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과 과자, 아이스크림 CM송으로 이른바 대박을 만들어 낸 김도향이 정말 오랜만에 앨범을 만들었다. 그는 이 음반을 새로운 음악 여행의 시작이라 말하고는 ‘마지막 앨범’이라는 모순되는 말을 했다. 어느 말이 이 진짜일지 모르지만, 11곡 모두 자작곡에 노래까지 하는, 가요로는 최고령 싱어송라이터 앨범인 듯하다. 70대 중반의 나이, 김도향의 이른바 실버 세대의 감성이 녹은 가사가 11곡 모두에 담겨 있다. 일찌감치 ‘바보처럼 살았군요’가 성공을 했고 무엇보다 아직까지 불리는 과자류 CM송으로 상업적인 성공을 만들어 냈다. 심지어는 과자가 단종되어도 CM송은 계속 불리는 것도 많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런 성공 때문에 김도향의 음악적 평가가 오히려 절하된 듯하다. 어덜트 컨템포러리 재즈풍으로 전개되는 멋진 곡이 간간이 나오면서 진가를 보여 주었지만, 대중에 각인시키기에는 그 빈도가 너무 낮았다. 아무튼 이번 <Inside> 앨범에는 2005에 발표된 전작 <Breath>에서 들려준 중년의 감성과는 다른 노년의 감성이 있고, 품격 있는 세션 스윗피플의 연주가 성인가요로의 품위를 한 단계 올려 주었다. 아직은 실버라고 부르기에는 여유가 있는 필자의 어린 나이 탓에, 솔직히 공감이 팍 와닿지 않지만, 여전히 까랑까랑한 김도향의 목소리가 힘 있게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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