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erdynamic Lagoon A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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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erdynamic Lagoon ANC
  • 월간 오디오 편집팀
  • 승인 2020.06.08 16:29
  • 2020년 06월호 (5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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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의 본가에서 내놓은 첫 번째 TWS ANC 헤드폰

최근 2년간 컨슈머 오디오 카테고리에서 가장 큰 키워드는 단연 TWS(True Wireless Stereo)다. 애플의 에어팟 시리즈를 필두로 TWS 제품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블루투스 버전의 숫자가 올라가고 사용자가 납득할 만한 사용성과 음질이 적절한 가격과 만나면서, 선이 없는 이어폰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얇은 선의 속박에서 벗어나 양손과 목이 자유로워진 사용자들은 더 이상 치렁치렁 불편한 유선 리시버를 사용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어폰보다 더욱 먼저 TWS 제품이 등장했던 카테고리가 있다. 바로 헤드폰이다. 이어폰의 작은 내부 공간과 달리 헤드폰의 큰 이어컵 내부는 배터리와 각종 무선 모듈 및 성능 향상을 위한 칩셋, 그리고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집어넣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이런 제품들은 헤드폰의 좋은 사운드와 무선의 편의성, 그리고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필요로 하는 고객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이미 소니와 보스가 진출해 양분하고 있다시피 하고 있는 TWS ANC(Active Noise Cancelling) 헤드폰 시장이다.

이미 구획 정리가 끝난 시장에 하나의 신제품이 조용히 등장했다. 베이어다이나믹의 라군 ANC이다. 두 거대 업체가 자리 잡고 난 후에 등장한 베이어다이나믹. 사실 큰 이슈거리가 아닌 것처럼 보여도 많은 이들은 조용히 등장한 이 새로운 헤드폰에 주목했다. 가장 큰 이유는 그 브랜드이다. 베이어다이나믹은 국내에서 유명한 몇몇 브랜드 정도로 알려진 브랜드는 아니다. 하지만 오디오와 헤드폰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대부분 알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는 헤드폰이라는 단어를 대표하는 메이저 제조사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단순하다. 베이어다이나믹이 헤드폰을 처음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헤드폰의 종류에도 몇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다이내믹 헤드폰을 처음으로 만든 곳이 베이어다이나믹이다. 프로 음향 업계에서도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업체 중 하나로, 신뢰성과 완성도, 사운드, 그리고 헤리티지까지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명가라고 할 수 있다. 헤드폰의 원조. 언제나 따라붙는 이 수식어가 진부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지금까지 최고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베이어다이나믹의 브랜드와 제품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리고 이 헤드폰 명가에서 첫 번째 TWS ANC 헤드폰을 출시한 것이다.

라군 ANC의 첫인상은 기존의 베이어다이나믹 제품과는 다르다. 플래그십부터 널리 유명한 모델들까지 그 아이덴티티를 관통하는 특유의 디자인이 있지만, 조금 더 젊은 세대를, 홈 헤드폰이 아닌 포터블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형태를 지니고 있다. 약간 타원형의 동글동글한 이어컵은 약 90도 각도로 회전하며, 우측 이어컵에는 터치 패널이 있어 터치 및 드래그를 통해 재생을 조작할 수 있고, 전원(페어링) 스위치와 ANC 스위치, 35파이 유선 입력 단자와 충전을 위한 USB C 포트가 모두 자리 잡고 있다. 이어 패드 및 헤드 패드는 인조 가죽으로 되어 있지만 상당히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감촉을 가지고 있다. 그 감촉이 특히 오묘해서 계속해서 쓰다듬게 되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이어컵 안쪽에는 둥근 라인을 따라 빛이 나온다. 마치 자동차의 앰비언트 라이트처럼 경계선을 따라 나오는 라이트 가이드 기능은 인디케이터의 기능을 한다. 라군 ANC는 따로 외부에 라이트 인디케이터가 없기 때문에 이어컵 안쪽에서 원형으로 들어오는 빛을 통해 배터리 잔량, 상태 등을 나타낸다. 이 라이트 가이드가 기대보다 상당히 고급스러워 헤드폰을 벗을 때면 의도적으로 헤드폰을 눕혀 놓게 된다.

