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zma Stabi R
상태바
Kuzma Stabi R
  • 장현태
  • 승인 2020.02.12 15:35
  • 2020년 02월호 (571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쿠즈마의 저력이 느껴지는 탁월한 확장성의 턴테이블

쿠즈마는 1982년에 프란츠 쿠즈마가 설립한 슬로베니아의 브랜드로, 35년 넘게 턴테이블과 그와 관련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오랜 세월 특성화된 아이템에 집중한 만큼 동사는 오랜 노하우가 제품에 반영된 특별함이 있다. 특히 동사의 모델 중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제품으로 스타비 XL을 손꼽을 수 있는데, 독특한 디자인과 화려한 황동 컬러가 인상적인 모델로, 안정성이 뛰어난 플래터의 움직임과 VTA의 중요성을 강조한 모델로 기억하고 있다. 이 밖에도 XL AIR, 스타비 Ref, 스타비 S 등 기억할 만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리뷰에서 소개할 모델은 가장 최신 모델에 속하는 스타비 R을 다루어 보고자 한다. 스타비 R의 가장 핵심은 다양한 옵션을 갖춘 제품 콘셉트인데, 메인 플래터 주변으로 최대 4개의 톤암을 사용할 수 있으며, 다양한 색상과 목재 케이스를 별도로 선택할 수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제품의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우선, 베이스는 알루미늄 주물로 견고하게 제작되었으며, 사이즈는 크지 않지만 무게는 36kg로 크기에 비해 상당히 무겁다. 특히 전용 사이드 암 윙과 암 홀더 등을 이용해 다양하게 암을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이번 리뷰 제품은 오른쪽 암 윙이 장착된 버전으로, 오른쪽에 기본적인 9인치 암을 장착하고 있는데, 톤암은 12인치까지도 장착 가능하다. 아마도 스타비 R의 매력은 이런 자유로운 조합이 가능한 DIY적인 요소를 지닌 점일 것이다.

다음으로 속도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싱글 DC 모터를 사용하고 있으며, 내부에 전원 보드를 장착해 파워 케이블을 바로 연결하도록 했다. 스타트 버튼과 속도 조절 버튼의 클릭감이 좋고, DC 모터 구동의 빠르고 정확한 회전이 맘에 든다. 플래터를 받쳐 주는 내부 서브 플래터는 독특하게 삼각뿔 모양으로 설계되어 8kg의 하중을 가진 두꺼운 플래터를 안정적으로 받쳐 주고 있으며, 청색의 특수 벨트를 사용해 모터와 연동하고 있다. 트러스트 베어링 내의 마찰과 소음을 최소화하도록 인버티드 루비 볼 베어링과 특수한 복합 소재가 적용되었으며, 전용 오일을 통해 윤활 및 베어링 내 진동 감쇠를 돕고 있다.

이제 플래터를 살펴보자. 스타비 R에 적용된 플래터의 경우 안정성을 추구한 견고한 구조로 되어 있는데, 진동을 최소화하고 바이닐의 사운드 재생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래·위 알루미늄 사이에 아크릴을 적용한 샌드위치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현재 모든 모델에서 볼 수 있는 알루미늄과 아크릴의 샌드위치 구조 형상을 갖춘 이 플래터는 1990년 스타비 레퍼런스에 적용한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발전되었는데, 스타비 R에 적용된 플래터는 무게만 8kg이다. 플래터 회전 시 중앙 아크릴 사이로 보이는 투명함은 독특한 시각적인 효과도 가져온다.

마지막으로 쿠즈마의 기술이 돋보이는 톤암을 살펴보면, 이번 리뷰 제품에 장착된 톤암의 경우는 9인치 길이의 4포인트 9가 장착되었다. 4포인트 9 톤암의 핵심은 독특한 4 포인트 베어링이며, 상하 수직 움직임을 제어하는 2 포인트 세트와 함께 좌우 수평 움직임을 제어하는 2 포인트 세트를 통해 어떤 방향의 움직임에서도 유동적이고, 최소 진동과 회절을 통해 톤암의 움직임을 최적으로 잡아 주고 있다. 암 형상은 기본적으로 저역 재생에 탁월한 원뿔형 암 튜브를 사용했고, 사파이어/루비 컵 베어링이 장착되었으며, 밸런스 웨이트, 아지무스 웜 드라이브까지 제법 큼직한 덩어리 느낌으로 제작되었다. 내부 선재는 얇은 은 단선이 적용되어 있고, 케이블 진동에 유연하게 대처했다. 이렇게 톤암까지 장착된 전체적인 외관은 언뜻 보아도 무게감과 안정성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리뷰의 청음은 Jopus Audio 시청실의 표준 세팅으로 진행되었으며, 사용된 카트리지는 Brinkmann EMT-ti 카트리지다. 먼저 보컬 곡으로 샘 스미스의 ‘Too Good at Goodbyes’를 선곡해 보았다. 먼저 공간을 가득 채워 주는 중역의 윤곽이 강조된 보컬을 만날 수 있었으며, 특히 중·저역의 질감 표현과 무게감 있는 사운드를 기반으로 에너지 넘치는 킥 드럼과 베이스의 울림이 돋보였다. 그리고 4포인트 9 톤암은 원뿔형 튜브를 적용한 만큼 저역 재생 능력이 발군이기 때문에 팝 보컬 곡에서 만족도가 높다.

재즈 곡으로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연주로 ‘You Look Good to Me’를 들어 보면 피아노의 명료함과 콘트라베이스의 깊고 간결한 저역 울림, 드럼의 정확한 타격감들의 분별력이 좋았다. 그리고 쿠즈마가 추구하는 사운드의 분별력을 강조한 장점이 잘 드러났다. 이를 통해 트리오의 조화가 이루어 낸 재즈 선율은 무대가 넓지는 않았지만 각 파트들의 포지션이 정확히 전달되어 재즈의 선율을 순발력 있게 전개했다.

대편성 곡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중 3악장 론도 알레그로를 아르투로 베네데티 미켈란젤리의 피아노 협연과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가 지휘하는 빈필의 연주로 선곡해 보았다. 3악장의 웅장한 곡의 분위기를 스타비 R은 부족함 없이 재생했으며, 더욱 만족스러운 부분은, 넓은 스테이지보다는 무대의 깊이를 느끼게 하는 충분한 거리를 통해 라이브 공연의 분위기를 충분히 전달해 준 점이다.

사운드는 과감한 전개보다는 중·저역의 무게감이 있는 무대와 에너지를 간직한 짧은 잔향의 저역이 돋보였다. 그리고 안정적인 플래터의 움직임을 통해 바이닐은 180g 이상의 중량반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했다. 무엇보다 쿠즈마의 스타비 R은 베이스를 중심에 둔 확장형 솔루션을 제공해 다양한 여러 개의 톤암을 한 번에 사용하기에 적합한 모델인 만큼 이를 고려하고 있는 오디오파일에게 한 번쯤 접해 보길 권하고 싶은 모델이다. 그리고 콤팩트하지만 갖출 것들은 모두 갖춘 리틀 자이언트의 위엄을 지니고 있다. 특히 보이는 것 이상의 성능과 옵션으로 무장해 그 이상의 능력을 발휘해 주는 특별한 스타일의 턴테이블로, 쿠즈마의 저력이 잘 반영된 주력 모델이다. 그리고 리뷰하는 동안 사용할수록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만큼 함께할수록 가치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효자 모델이다.


가격 1,060만원, 580만원(Kuzma 4Point 9 톤암)

571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0년 02월호 - 571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