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audio L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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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audio Lumi
  • 김남
  • 승인 2019.11.08 15:31
  • 2019년 11월호 (56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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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핀란드의 풍경이 떠오르는 순백의 향기

펜오디오의 스피커가 국내에 처음 들어왔을 때 다소 특이한 인클로저를 보면서 당시 시청하던 평론가 한 분이 대나무를 잘게 잘라서 접착한 것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노출되어 있는 자작나무 적층 합판의 단면이 그때까지만 해도 생소했던 탓이다. 어찌된 일인지 당시 수입상 직원도 그런 것 같다고 맞장구치는 바람에 들으면서 대나무 인클로저도 상당히 좋구나, 그런 호평이 이어졌다. 상당히 오래전 일이다.

핀란드의 스피커 메이커인 펜오디오는 1999년에 소개한 첫 제품 이후 2웨이의 콤팩트한 사이즈 제품을 집중 출시했는데, 지금은 다소 덩치가 큰 제품도 있지만 역시 2웨이 소형기가 주력이며 펜오디오는 이제 북구의 소형기를 대표하는 이름이 되었다. 그리고 대부분 자작나무 합판을 가공해 인클로저를 만들어 왔고, 이제는 고급 자작나무 인클로저라면 펜오디오를 떠올릴 정도로 유명해졌다.

시청기는 동사의 최신 버전으로, 루미(Lumi)라는 모델명은 ‘Snow’라는 뜻이다. 차고 청량하며 단단하기 짝이 없는 외형, 그런 데서 들려주는 소리의 특성들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이름 같다. 이렇게 명칭이 심플할뿐더러 외관도 심플하고, 인클로저의 형상이나 유닛 배치도 심플하다. 그러나 이런 선입견을 깔고서라도 나오는 울림은 그야말로 북구 대륙의 눈이 연상될 정도로 순백의 향기가 넘친다.

소형기이기 때문에 양질의 스탠드는 필수고 설치에도 신경을 써야 하지만 30W 이상의 출력을 내는 앰프라면 쉽게 울릴 수 있으니 미덕이다. 소형기이면서도 감도가 80dB 근처에 머물러 사용자들의 등골을 휘게 하는 제품도 많았지만 사용하기 까다로운 그런 소형기들은 상당수 도태되었다. 요즘의 소형기들은 사용이 결코 어렵지 않다.

유닛 구성을 보면, 미드·베이스는 노르웨이의 시어스에 특주한 새로운 제품을 썼는데, CURV 우븐 콘, 코퍼 링과 메탈 블렛, 엑셀 모터 시스템이 적용된 드라이버이며 트위터와 완벽하게 어울리는 것이 특징이다. 25mm의 소프트 돔 트위터도 마찬가지로 시어스의 엑셀 라인업이며 다른 유닛보다도 단가가 훨씬 높은 현 수준 최고가에 속하는 고가의 부품이다. 이 트위터는 흔한 금속 진동판의 트위터가 아니라 섬유 재질 제품이다. 이런 트위터는 제작비가 금속제에 비해 곱절 이상 들어가기 마련이다.

금속 트위터는 강하고 다소 자극적인 음도 재생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는 반면 자칫하면 다소 경직된 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청각을 피곤하게 만들고, 앰프의 능력이 취약할 경우에는 전형적인 뻣뻣하고 까칠한 음이 될 수 있으며, 중음이나 고음의 끝 부분에 미약하게나마 차갑고 까칠한 느낌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는 약점도 있다. 이런 점들이 섬유 재질의 트위터가 만들어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들 유닛의 조합으로 착색이 더 적고 더 평탄한 소리로 완성도가 높아졌고, 중·고음에서 번짐이 적으며 저음에서는 좀더 힘이 실린 단단함이 특징이라는 외지의 시청평이 있다.

문도르프 커패시터가 포함된 네트워크 역시 특별한데, 크고 복잡할수록 고급기라는 인식이 강한데 반해 시청기는 역발상으로 심플한 설계를 택했다. 네트워크 자체가 없는 풀레인지 등에서 소리의 자연스러움, 솔직함 등이 더 두드러지기 마련인데, 시청기는 그 점을 이용, 심플한 설계에 도전한 것 같다.

인클로저는 단순히 자작나무 접합체로만 생각했으나 살펴보면 그것이 아니다. 통 접합목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 아니며 전후좌우의 두께를 모두 달리해서 정밀하게 통 울림의 조정을 거쳤다. 이 연구는 이미 하베스 등의 메이커가 시작한 것이지만 이제 그 효과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진 탓이라 적용하는 제품이 많은 편. 모두 핸드 메이드로 소개되어 있는데 잘 살펴봐도 만듦새의 정밀함이 한눈에 드러난다.

시청기는 소형기의 전형이지만 대역폭 36Hz-25kHz라는 소형기로는 상당히 양호한 스펙을 갖췄고, 3-4평의 보통 아파트 공간뿐 아니라 10평 정도의 공간에서도 충분히 울릴 수 있다는 전제가 있는데, 실제 그 정도의 공간에서 울려 보니 협소한 소리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시청기를 출력 12W의 유니슨 리서치의 인티앰프 심플리 이탈리아로 연결했다. 권장 앰프 출력이 30W 이상이라고 되어 있지만, 진공관 앰프이기 때문에 도전해 본 것이다(이번 호 시청기 참조). 어디까지나 이 앰프와의 매칭에서 들려주는 사운드의 특징은 약간 조임새가 있는 청량감이 으뜸이다. 당연히 모든 음은 찰기와 끈기가 기분 좋게 가미되며 해상력 역시 최고. 매칭 앰프가 싱글이지만 다소 두께가 있다는 것이 쉽게 감지된다. 이런 특장점이 있기 때문에 모니터처럼 정밀하고 깨끗하게 소리를 듣고자 하는 분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것 같다. 이 정도 사이즈에서 들을 수 있는 중음의 표현력은 분명 비슷한 그레이드의 스피커들 중에서 가장 섬세하고 고급스러운 촉감이 될 것이다. 깊게 침투해 들어가는 소리의 쾌감, 해맑음, 강렬한 인상의 제품이다.


가격 42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4.5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36Hz-25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5,500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6dB/2.83V/m
권장 앰프 출력 30W 이상
크기(WHD) 18×30×32.5cm
무게 7.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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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9년 11월호 - 5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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