라군 ANC는 두 가지 단계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을 제공한다. 노이즈 캔슬링 성능은 준수한 편으로, 중·저역대 일상 소음을 탁월하게 줄여 준다. 외부가 매우 시끄러운 환경에서는 2단계 노이즈 캔슬링을 설정해 조금 더 정숙한 청음 환경을 만들 수 있다. 긍정적인 것은 노이즈 캔슬링을 활성화하더라도 음질의 열화나 저하는 느낄 수 없었다는 점이다. 노이즈 캔슬링을 켜거나 끄고 음악을 감상해도 일관적인 소리를 들려준다는 것은 그만큼 노이즈 캔슬링 기능의 완성도가 높다는 의미이다. 그 덕분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환경에서도 기존에 듣던 볼륨보다 낮으면서도 더 조용하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어 청력도 보호하고 쾌적하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추가로 라군 ANC는 다른 경쟁 제품과는 차별화되는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있다. ‘MIY beyerdynamic’ 어플을 통해 설정 가능한 Sound Personalization 기능은 사운드의 색깔을 바꿔 버릴 만큼 강력한 기능이다. 정확히는 다르게 들리는 사운드를 원래대로 들리게끔 해 준다. 사람의 청각은 모두가 다르고 한 사람의 청각 역시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능력이 달라진다. 특히 고음부가 그러하다. 하지만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언제나 그대로다. 모든 제조사들이 강조하는 ‘원음 그대로’의 소리를 듣더라도 사람의 귀가 모두 달라 실상은 모두 다른 소리를 듣는 것이다. Sound Personalization 사전 설정을 통해 사용자가 청취할 수 있는 고음의 주파수와 레벨을 파악하고 잃어버린 청력만큼 고음 레벨을 보정, 원곡이 지니고 있는 소리를 사용자가 들을 수 있도록 조정해 주는 기능이다. 실제로 설정을 적용하면 소리가 밝고 화사해졌다. 원래대로 되돌렸더니 갑자기 건조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헤드폰의 인상을 바꿔 놓을 정도로 꽤나 큰 차이를 가져오는 기능이다. 사용자라면 해당 기능을 꼭 사용해 보길 권한다.

소리를 들어 보면 여러 가지로 라군 ANC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먼저 베이어다이나믹 특유의 넓은 다이내믹스와 해상도, 음 분리도가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악기의 정위감과 스테이징을 느껴 보면 새삼 이 무선 헤드폰이 그려 내는 하이파이적 성향이 인상적이다. 이는 고음이 큰 역할을 한다. 치찰음 없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선명하고 밝은 고음이 뻗어 나온다. 높은 해상력과 헤드룸을 지녔으며, 보컬 사운드는 중립적이다. 앞으로 나오지도, 뒤로 물러서지도 않은 듯 아티스트의 목소리가 음악 속에 어우러진다. 동시에 대중적인 제품인 만큼 저음이 주는 음악적 즐거움도 빼놓지 않았다. 베이스 혹은 킥 드럼 등 베이스 워크가 돋보이는 음악을 들어 보면 무게감 있게 다가오는 저음의 존재감이 크게 느껴진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헐렁하게 풀려 있는 속 빈 소리가 아닌 딱딱하게 조인 소리가 매력적이다. 그동안 취향이 아니었던 곡까지도 자꾸 듣고 싶게 만들어 버리는 마력을 지닌 사운드다. 베이어다이나믹의 플래그십 모델인 T1을 청음할 때도 비슷한 감상을 느낀 적이 있어 라군 ANC에도 헤드폰 본가의 철학이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베이어다이나믹 라군 ANC는 이미 경쟁자가 확실한 시장에 발을 들였다. 그리고 여기에서 라군 ANC가 지니는 매력은 확실하다. 선명하고 정위적인 사운드와 단단한 저음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음악적 즐거움. 즉, 단순히 말해 좋은 음질을 들려준다는 점이다. 라군 ANC를 청음하면서 무선 리시버를 통해서도 이제는 좋은 음질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단순히 선명한 소리를 넘어서 음상과 소리의 질감이 주는 하이파이적 즐거움을 무선 리시버를 통해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양한 ANC 헤드폰들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느지막이 시장에 등장한 베이어다이나믹의 첫 번째 ANC 헤드폰. 역시 계획이 다 있었다.


가격 62만원
타입 다이내믹
유닛 크기 40mm
주파수 응답 10Hz-30kHz
임피던스 20Ω
음압 91dB, 107dB(최대)
THD 0.02% 이하
노이즈 캔슬링 지원
블루투스 지원(Ver4.2/apt-X LL, AAC)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배터리 시간 24.5시간(ANC), 45시간(ANC Off)
충전 시간 3시간
무게 283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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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6월호 - 5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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