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do GW100
상태바
Grado GW100
  • 이승재 기자
  • 승인 2020.03.10 13:01
  • 2020년 03월호 (572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라도 최초의 블루투스 헤드폰으로 새로운 출발점에 서다

그라도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오디오 제조사로, 뉴욕 브루클린에서 1953년에 시작해 창립자와 그의 조카, 그리고 조카의 아들들, 즉 3대가 대를 이어 회사를 운영해 오고 있으며, 지금도 직접 카트리지와 헤드폰을 일일이 손으로 만들어 오고 있다.

그라도의 헤드폰은 1991년에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오늘날까지 큰 변화 없이 원형을 유지해 오고 있으며, 다른 제조사의 헤드폰에서는 느껴볼 수 없는 독특한 전통의 맛을 지켜 오고 있다. 특히 디자인에서의 변화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헤드 밴드와 헤드 밴드 조절 부분 등은 정말 변화가 없이 그대로 내려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디테일한 부분에서 성능을 높이기 위한 개선은 지속해 왔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뚝심 있는 그라도의 헤드폰이 하루가 다르게 모습이 바뀌는 타사의 헤드폰들보다 더욱 가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내가 구매한 헤드폰이 얼마 지나지 않아 구형이 되어 버리는 것은 참으로 아쉽기 때문이다.

현재 그라도의 헤드폰은 프레스티지, 레퍼런스, 스테이트먼트, 프로페셔널 시리즈 등 여러 라인업이 있는데, 우드 하우징, 메탈 하우징, 플라스틱 하우징으로 크게 특징을 구분할 수 있고, 각각 독특한 개성이 있는 것이 그라도만의 매력이다. 그런데 여기에 새로운 것이 추가되었다. 바로 와이어리스 시리즈가 새롭게 등장했다. 다른 제조사라면 모르겠지만, 이 와이어리스 시리즈의 등장은 그라도라는 브랜드를 생각해 보면 정말 놀랄 만한 일로, 상전벽해라는 비유가 어울릴 만한 사건이다.

현재 와이어리스 시리즈에는 제품이 하나 있는데, 그 제품이 오늘 만날 GW100이라는 모델이다. GW100은 그라도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블루투스 헤드폰으로, 케이블만을 제거한, 타협 없이 그라도의 모든 것을 담아낸 블루투스 헤드폰으로 만들었다. 그러기 위해 많은 시간이 투자되었다고 한다.

GW100은 그라도답게 블루투스 헤드폰도 역시 오픈형으로 만들어졌다. 세계 최초의 오픈형 블루투스 헤드폰이다. 하지만 새로운 디자인의 하우징과 내부 구조를 통해 외부로 소리가 나가는 것을 현저히 감소(최대 60%)시켰다고 한다. 획기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자사의 유선 헤드폰과 동일한 드라이버가 탑재되어 있는데, 미세 조정을 통해 달라진 하우징에 최적화시켰다. 블루투스 버전은 4.2이며 apt-X 코덱을 지원한다. 마이크가 내장되어 있어 통화도 가능하다. 3.5mm 스테레오 잭 유선 연결도 지원한다. 배터리 타임은 최대 15시간이며, 충전은 USB 마이크로 B 단자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어 패드는 도넛형이 아니라 SR60e에 사용된 것과 비슷한 타입이며 WS 쿠션이라는 새로운 명칭이 붙어 있다. 헤드 밴드와 헤드 밴드 조절 부분이 새롭게 디자인되었다. 이 점이 개인적으로 GW100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인데, 그동안 만난 여러 그라도 헤드폰 모두 이 부분은 항상 동일했기 때문이다.

GW100은 그야말로 변화의 그라도이다. 보수적인 그라도에서 블루투스를 적극 수용한 것도 이채롭지만, 이 새로운 포맷에 담아낸 사운드는 더더욱 놀라게 된다. 퀄러티는 기대 이상이다. 블루투스 제품이니만큼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는 더욱 야생마스러운 그라도일 것이라 막연히 생각했는데, 실제 사운드를 들어 보니 오히려 굉장히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뉘앙스로 소리를 표현해 낸다. 날카롭고 각 잡힌 그라도와는 또 다른 매력인데, 오히려 요즘 트렌드에 잘 부합되는 사운드라는 생각이다. 물론 특정 곡들에서는 특유의 호탕함이 문뜩 터져 나오기도 하지만, 음의 중심은 자연스러운 밸런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라도 특유의 과감함이 그리워지기도 하지만,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사운드를 담아내고 있기에 좀더 많은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라도하면 생각나던 록·메탈 넘버보다는 어쿠스틱 음원과 재즈 음원을 더 많이 듣게 하는 여유를 보여 준다. 들으면 들을수록, 그라도가 이 제품에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라도 특유의 풍성한 저음과 한층 더 자연스럽게 튜닝된 음의 밸런스, 그리고 고 퀄러티의 블루투스 탑재까지, 그야말로 강렬한 무기를 가지고 완성된 제품이다.


가격 36만원  
구성 오픈형  
주파수 응답 20Hz-20kHz
감도 99.8dB  
임피던스 32Ω
배터리 시간 대략 15시간  
블루투스 지원(Ver4.2, apt-X)

572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0년 03월호 - 572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