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xman CL-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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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xman CL-1000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0.01.09 14:36
  • 2020년 01월호 (5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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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을 앞둔 럭스만 진공관 앰프 역사의 마스터피스

곧 100년의 역사를 앞둔 일본 하이파이와 하이엔드의 대명사 럭스만이 95년을 기념하여 새로운 플래그십 프리앰프 CL-1000을 발표했다. 새로운 럭셔리 하이엔드 프리앰프로 기획·개발된 CL-1000은 순수한 진공관 앰프로 설계된 컨트롤 프리앰프이자 MM/MC 포노 내장 프리앰프로 지금까지 보여준 럭스만 사운드의 정점을 찍는, 가장 음악적인 사운드를 자랑하는 프리앰프라는 타이틀을 걸고 등장했다. 본래는 지난 2015년 발매된 럭스만 창업 90주년 기념 모델인 MQ-300, 300B 진공관 파워 앰프와 짝을 이루는 플래그십 진공관 프리앰프로, 파워 앰프에 비해 4년 여의 시간을 더한 끝에 등장하게 되었다. 일찍이 작년 4월에 일본 내에서 첫 공개와 더불어 상반기에 발매가 시작되었지만, 해외 수출은 작년 가을부터 시작되어 국내에서도 이제 첫 모습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50주년을 기념하는 프리앰프의 역사 C-1000
럭스만은 종전 후부터 진공관 앰프를 내놓으며, 오디오 시장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SQ-38 같은 진공관 앰프는 진공관 앰프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로 시장에서 레퍼런스처럼 불렸지만, 70년대에 들어서며 오디오 업계는 모두 트랜지스터 시대로 돌아섰다. 럭스만은 대중적인 오디오의 이미지보다는 진보적인 신기술이 담긴, 하이엔드에 걸맞은 새로운 제품 개발을 위해 여러 기획과 시도를 단행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결과물이 영국 출신의 엔지니어, 팀 드 파라비치니의 영입이었다. 일본에서 교과서 위주로 일관된 교육을 받은 일본인 전자공학 엔지니어들과 달리, 영국 출신으로 남다른 아이디어로 남아공에서 하이엔드 및 프로 오디오 기기의 개발과 부품 생산 공장을 운영하던 파라비치니는 럭스만의 의뢰와 제안을 받아들여 일본으로 건너와 70년대 동안 럭스만의 환골탈태를 주도했다. 그의 기술적 영감 덕분에 화려한 변신에 성공한 럭스만은 60년대 내내 일관된 진공관 앰프 업체 이미지를 뒤로하고, 현대 하이엔드 오디오 업체로 거듭날 수 있게 되었는데, 그 정점을 알리는 증거이자 기록이 바로 50주년 기념작으로 탄생된 C-1000 프리앰프와 M-6000 파워 앰프였다.
파라비치니가 만든 50주년 플래그십 앰프는 럭스만의 위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고, 70년대 말 그가 떠난 뒤에도 럭스만 앰프의 기술적 중심이 되어 오늘날의 럭스만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오디오 기기들에 그 기술들이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5년 80주년을 기념하여 내놓은 밀레니엄 플래그십인 럭스만의 C-1000f와 B-1000f는 그러한 럭스만의 역사적 변곡점과 화려한 하이엔드로의 성장을 기념하고 미래를 보여준 결과물로 하이엔드 앰프 시스템으로 럭스만의 지위를 유지시켜주고 있다.
특히 C-1000f에서 개발된 초 하이엔드적 발상의 결과물인 LECUA(Luxman Electric Controlled Ultimate Attenuator) 볼륨 어테뉴에이터는 신호 열화 없이 고순도의 신호 제어를 자랑하는 볼륨 회로이자 부품으로 럭스만 프리앰프의 대표적 아이콘이 되어, 이후 제품의 등급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재가공되어 럭스만 프리앰프들의 볼륨 기술로 사용되고 있다.

진공관 플래그십의 완성 CL-1000
2015년, 럭스만은 창업 90주년을 기념하여 300B 파워 앰프인 MQ-300을 내놓았다. 훌륭한 미음과 저출력임에도 높은 파워로 300B 하이엔드 앰프의 새로운 영역을 보여준 이 앰프는 아쉽게도 짝을 이루는 프리앰프가 없었기 때문에 주로 반도체 모델인 C-900u 프리앰프와 함께 각종 쇼와 데모를 진행했다. 애초에 함께 기획된 진공관 프리앰프의 개발이 별개로 진행되어 페어를 이룬 제품 완성이 되지 못했던 것인데, 결국 4년 여의 시간 끝에 드디어 MQ-300의 파트너가 되는 프리앰프로 CL-1000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이 CL-1000은 럭스만의 역사적인 모델인 C-1000의 계보를 잇는 기념비적인 프리앰프로, 외관 디자인이나 각종 컨트롤 노브 등의 기능적 콘셉트까지도 파라비치니의 오리지널 C-1000의 뒤를 계승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제품 내부는 트랜지스터 설계의 C-1000과 달리, CL-1000은 완전한 진공관 컨트롤 앰프로 전혀 다른 회로 콘셉트와 전례가 없는 새로운 볼륨 컨트롤, 그리고 레트로풍의 역사적 과거를 담아낸 아름다운 디자인 등으로 과거와 현재를 잇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음악적 사운드를 개발해낸 복합적인 특징들을 갖고 있는 프리앰프이자 포노 앰프이다.

