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dez-vous a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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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dez-vous a Paris
  • 이익상
  • 승인 2020.04.12 01:42
  • 2020년 04월호 (57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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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란(첼로)
일리야 라쉬코프스키(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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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 ★★★★★
연주 ★★★★★

학구적이고 도전적인 연주를 선보여 온 첼리스트 이정란이 오랜 기다림 끝에 자신의 정식 데뷔 음반을 발표했다. 7년간의 유학 기간 동안 몸소 체험한 프랑스 음악의 다채로움을 앨범에 담아 보고 싶었다는 그녀는 이번 음반을 4명의 근·현대 프랑스 작곡가의 음악으로 채웠다. 생상스의 첼로 소나타에서 격정과 아기자기함을 풍부한 감성으로 노래했는데, 마치 초기 유학 시절 그녀를 감싸고 흔들었던 감정을 표현한 것 같았다.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중 ‘그대 목소리에 내 마음 열리고’는 첼로 특유의 음색에 선율미 넘치는 연주가 더해져 듣는 이의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린다. 특히 곡의 후반, 피아노가 주선율을 연주하고 첼로가 중·저음으로 탄식하듯 이야기를 빚어내는 장면은 이번 음반 전체를 통틀어 가장 인상적이었다. 피아노가 연주하는 드뷔시의 ‘달빛’이 잔잔한 수면에 부서지는 것이라면 이정란의 연주는 달빛을 길어 올려 먼 곳으로 밀어 보내는 아름다운 물결이다. 풀랑크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중 2악장 카바티나는 이정란이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 내 모네의 수련 작품을 접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떠올렸다고 고백할 정도로 애정 하는 곡인만큼 특유의 서정적이면서 명상적인 분위기를 잘 전달하고 있다. 이번 음반 녹음을 함께 한 피아니스트이자 프랑스에서 함께 공부한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와의 호흡도 완벽했다. 그동안 적지 않은 연주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입장에서 그녀의 이번 음반 발매가 누구보다 반갑고, 앞으로도 좋은 연주 들려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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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4월호 - 5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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