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a Acoustics Reference Model B Pr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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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a Acoustics Reference Model B Prima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9.12.12 16:06
  • 2019년 12월호 (56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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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팩트하게 즐기는 혼 스피커의 매력

혼타입 스피커에 대한 동경은 비단 필자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디오의 종착역이 혼 스피커와 3극관 진공관 앰프라고 믿는 분들이 한둘이 아니며, 실제로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 쇼에 가보면 적잖은 혼 스피커를 만날 수 있다. 아날로그 르네상스에 맞물려서, 조용히 그러나 확고하게 이런 타입의 스피커들이 여러 나라에서 선보이고 있다. 제2의 전성기가 시작되지 않는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실제로 애호가의 입장에서 혼 스피커는 꼭 거쳐야 하는 통과 의례에 속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든, 혹은 좋아하지 않든. 그러나 저 흉물스러운 혼의 형상이라든가, 과거 지향적인 디자인, 부담스러운 사이즈 등 문제점이 한둘이 아니다. 정말 제대로 혼을 즐겨보려면 어느 정도의 공간은 필수다. 혼을 위해 창고를 짓거나, 집을 개조하는 등, 열혈 애호가들이 한둘이 아닌 걸 보면 확실히 이런 스피커는 뭔가 종교적인 측면도 갖고 있다. 재즈를 주력으로 삼는 내게 혼 스피커는 숙명이고, 결코 피해갈 수 없다. 그러나 이 좁은 공간은 대체 어쩌란 말이냐?

이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카스타 어쿠스틱스에서 정말 요긴한 혼 타입 스피커를 내놨다. 이름 하여 모델 B 프리마. 즉, 모델 B를 개량한 모델이다. 나는 이보다 형뻘인 모델 C와 친숙하다. 이미 여러 차례 리뷰도 했고, 다양한 앰프와 물려 보기도 했다. 일단 제대로 임자를 만나면, 대역이 넓고, 일그러짐이 없는, 매우 싱싱한 음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이런 맛에 혼을 듣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역시 사이즈가 문제. 우리네 주거 환경에서는 다소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 이 모델을 현실화한 것이 바로 본 기, 모델 B 프리마인 것이다.

놀랍게도 본 기는 본격적인 3웨이 타입이다. 2웨이로도 구축하기 힘든 상황에서, 제대로 정공법으로 공략한 것이다. 단, 면적의 제한 때문에, 중역용 혼의 경우 가로가 아닌 세로 배치가 눈에 띈다. 사실 가로로 했으면 사이즈가 매우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일종의 홀쭉한 톨보이 타입을 지향한 디자인 콘셉트에 따라 이런 과감한 레이아웃이 이뤄진 것이다. 맨 아래에 배치된 우퍼는 고작 8인치 구경이다. 약간 섭섭하다. 하지만 역시 본 기의 사이즈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역의 리스폰스가 35Hz까지 내려간다는 점은 무척 고무적이다. 본격파 3웨이 타입이기 때문에 가능한 대역이라 하겠다. 한편 고역은 20kHz까지 양호하게 뻗는다. 과거 혼 타입들이 17kHz 부근에서 멈췄던 것을 생각하면, 이 역시 칭찬할 만하다. 여기서 트위터와 미드레인지는 공히 1인치 구경의 진동판을 쓰고 있다. 단, 일체 컴프레션 없이 쭉 뻗는 특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 부분이 과연 혼답다.

기본적으로 8Ω짜리 제품인 만큼, 앰프 선정도 별로 까다롭지 않다. 대략 20W면 충분히 구동이 된다. 이런 사이즈의 일반 콘형 스피커가 최소 50W 이상의 출력을 요구하는 점에 비춰볼 때, 이 부분은 상당한 이점이다.

아무튼 그간 많은 시청에서 만난 모델 C에 대한 동경을 이제 더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 기가 갖는 장점은 한둘이 아니다. 혼 스피커에 대한 궁금증이나 로망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기본적으로 해상력이 좋고, 밸런스가 뛰어나며, 재즈나 록뿐 아니라 클래식에서도 빼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어서, 그냥 혼은 재즈용이다, 라고 믿는 분들에게도 한 방 단단히 먹일 제품이다. 이 점은 보증한다.

본 시청에서 일렉트로닉스는 노르마 오디오의 제품으로 정했다. 레보 DS-1 CDP에다가 레보 SC-2 LN 프리앰프, 레보 PA-150 파워 앰프를 매칭했다. 노르마 오디오 특유의 고급스러운 질감이 당연히 잘 살아나고 있다. 첫 곡은 쿠벨릭 지휘,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 1악장. 일단 사이즈를 뛰어넘는 스케일에 놀랐다. 모델 C가 부럽지 않은 순간이다. 시원시원하고 호방하게 음을 내뱉는 대목에서 혼 타입의 강점이 잘 살아 있고, 그 한편으로 각 악기의 질감이나 존재감도 빼어나게 다가온다. 기본적으로 미음이다. 정말 아름답게 오케스트라를 재현하고 있다.

이어서 소니 롤린스의 ‘St. Thomas’. 정말 땀 냄새가 물씬 풍긴다. 기백이 좋고, 파워풀하다. 음 하나하나가 꿈틀거리면서 약동한다. 그 뜨거운 에너지가 여축 없이 이쪽으로 쏟아진다. 묵은 체증이 한꺼번에 풀리는 듯하다. 역시 재즈, 그것도 모던 재즈의 뉘앙스나 느낌을 제대로 소화하려면 혼이 아니면 안 된다.

마지막으로 에릭 클랩튼과 비비 킹이 함께 한 ‘Key to The Highway’. 둘 다 어쿠스틱 기타로 배틀을 벌이고 있는데, 서로 대조적인 스타일이라 듣는 맛이 각별하다. 구성진 킹의 보컬은 다소 텁텁한 에릭과 대비가 되고, 주고받는 솔로의 깊이는 역시 내공만점의 고수들답다. 혼이기는 하지만, 음장도 잘 드러내서 각 악기의 존재가 정확하게 파악된다. 확실히 진일보한 테크놀로지로 무장한 제품이라는 인상이다.


가격 980만원
우퍼 크기 20.3cm
재생주파수대역 35Hz-2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650Hz, 8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4dB/W/m
크기(WHD) 38×101×34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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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9년 12월호 - 5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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