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gers LS3/5a Classic 15 O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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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gers LS3/5a Classic 15 Ohm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19.10.07 11:18
  • 2019년 09월호 (56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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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복원으로 부활한 BBC 모니터의 전설

BBC가 개발하고, 영국의 스피커 제조업체들이 라이선스로 생산·판매했던 소형 모니터 스피커 LS3/5a가 부활했다. 재생산이 아닌 부활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유닛에서부터 크로스오버까지 오리지널 사양 그대로 완벽하게 복원하여 스피커를 새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그 주인공이 세계 최고이자 최대 LS3/5a 생산을 자랑했던 로저스이기 때문이다.

1998년 이후 생산 거점을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로저스는 중국제 스피커로 인식되어 시장에서 지위를 잃고 잊혀졌지만, 최근에 로저스는 다시 영국에 스피커 공장을 설립하고, 로저스 스피커의 생산을 준비했다. 단순히 로저스라는 이름과 생산 시설만 만든 것이 아니라, 스피커 설계 및 개발을 위해 90년대 중반까지 영국에서 로저스의 마지막을 책임졌던 엔지니어 앤디 위틀(Andy Whittle)을 불러들였다. 그는 얼마 남지 않은 로저스의 엔지니어로 실제 로저스 스피커의 개발과 생산을 책임졌던 인물이다. 그 누구보다 LS 시리즈 스피커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인물로 이번 LS3/5a를 시작으로 로저스의 BBC 모니터들의 부활 작업을 이끌고 있다. 

2018년, 앤디의 합류로 로저스는 다시 LS3/5a를 내놓게 되었다. 로저스 창립 70주년을 기념하는 모델로 LS3/5a 70주년 애니버서리가 그 시작점이다. 70주년을 맞이하여 생산된 LS3/5a는 중국에서 만들었던 로저스 스피커들과는 완전히 다른, BBC 오리지널을 완벽하게 복원 및 재개발하여 만든 모델이다. 발매와 더불어 완판이 이루어진 70주년 기념 모델은 2차례에 걸친 추가 생산을 통해 210조가 생산된 뒤, 제작이 완료되었다. 그리고 70주년 개발을 위해 완벽히 복원해낸 모든 기술과 소재·부품들은 다시 로저스 스피커가 시작되는 완벽한 출발점이 되었다.

앤디 위틀은 영국 로저스의 마지막까지 책임졌던 인물로 누구보다도 LS3/5a 드라이버, 크로스오버, 그리고 캐비닛과 제작 방법 전체를 꿰뚫고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LS3/5a의 재발매를 위해 그는 세계 여러 부품 업체 및 제조 공장을 찾아, 오리지널 LS3/5a에서 사용된 미드·베이스 유닛의 벡스트린과 마일러 콘지 소재를 찾아 공급처를 확보하고, 직접 영국 공장에서 드라이버들을 제작·생산하여 완벽히 복원된 미드·베이스와 트위터를 탄생시켰다. 크로스오버도 마찬가지로 오리지널을 복원해내고, 부품은 과거보다 훨씬 현대적인 고급 부품들을 적용했다. 캐비닛도 오리지널과 같이 활엽수 소재의 경도가 높은 목재를 사용하고, 두께도 오리지널과 같은 12mm 두께의 목재를 사용했다. 단순히 두께와 소재만 오리지널을 따른 것이 아니다. 캐비닛 제조 과정도 오리지널과 마찬가지로 나무용 나사를 사용하여 전면 배플을 캐비닛이 아니라 내부 보강목 소재에 고정시키는 등의 제조 공법 및 제조상의 디테일들 모두 오리지널 방식을 따르고 있다.

테스트에는 루민의 T2를 소스로, 앰프는 마스터 사운드의 300B 인티앰프를 사용했다. 40여 년 된 과거의 역사적 모델이긴 하지만 과연 오늘날의 스피커들과 비교될 만한 음질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새로 부활한 이 작은 스피커는 왜 LS3/5a인지를 직접 사운드로 증명했다. 명료하고 또렷한 음상과 음색 구분, 그리고 진하고 선명하면서도 다채로운 음색의 보컬들 모두 고유의 음색 그대로 들려주었다. 전체적으로는 약간 밝고 선명한 톤으로 모니터 스피커다운 성향을 보여주는데, 부드럽고 모호하게 끝을 둥글게 꺾거나 음영을 입혀 감상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는 등의 컬러링 현상이 하나도 없다. 확실히 모니터 스피커다운 사운드로 군더더기 없는 명료함과 깨끗하고 투명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대편성 관현악도 일부 저음 부분만 제외하면 무대는 크고 입체적으로 멋지게 그려줄 뿐만 아니라 그 속에 다양한 이벤트들을 하나하나의 레이어들로 분리하여 들려주는 꽤나 놀라운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멋진 디테일과 뛰어난 명료도, 선명함으로 또렷한 포커싱과 입체적인 무대를 훌륭히 들려주었다. 50년 전에 이런 스피커를 만들었다고 믿기 어려운 수준이다. LS3/5a는 녹음 현장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한 투명한 공간과 자연스러운 잔향, 울림으로 현장감과 입체감 넘치는 사운드를 펼쳐놓고 그 위에 보컬이나 각종 악기의 연주들을 선이 뚜렷한 선명함으로 그려냈다.

로저스의 LS3/5a Classic 15 Ohm은 긴 이름처럼, 긴 역사에 걸쳐, 긴 생명력으로 자리를 유지해왔으며, 다시 한 번 부활의 날개를 펼쳐 또 다른, 그리고 새로운 LS3/5a의 시대를 시작했다. 로저스와 마찬가지로 다시 만들어지는 몇몇 LS3/5a들이 있긴 하지만, 현재 오리지널의 완벽한 부활로 인정받는 것은 팔콘과 더불어 로저스의 이 스피커가 유일하다. 무엇보다도 최초이자 가장 많은 양을 전 세계에 쏟아냈고, BBC 엔지니어들이 인정한 공식 LS3/5a의 주인공인 로저스가 만든 스피커라는 점이 이 스피커에 다시 손길을 가게 만든다. 오리지널의 장점을 완벽하게 되살려냈을 뿐만 아니라, 현대화되고 더 고급스러운 부품들, 특히 스피커 단자 하나까지 일일이 테스트하여 오리지널의 사운드와 한층 개선된 음을 얻어내려는 튜닝 노력으로 과거의 전통과 현대의 진화를 동시에 이루어냈다.

모니터 스피커로서의 객관성, 정확성, 선명도, 디테일, 투명함, 입체적 무대와 음색의 구분 등 기본 덕목을 완벽히 소화하면서 현대 스피커들이 지닌 더 세련된 입자감과 포커싱이 뛰어난 더 입체적인 사운드 재생 능력은 분명 오리지널의 장점을 더 고급스럽게 개선했다.

이 역사적인 스피커의 부활은 충분히 박수쳐 줄 만하며, 개인적으로도 별도의 시스템으로 이 스피커를 구입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기 쉽지 않았다. 여유가 된다면 꼭 구매하고 싶은, 오디오 역사상 하나의 아이콘과 같은 스피커의 등장에 박수를 보낸다. 꼭 한 번 경험해 보시길 권한다.


수입원 태인기기 (02)971-8241
가격 450만원(월넛), 480만원(로즈우드)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 11cm 벡스트린 콘, 트위터 1.9cm 마일러 돔
재생주파수대역 80Hz-2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kHz
임피던스 15Ω
출력음압레벨 82.5dB/W/m
권장 앰프 출력 30-80W
크기(WHD) 19×30.5×16.5cm
무게 4.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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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9년 09월호 - 5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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