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 - Fantasia and Passacag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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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 - Fantasia and Passacaglia
  • 이익상
  • 승인 2019.10.02 11:08
  • 2019년 09월호 (56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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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바로크 바이올린)
AGCD0123(SACD)
녹음 ★★★★★
연주 ★★★★★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김진이 국내 최초로 바로크 바이올린 독주 작품집을 발표했다. 1987년에 바로크 바이올린을 시작한 김진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바로크 음악 전문 연주자인데, 그가 이번에 발표한 독주집의 프로그램 또한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곡으로 꾸미되 자유로운 정신과 연주자의 독창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작곡된 판타지와 파사칼리아를 콘셉트로 하고 있다. 첫 곡인 니콜라 마테이스 주니어의 판타지아의 첫 음을 들어 보자. 마치 아무도 없는 대성당 한가운데 앉아 스테인드글라스를 뚫고 들어온 햇살에 공기 중에 떠돌던 먼지가 반짝거리는 것을 지켜보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녀의 보잉은 바로크 악기의 특성을 100% 재현하기 위한 학구적인 몸짓 이전에 그 모든 것을 초월한 음악 그 자체이다. 힘을 빼고 부드럽게 연주하지만 마냥 말랑말랑하기만 한 사운드는 아니다. 이러한 뉘앙스가 음반 전체를 관통하며 당대의 분위기를 한 음 한 음 정확히 짚어 전달하고 있다. 제 4곡인 텔레만의 판타지아에서 Siciliana로 시작해 Vivace-Allegro로 이어지는 곡을 따라가다 보면 그 리듬과 억양이 오히려 시대를 뛰어넘는 기분 좋은 모던함까지 포용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김진 스스로 이번 음반을 ‘유한한 육체의 굴레를 벗어나 영혼 속의 영원성과 자유로움을 갈망하는 제 기도의 언어적 표현’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최초의 바로크 바이올린 독주 작품집인 만큼 평소 바로크 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음악 애호가라면 분명 소장할 가치가 있는 뛰어난 음반이다.

 

566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9년 09월호 - 5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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