에 가까운 효율이 생긴다. 그 대신 단점도 있는데, 종단에서 로우 패스 필터를 통해 고주파 노이즈를 제거하는 등으로 인해 소리의 왜곡이 생기기 쉽다. 그러나 근래의 치열한 기술 증진으로 이런 소리 왜곡이 점차 줄어들고 클래스D 제품에서도 하이엔드 기종이 등장하고 있는 추세인데, 시청기는 바로 이런 전환기를 파고든 새로운 제품으로 보인다. ANV-50은 전원부에 클래스D 제품에 사용되는 스위칭 파워를 적용했지만 증폭 방식은 정통적인 클래스A 앰프로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해 낸 셈이며, 그래서 클래스A 동작 방식인데도 발열이 많지 않다.

ANV-50은 이 스위칭 전원부를 채널별로 독립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고전류와 1MHz의 스위칭 전원을 통해 속도감 있고 항상 균일하고 안정적인 전원 공급을 지원한다. 또한 신호 경로에는 커패시터가 없는 DC 커플드 방식을 적용하고, 전류 변화에도 항상 일정한 신호 세기를 유지하기 위해 서그덴의 에러 커렉션 회로를 사용해 부하에 따라 민감한 출력과 신호의 왜곡을 최소화하고 있다. 50주년 기념 모델답다.

이 인티앰프는 순간적인 댐핑 능력이 뛰어나며 스피커의 드라이빙 능력도 수준 이상이다. 밸런스 입·출력은 완전 배제했고, 5개의 RCA 입력만을 갖춘 되는 정통 음악 전용 앰프이며 리모컨도 볼륨 제어에 그친다.

매칭한 스피커는 ATC의 보급형 라인에 속하지만 근래 세계적인 히트 제품으로 인기가 높은 기종으로, 6년의 보증 기간을 제시하고 있을 정도로 완벽하다. 첫 모델이었던 SCM11에서 변화를 주면서 SCM11 버전 2로 명칭이 달라졌는데, 25mm 소프트 돔 트위터와 150mm 미드·우퍼가 모두 신 설계되었으며 핸드 메이드로 제작되는 네트워크도 마찬가지.

이 작은 스피커를 들어 보면, 이미 들어 보신 분들은 공감하겠지만, 터무니없는 음장감, 그리고 전통적인 ATC 사운드가 이 소형기에서 유감없이 나오는 데에 경악할 것이다. 그리고 이 작은 스피커에서도 ATC의 대형 제품이 갖는 그런 특징이 대부분 엿보이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재즈 재생에 최고의 주특기가 있다는 것이 본래 ATC 스피커의 장점이었는데, 시청기 역시 다르지 않다. 왜 재즈에 그렇게 매력적인가는 약간 무겁고 끈끈한, 그러면서도 밑바닥을 휘감아 올리는 듯한 장쾌한 음장감을 거론할 수 있겠다. 그러면서도 깨끗하고 모든 시야를 밝히는 듯한 꿰뚫음도 있다. 가늘고 청명한 소리에 젖어 있는 귀에는 이 넓게 트인 시야, 밀려오는 과감한 소리가 이질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다. 어떤 곡을 들어도 외곽을 완전 장악하며 음악의 전모를 들려주려는 그야말로 신의, 성실한 제품이다.


Sugden Masterclass ANV-50
가격 720만원   실효 출력 50W(8Ω), 100W(4Ω)   아날로그 입력 RCA×5   아날로그 출력 RCA×2(Tape, Pre-Amp)   주파수 응답 12Hz-45kHz(±1dB)   S/N비 85dB 이상   입력 감도 110mV   크기(WHD) 43×14.3×37cm   무게 11kg(Ship)

ATC SCM11 Ver.2
가격 29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 15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6Hz-22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2kHz   출력음압레벨 85dB/W/m   임피던스 8Ω   권장 앰프 출력 75-300W   크기(WHD) 23.2×38.1×23.6cm   무게 10.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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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7월호 - 5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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