신개념 볼륨 회로 기술, LECUTA
CL-1000의 핵심이자 프리앰프의 심장이 되는 볼륨 컨트롤인 LECUTA는 C-1000f에서 개발된 LECUA를 진공관 회로에 맞춰 트랜스포머 제어 방식의 볼륨 회로로 만든, 놀라운 정밀도를 자랑하는 신개념 볼륨 컨트롤 회로이자 부품이다. 밸런스드 방식으로 설계된 앰프에 맞춰 4개의 볼륨이 정확히 제어가 되어야 하는데, 채널 간 정확한 레벨 일치가 되지 않으면 음질 저하와 디스토션이 발생된다.
새로 개발된 LECUTA는 34개의 탭을 지닌 자체 개발 소신호용 트랜스포머를 각각 좌우 채널에 1개씩 사용하고, 이 볼륨용 트랜스포머에 34개의 릴레이를 연결하여 34개 스텝의 접점이 발생되도록 만든 볼륨 부품이다. 앰프 전면에 있는 볼륨 노브는 단지 34개의 릴레이의 온·오프만 일으키는 스위치일 뿐, 오디오 신호와는 무관하다. 즉, 세밀하게, 그리고 정확히 캘리브레이션이 이루어진 스텝들로 볼륨을 조정하는 것은 바로 이 트랜스포머의 탭들이다. 트랜스포머 코어들은 사운드 퀄러티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럭스만은 히타치 금속에서 FINEMET라는 코어 소재를 도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특수한 나노 크리스털 구조로 높은 포화 자기 밀도와 낮은 코어 손실을 자랑하는 이 소재 덕분에 LECUTA 볼륨은 풍윤하면서도 디테일하고, 일체의 타협이나 변색 없는 사운드를 아주 낮은 볼륨에서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엄청난 경도를 지닌 니켈과 철심 소재로 만든 입출력 트랜스포머
트랜스포머들은 전압과 전류의 변환, 그리고 회로 간의 연결 등의 신호 변환 전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진공관 앰프 음질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이다. 그래서 럭스만은 좌우 채널에 대해 각각 개별 전용 출력 트랜스포머를 사용했다. 니켈과 철의 합금으로 만든 초 고경도 코어 소재의 트랜스포머는 출력뿐만 아니라 앰프 입력단에도 출력단과 마찬가지로 좌·우 채널에 각각 분리된 전용 트랜스포머를 사용했다.

JJ 일렉트로닉의 E88CC 이중 3극관 증폭 회로
CL-1000의 진공관 설계는 오랜 시간 동안 진공관 앰프들의 역사에서 얻은 다양한 회로적 교훈들이 투입되었다. 럭스만은 2개 스테이지로 구성된 P-K NF 증폭을 사용했다. 입력 트랜스포머들을 거치면 JJ 일렉트로닉의 E88CC 이중 3극관을 통해 어테뉴에이터 드라이버 앰프가 6dB의 게인을 만들어낸다. 증폭 소자로 E88CC를 선택한 이유는 놀라운 내구성과 대단히 낮은 저 노이즈, 화려한 다이내믹스, 그리고 세밀한 디테일의 선명하게 그려내는 중역을 들려주기 때문이라는 것이 제조사의 설명이다. LECUTA 볼륨 조정 뒤에는 또 하나의 E88CC로 설계된 두 번째 출력 증폭단이 이어지며, 마지막으로는 초 고경도 코어의 출력 트랜스포머가 대미를 장식하는 것으로 CL-1000의 증폭 회로는 마무리된다.
각 앰프 스테이지 간의 연결에는 럭스만이 자체 개발 오일 콘덴서가 커플링 콘덴서로 사용되어 대단히 향상된 음질을 들려준다. 또한 신호 경로 상의 부수적인 회로와 부품들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잠재적인 음질 저하 요인을 없애기 위해 라인 스트레이트 모드를 제공하는데, 이 모드로 동작시키면 톤 컨트롤 회로를 바이패스하여 한층 단순하면서도 힘찬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명료도 개선의 아티큘레이터
CL-1000 개발에서 알 수 있는 럭스만의 자부심 중 하나는 트랜스포머의 자체 개발 및 제작이다. 팀 파라비치니가 과거 럭스만에서 그리고 현재의 EAR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트랜스포머는 음질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CL-1000에서는 유독 트랜스포머로 신호 처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트랜스포머가 음질 저하의 주범이 될 수도 있다. 대개 시간이 오래되면 트랜스포머의 코어에 자기장이 형성되어 코어가 자석처럼 자성을 띠게 된다. 이는 신호 변형을 만들어 음질 저하를 만든다. 따라서 럭스만은 입·출력 트랜스포머에 존재하는 잔류 자기장을 매번 제거하여 항상 새 트랜스포머의 물리적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탈자기 처리 기능을 아예 프리앰프에 탑재했다. 대개 탈자기용 음반이나 액세서리 회로를 앰프의 기능으로 설계하여, CL-1000이 켜질 때마다 탈자기 신호를 재생하여 트랜스포머의 잔류 자기장을 제거하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그것도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탈자기 회로 동작을 위한 아티큘레이터 스위치를 장착하여 수시로 탈자기 동작을 실행할 수 있다. 이름처럼 아티큘레이터를 동작시키면 한층 개선된 신호 전달의 순수성이 고차원적인 수준으로 유지되어 선명도와 투명도가 향상된 사운드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이례적인 수준의 안정성을 자랑하는 전원 회로
CL-1000은 프리앰프로서는 이례적인 수준의 대용량 전원 회로를 준비하여 신호 변화에 따른 전원의 흐름을 항시 안정적 유지가 되도록 전원의 튼실함을 제공한다. 대단히 안정적이며 강력한 전원 회로는 초대형 전원 트랜스포머를 기본으로 하여 각각 분리된 좌·우 채널들용 전용 필터 콘덴서들과 정류 회로가 설계되어 빠른 반응의 다이내믹스와 높은 채널 분리도, 그리고 신뢰 높은 내구성을 보장한다.

