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시청기는 차폐 트랜스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수한 AVR을 비롯해 여러 전원장치를 수십 년간 만들어 온 파워텍의 최신작인데, '정석대로 만든다. 최고의 만듦새란 이런 것이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울 수 있는 명문가의 또 하나의 식구 탄생이다.
성능도 뛰어나며 내·외부가 미려하기 짝이 없으면서도 잔고장도 없는 것이 파워텍의 제품들인데, 필자 역시 수십 년 동안 많은 기기가 들락거렸지만 파워텍의 AVR은 요지부동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금은 국내의 전기 사정도 아주 좋아져 AVR이나 차폐 트랜스의 효용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진공관 앰프나 고가의 하이엔드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 그 효용성은 그대로이다. 전기의 파워 온과 함께 전류가 흘러 들어가는 순간 전기 제품들은 백이면 백 모두 미세한 데미지를 입게 된다. 잔 펀치를 맞거나 혹은 훅을 한 대 맞는 정도의 충격을 입는 경우도 있다. AVR이나 차폐 트랜스는 그런 경우 1차적으로 기기 보호 기능을 거치게 된다. 특히 차폐 트랜스는 오디오의 험이나 노이즈 저감에 매우 기여도가 높은 기기이다.



잘 만든 차폐 트랜스의 효과는 오디오 기기 중에서도 거의 1순위라 할 만하며, 특히 정밀한 기기일수록 그 효과가 뛰어나다. 유명 오디오 제품이라 할지라도 의외로 전원 부분이 허술한 기기가 하나둘이 아니다. 이런 경우에 차폐 트랜스는 특히 필수품이다.
나 역시 처음 차폐 트랜스를 사용하게 된 동기는 명기로 알려진 C 앰프 때문이었다. 거창한 외모와 300W의 대출력과는 달리 몹시 날카롭고 선병질적인 소리가 들려 도저히 조절이 되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그 앰프는 특이한 신 회로로 만든 제품이었지만 만든 제품마다 수제품처럼 소리의 특성이 제각각이라는 판정과 함께 나중에는 파워 트랜스까지 나가 버리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그 과정에서 파워텍의 차폐 트랜스를 걸었더니 몰라보게, 마치 동네의 말썽쟁이 주폭이 돌연 젠틀맨이 되어 버린 경험을 하고 너무도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차폐 트랜스의 원리는 사실 단순한 것이다. 1차 전원을 필터처럼 한 번 걸러서 2차로 보내주는 것인데, 그 과정에 각기 전원 트랜스가 필요하고 여러 콘덴서류의 정화 장치가 또 있어야 한다. 그래서 아주 단순하게 만들어 저렴하게 보급하는 제품도 몇 기종 있지만 본 제품처럼 완벽한 부품으로 제대로 만들려면 그 과정이 다소 복잡해진다.



본 제품의 특징은 입력은 220V이지만 출력 단자로 220V 4구를 비롯해 100-120V 단자도 2구나 마련되어 있어서 빈티지나 구형 제품을 따로 AVR 없이 직결해서 사용할 수가 있는 이점이 있으며, 총 용량이 3KVA에 달하는 만큼 특별한 대용량이 아닌 이상 수용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1차와 2차 접지를 따로 분리시키는 스위치도 마련되어 있어서 노이즈나 험 대책이 뛰어난 편이다. 보통 우리네 생활 여건은 전자 기기를 벽체 콘센트에서 직결로 연결하는 것이 보편적인데, 그럴 경우 전원선 또는 접지를 타고 들어오는 고주파 노이즈나 험은 피할 수가 없는 필연적인 과정이며, 본 제품은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적절한 블록 설계 접지 루프와 정전기 프로텍션의 차폐된 전원 공급이 이루어지면서 그러한 트러블에서 벗어나게 된다.
오디오 기기뿐만 아니라 실험실이나 의료 기기의 정밀 제품을 사용하는 곳에서도 갖춰야 할 상비 기구이며, 기기를 연결만 하면 단박 미려하고 윤기가 살아나며 꽉 찬 안정적인 소리가 마술처럼 흘러나온다. 참으로 오디오 생활의 1차적인 구비품이라고 확신한다.



제조원 파워텍 (02)702-1212
가격 180만원   입력 220V   출력 220V×4, 100-120V×2   크기(WHD) 27×22.5×38cm   무게 27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