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ac BS312 Jubi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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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ac BS312 Jubilee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19.10.08 17:43
  • 2019년 10월호 (56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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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락 300 시리즈의 25주년을 기념하다

미국의 매지코나 YG 어쿠스틱스 같은 브랜드들이 알루미늄 인클로저와 하이테크 설계를 주무기로 하이엔드 스피커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엘락은 이미 90년대 중반부터 풀 알루미늄 인클로저의 스피커를 독일에서 만들고 있었다. 제품의 이니셜 문자는 몇 차례 바뀌었지만, 305, 310, 312로 이어지는 300 시리즈 스피커는 통 알루미늄 캐비닛과 페이퍼 베이스 위에 알루미늄 포일을 샌드위치 접합시킨 진동판 소재의 우퍼로 스피커 크기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수준의 양감과 다이내믹스, 그리고 스피드를 자랑하는 저음으로 단번에 시장을 평정했다. 여기에 AMT 방식의 엘락 전매특허인 JET 트위터는 은은하고 명징하면서도 메탈릭하지 않은 유려하며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만들어냈고, 이를 통해 엘락은 알루미늄 북셀프 스피커로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되었다. 리뷰 모델인 BS312 주빌리(Jubilee)는 그러한 300 시리즈의 CL305에서 시작된 25년 역사를 기념하는 애니버서리 모델이다.

표준 모델인 BS312가 발표된 것은 지난 2013년의 일로 벌써 7년째이다. 좋은 의미에서 스테디셀러이자 롱셀러 모델인 이 스피커는 제작자이자 엘락의 엔지니어링 총 책임자인 롤프 얀케도 ‘바꿀 만한 요소가 없기에 신제품을 내놓을 일이 없다’고 했다. 이미 JET 트위터는 엘락 최고 등급 JET 5이며, 미드·베이스 드라이버인 4.5인치의 크리스털 멤브레인 유닛도 엘락 내에서는 최상위 등급의 드라이버이다. 대개 25주년 정도의 기념작이면 마케팅을 가장한 화려한 버전업을 시도할 만하지만, 엘락은 기념작 또한 정공법을 취했다. 오리지널 모델의 모든 것을 그대로 두고(단, 4.5인치 드라이버의 색상은 25주년이 실버 주빌리라는 단어인 만큼 블랙에서 실버로 바뀌었다), 내부 케이블과 크로스오버의 콘덴서, 그리고 스피커 케이블 연결용 바인딩 포스트, 딱 3개의 부품만 교체했다. 대신 플래그십 콘센트로를 비롯하여 모든 고가 라인들을 설계한 롤프 얀케 본인이 직접 부품 교체를 통한 튜닝 작업을 했고, 오리지널 모델보다 늘어난 제작비로 음질적 완벽성을 한층 높이는 시도를 했다. 특별 튜닝과 제조 후 일일이 제작자가 직접 퀄러티 체크 후 성능 통과된 모델에만 ‘Jubilee’라는 단어, 그리고 자신의 사인이 들어간 명판 패널을 붙여 출하시키는 것이 바로 25주년 모델인 BS312 주빌리이다. 이를 통해 딱 500개, 250조 한정 생산으로 마무리되었으며, 국내에도 그중 일부 수량만 한정 판매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테스트에는 크렐의 K-300i 인티앰프를 사용하고, 스트리밍은 룬 레디 기능을 이용하여 타이달 서비스를 사용했다. 가장 큰 특징이라면 역시 저음이다. 큰 플로어스탠더에 비하면 양감이나 깊이감은 한계가 있지만, 북셀프 스피커로서, 그리고 엘락의 300 시리즈 스피커로서는 북셀프스럽지 않은, 아주 만족할 만한 저음을 들려준다. 특히 저음이 빠르다는 점은 강력한 장점이다. 정말로 저음의 리듬이 중요한 음악들을 들어보면 딱히 흠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한 저음을 들려준다. 특히 인위적인 에지감이 없는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저음으로 적재적소의 리듬 구현을 정확히 그려낸다. 5인치도 채 되지 않는 우퍼에서 저런 저음이 나온다는 점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덕분에 중·고역과의 밸런스까지 대단히 이상적이다. 매끄럽고 부드러운 중역과 JET 5 트위터의 전매특허인 금속성의 자극감이 없는, 실버 톤의 부드럽고 매끄러운 질감이 멋지게 살아 있는 사운드로 유려한 음악적 감흥을 선사한다. 커트 엘링 같은 남성 재즈 보컬의 목구멍 깊숙이 끌어당기는 음은 이 스피커의 장점을 가장 잘 들려주는 부분이다. 거친 쇳소리나 흉성의 변질 없이 자연스럽게 들려주는 남성 보컬의 낮은 중역의 사운드는 이 가격의 스피커들에서 절대 들을 수 없는 사운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프레야 라이딩스 같은 여성 보컬에서도 절대 거친 치찰음이나 쇳소리 없는 자연스럽고 듣기 편안한 보컬을 윤기 있게 그려냈다.

어쿠스틱한 악기들도 마찬가지다. 뮤지카 누다가 부른 ‘Fever’에서 베이스의 탄력과 리듬은 아주 정확히, 아주 선명히 재현되며, 기타와 하모니카 또한 명료하고 깨끗한 사운드로 보컬의 뒤를 받쳐주는데, 노이즈 플로어가 내려간 듯한 깨끗하고 선명한 사운드로 매끄러운 보컬과 악기의 사운드를 정말 듣기 좋게 들려준다.

엘락의 강점이자 최대 무기인 300 시리즈의 25주년 특별판은 25년 역사에 빛나는, 이 작은 알루미늄 스피커의 가치를 완벽히 다 쏟아내어 만든 결과물이다. 제작자가 사인으로 보증할 만큼 사운드는 고급스러움이 더해졌고, 새롭게 튜닝된 사운드의 음악적 감흥과 자연스러우며 매끄러운 질감 표현, 그리고 깨끗하고 명징한 사운드는 음악적으로나 하이파이적으로나 가격을 잊게 만든다. 약간의 손장난으로 스페셜 에디션을 내세우는 무늬만 특별한 스피커들이 많지만, 엘락의 25주년 300 시리즈는 충분히 기념할 만한 가치가 넘치는 정말 특별한 스피커이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320만원
구성 2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1.5cm AS-XR Jubilee, 트위터 JET 5
재생주파수대역 42Hz-5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3200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7dB/2.83V/m
크기(WHD) 12.3×20.8×28.2cm
무게 7.2kg

567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9년 10월호 - 5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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