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rfedale Elysian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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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rfedale Elysian 4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0.03.10 17:37
  • 2020년 03월호 (57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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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의 이상향에 도전한 브리티시 하이엔드 출사표

와피데일(Wharfedale)은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스피커의 대명사로 입문기와 중급 모델이 대부분이지만, 이 회사의 시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에어데일(Airedale) 같은 역사적 명기이자 하이엔드 빈티지 같은 스피커들이 있었다. 영국이나 유럽적인 가성비의 가치를 강조하다 보니 고가 스피커들과는 자연스럽게 멀어졌지만, 다시 과거의 하이엔드적 가치와 명성을 되찾기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로 기획된 것이 플래그십 시리즈 엘리시언(Elysian)이다. 흔히 다이아몬드, 제이드 같은 보석 이름을 사용해온 것과 달리, 새 이름 엘리시언은 천국, 천상의 세계, 파라다이스를 뜻하는 엘리시움의 형용사로, 기존 와피데일 스피커들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스피커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전혀 다른 새로운 클래스의 하이엔드를 목표로 한 스피커인 만큼, 기존 와피데일 및 같은 그룹사의 기술이나 소재는 모두 잊고, 완전한 백지 상태에서 개발이 시작되었다. 그 결과 엘리시언은 전용 스피커 유닛들을 모두 유럽의 스피커 유닛 전문 업체에 의뢰하여 새롭게 설계·제작했다. 물론 단순히 유럽 스피커 드라이버 전문 업체에서 생산된 드라이버라서 이 스피커가 특별하다는 것은 아니다. 모두 설계상에 특별한 의도와 기술이 녹아 있기 때문인데, 첫 번째 눈여겨볼 것은 AMT 트위터다. 독일 엘락을 통해 유명세를 자랑하는 이 기술은 HD급 고음질 음원 재생에 걸맞은 초 광대역 재생 능력을 자랑하는데, 와피데일은 타 업체의 유닛이 아닌, 자체 유닛 개발로 AMT 드라이버를 완성해냈으며, 그 크기 또한 타 업체의 AMT 유닛보다 훨씬 큰 진동판 면적으로 27×90mm의 넓은 재생 면적을 자랑한다.

미드레인지와 우퍼도 와피데일이 즐겨 쓰던 케블라가 아닌, 글라스 파이버 소재를 최초로 도입했다. 제작자에 따르면 AMT 드라이버의 성능에 가장 유기적 밸런스를 갖는 드라이버 개발에 따른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AMT의 정확도와 반응 속도에 가장 일치하는 성능을 보여준 것이 글라스 파이버였다고 한다. 또한 미드레인지에는 특수한 형태의 페이즈 플러그를 더해 재생 대역 내에서 리니어한 위상 특성을 구현하여, 정중앙의 시청 위치 외의 다른 위치에서도 스피커의 음상 구현이 어느 정도 균일하게 이루어져 넓은 시청 위치를 제공한다.

인클로저도 남다르다. 일단 소재부터 다른데, 이종 나무 소재들을 골라, 이를 샌드위치 형태의 합판으로 만든 멀티레이어 패널로 몸통을 만들었다. 게다가 스피커 유닛이 장착되는 전면 패널도 전용 샌드위치 소재 패널을 사용했는데, 와피데일은 이를 PROS(Panel Resonance Optimisation System)라 부른다. PROS는 단지 캐비닛 자체의 공진 억제뿐만 아니라 스피커 유닛들이 동작할 때 생기는 진동들이 캐비닛에 쌓이지 않고, 각기 다른 이종 소재의 나무 패널들이 지닌 고유의 특성으로 인해 진동이 패널에서 소멸되도록 해준다. 덕분에 진동 에너지가 쌓이거나 공진으로 인한 사운드의 변형·왜곡을 최대한 억제하여 투명하고 또렷한 소리를 낼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사운드는 전형적인 브리티시 사운드의 특징을 자랑한다. 전체적으로 음색보다는 음장이 우선시 되는 스타일이며, 음상의 형성도 앞으로 튀어나오기보다는 뒤로 깊게 들어가고 좌우로 넓게 펼쳐지는 타입이다. 이로 인해 음색적으로 밝고 치밀한 디테일을 강조하기보다는 약간은 어두운 톤이며,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고역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물론 고역이 무디고 해상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AMT 트위터를 사용하고 빠른 스피드 구현에 중점을 둔 드라이버 개발과 튜닝이 더해진 제품이기에 디테일과 해상력은 뛰어나다. 다만 그것을 강조하여 세부 묘사에 치중한 사운드가 아니라 중역과의 유기적인 밸런스를 잡으려는 시도를 했고, 전체적으로 밝기가 화려하고 밝은 톤이 아닌 자연스럽고 편안한 톤으로 맞춰졌다. 보컬과 악기를 다루는 중역의 사운드 또한 자극적이거나 지나치게 두껍게 몰려 있지 않다. 그렇다고 상대적으로 중역이 엷고 얇아서 소리가 가늘고 차갑게 변질되는 톤으로부터도 멀리 벗어나 있다. 고역과 중역의 밸런스와 균형감 덕분에 자극적이지 않고 차갑지 않으며 유순한 톤의 자연스러움이 살아 있다.

저음의 스케일, 에너지, 그리고 낮은 저역의 확장 내지는 깊이감도 꽤 크고 깊은 편이다. 양감도 크기에 걸맞게 충분한 저음을 선사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양감과 둔중함 또는 제어가 안 되는 부담스러운, 흐트러진 저음과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울리기도 쉽다. 92dB의 감도와 4Ω 수준의 임피던스로 대출력 앰프가 쉽게 들썩거리게 만든다.

엘리시언은 2년에 가까운 개발과 노력, 신개발 스피커 드라이버와 하이엔드 오디오용 부품들, 그리고 새로운 설계 기법의 시도로 중·저가 스피커가 아닌, 전통적인 브리티시 사운드의 명가로서의 와피데일의 명성과 가치를 재정립시켜주는 새로운 와피데일 사운드의 시작이다. 세련된 중·고역과 넓고 입체적인 사운드 스테이지, 브리티시 사운드적 장점을 내세우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음악성이 뛰어난 사운드로, 지금까지 와피데일 스피커들에서 볼 수 없던 하이 퀄러티 사운드의 신세계를 만들어냈다.


가격 1,080만원
구성 3웨이
사용유닛 우퍼(2) 22cm, 미드레인지 15cm, 트위터 AMT 2.7×9cm
재생주파수대역 30Hz-22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40Hz, 3.1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92dB/2.83V/m
권장 앰프 출력 15-250W
크기(WHD) 40.2×118.8×43.2cm
무게 49.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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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3월호 - 5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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