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log Essay - 오디오 평론가 김기인의 아날로그 기행•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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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og Essay - 오디오 평론가 김기인의 아날로그 기행•152
  • 김기인
  • 승인 2019.10.02 13:18
  • 2019년 09월호 (56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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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에츠 우루시 와지마(Koetsu Urushi Wajima) 스테레오 & 모노 카트리지

 

그동안 국내에 수많은 고에츠 카트리지가 유통되고 소개되었지만, 최근의 경향은 스테레오에서 모노의 특수 사양으로의 주문이 많아졌다고 한다. 물론 과거 스가노 요시아키 시절에도 애호가들의 주문 사양에 의한 모노 카트리지가 존재했지만 당시에는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이유인즉슨 모노 카트리지의 수요가 적어 오히려 스테레오 카트리지보다 가격이 비싼 모노 카트리지에 과연 이렇게 투자해도 될까 하는 회의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필자가 사용해 본 고에츠 모노 카트리지는 블루 타이거 아이즈로 당시 오닉스 플래티넘보다도 비싸 1만 달러가 훨씬 넘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이제 달라졌다. 더 고급화된 사양으로 모노를 즐기려고 하는 마니아층이 두터워졌다. 모노 음반을 스테레오로 재생하는 것과 전문 모노 카트리지로 재생하는 것은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음질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스테레오 음반은 스테레오 카트리지로 모노 음반은 전용 모노 카트리지로 재생해야만 그 음반의 진가가 나타난다. 특히 모노 음반을 모노 카트리지로 재생하면 정위감이나 노이즈 면에서 대단히 우세한데, 한 번 사용해 본 마니아라면 그 음결을 잊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어서 결국 모노 전용 카트리지를 구매하고야 만다.

잘 알다시피 스테레오 음반의 음구와 모노 음반의 음구는 차이가 있다. 피치도 다르고 그루브의 형태도 다르다. 스테레오가 그루브의 양옆의 45° 방향으로 좌우 채널이 각기 진동한다면 모노 그루브는 정면에서 보아 수직 상하 방향으로만 진동한다. 따라서 진동계 자체도 상하에 민감하게 설계되어 있으며 스타일러스 선단 반경도 스테레오가 15μ인데 반해 25μ가 정격이다.

 

최근 들어 고에츠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하이엔드 카트리지 제조사에서도 고성능 모노 카트리지를 상품화하고 있는데, 그 형식이나 구조는 제각기 다르다. 이번에 발표된 고에츠 우루시 골드는 듀얼 무빙 코일로 전에 고에츠에서 발매된 싱글 무빙 코일 타입과는 차이가 있다. 즉, 모노지만 2중 듀얼 코일로 구성되어 동일 전류가 L·R 방향에서 발생되도록 설계되었다(코일 1개가 아니라 스테레오와 동일하게 2개다). 이렇게 하면 싱글 코일에 비해 발전량이 높고 루프 그라운드에 의한 험 발생에 유리하며 기존 사용하는 MC 스텝업 트랜스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스테레오 카트리지의 L·R 채널 임피던스가 각 5Ω, DCR 2.5Ω 정도인데, 모노 카트리지는 L·R 채널 동일 임피던스 3Ω에 DCR 1.7Ω 정도가 나온다. 출력은 스테레오가 0.3mV/ch, 모노가 0.25mV/ch 정도이다. 스테레오가 보론 캔틸레버에 세로형 일립티컬 누드 다이아몬드 스타일러스를 사용하는 반면 모노는 두랄루민 캔틸레버에 사각 누드 다이아몬드 베이스 0.25μ 라디우스 스페리컬 타입을 마름모 형태로 심어 놓았다. 보론 캔틸레버보다는 탄력감을 죽이는 대신 더 부드럽고 따뜻한 모노 음 재생을 염두에 둔 것으로, 실제 시청해 보면 대단히 점잖고 우아하며 따뜻한 재생 음임을 즉시 느낄 수 있다. 사용된 자기 회로는 플래티넘 자석으로 초고가의 자성체이며, 내부 코일은 실버 클래드 코퍼 코일로 은 파이프에 동을 삽입한 2중 도체 코일로 고역의 외피 저항을 줄여 발전시키는 관계로 고역의 디테일이 산뜻하다. 몸체는 스테레오와 동일하게 우드 바디에 옻칠 도장 후 금을 도포해 외장을 마감하고 있다.

이 카트리지는 특히 모노 음반의 웬만한 잡음은 모두 사라지고 대단히 정숙한 재생 음을 발전시켜 놀랐는데, 지금까지 어떤 카트리지에서도 들어 보지 못한 정밀한 모노 재생 음이었다. 성악은 음반을 재생한다기보다 실제 가수가 두 스피커 사이의 무대에서 노래하는 듯한데, 입의 크기나 정위감은 그야말로 발군이다. 스테이징의 뎁스는 스테레오 재생 시보다 훨씬 깊게 형성되어 가수를 1:1로 대하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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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9년 09월호 - 5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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