럭스만의 커스텀 커패시터
신호의 결합, 회로의 결합을 담당하는 커플링 콘덴서가 음질에 끼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이 때문에, 럭스만은 MQ-300 진공관 앰프를 개발 당시 직접 자체 설계한 럭스만 오일 콘덴서를 CL-1000에도 도입했다. 이 콘덴서 덕분에 풍부하고 윤기가 흐르며 만족스러운 음악 재생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신호 경로 이외의 전원부 및 기타 회로에는 럭스만의 오리지널 전해 콘덴서를 사용하여 작은 크기임에도 대전류를 공급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레트로풍의 클래식한 디자인
C-1000의 디자인에 똑같은 콘셉트로 디자인을 맞춘 CL-1000의 전면 패널 디자인은 고정밀 절삭 가공으로 만든 두꺼운 알루미늄 패널 3장을 합쳐 하나의 육중하면서도 공진을 제거한 패널로 제작했다. C-1000과 같은 노브 배치 및 기구물 설계로 이루어진 알루미늄 패널 뒤에는 앰프를 커버하는 장미목 글로스 마감의 내추럴 월넛 캐비닛을 사용하여 나무와 금속의 대립적 디자인을 통해 우아한 레트로풍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해냈다.

견고한 진동 방지
외부 진동은 진공관 앰프의 동작에 가장 큰 방해 요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럭스만의 엔지니어들은 대단히 단단한 박스의 섀시를 만들고 내부에 버팀 기구물을 더해 견고한 요새와도 같은 섀시를 완성했다. 기판을 끼우고 고정하는 브래킷은 특수 고무 소재로 만든 댐퍼를 통해 연결하여 메인 섀시와 완전히 분리·격리가 되어 있다. 그 결과, 유연하며 미묘한 뉘앙스가 생생하게 살아 있는 음악 재생이 가능해졌다. 또한 육중하고 공진 억제에 대응하는 섀시에 주철로 만든 전용 피트를 장착했다. 이는 섀시의 자체 진동을 분산시키는 밀도의 증가를 가져다준다.

아날로그 재생을 위한 MM/MC 포노 프리앰프
이례적인 수준의 아날로그 재생을 위해, CL-1000은 MM과 MC 카트리지에 대응하는 오디오파일 등급의 포노 프리앰프를 제공한다. 앰프 뒷면에 있는 6개의 선택 스위치로 임피던스와 커패시턴스를 카트리지에 맞춰 최적화시킬 수 있다.

이처럼 CL-1000은 럭스만이 지난 100년 가까이 일궈낸, 그리고 새롭게 만들어낸 오디오의 역사적 발자취들을 총집결시켜, 진공관 회로 기반으로 럭스만의 다음 하이엔드 시대를 여는 새로운 레퍼런스를 완성해냈다. 단순히 럭스만의 플래그십이기에 또는 고급 진공관 프리앰프이기에 라는 수식어가 아닌, 럭스만이라는 이름으로 들려주는 새로운 차원의 하이엔드 사운드가 지금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가격 2,350만원
사용 진공관 E88CC×6
아날로그 입력 RCA×4, XLR×1
아날로그 출력 RCA×2, XLR×2
주파수 특성 6Hz-140kHz(±3dB)
입력 임피던스 90㏀(RCA), 70㏀(XLR)
출력 임피던스 1㏀
입력 감도 180mV
S/N비 114dB
크기(WHD) 46×16.6×45.4cm
무게 24.4kg

57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0년 01월호 - 5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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