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 Star Design Blue Diamond C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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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h Star Design Blue Diamond CDP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7.03.02 00:00
  • 2017년 3월호 (53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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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기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운 북극성의 신작

풍부한 저역부와 파괴적인 드럼을 바탕으로, 약간은 느슨하면서 넉넉한 테너 색소폰의 애드리브가 이어진다. 과거 좋았던 시절을 연상시키는 흥겨움과 정취가 살아있다. 마치 벤 웹스터가 부활한 듯하다. 중간에 나오는 베이스 솔로는 활로 현을 긁기도 하는데, 이 부분이 무척 리얼하다. 음성 신호를 일체 놓치지 않고 또 그것을 솜씨 좋게 요리한 인상이다.

가끔 하는 이야기지만, 오디오 컴포넌트 중에 뭐가 제일 중요하냐는 질문을 해본다. 대부분의 애호가들은 스피커를 꼽을 것이다. 맞다. 스피커가 시스템의 성격 전체를 규정해버리기 때문에, 선택에 있어서는 만전을 기해야 한다. 단, 가장 예산을 많이 쏟아야 할 것은 뭔가, 라는 질문에 있어서는 제각각이다. 개인적으로 소스기라고 생각한다. 일단 음성 정보 자체를 아무런 가감 없이 앰프 쪽에 보내는 것이 소스기의 제일 미덕이다. 이 부분이 잘못된다면, 제아무리 명기를 가져다 놔도 지극히 평범한 소리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지난 20여 년간 노스 스타 디자인이 걸어온 길은 매우 현명하다. CD를 중심으로 디지털 음원의 한계를 계속 극복해가면서, 누구보다도 선진적인 발상과 기술로 업계를 리드했으며, 거기에 누구나 손에 넣을 수 있는 가격대의 제품을 고집해왔기 때문이다. 현재 동사가 소재한 곳은 베키아노로, 피사에서 그리 멀지 않다. 아니, 사무실에서 창밖을 바라보면 저 유명한 피사의 사탑이 보일 정도라고 한다. 참 대단한 일이다.
예전에 피렌체에 머무를 때, 주변 도시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그중 피사가 제일 인상적이었다. 사탑의 경우, 그냥 사진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그 존재감이 상당했다. 옆에 있는 성당이나 여러 건물들이 널찍한 잔디밭과 함께 어우러져, 아무리 바라봐도 질리지가 않았다. 어떻게 저렇게 옆으로 기울어졌는데 넘어지지 않는가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풍경에 한동안 멍해졌던 기억이 있다. 바로 그런 경이감을 제품에 담아내려고 했을까? 아무튼 노스 스타 디자인의 존재는 매우 분명하고 또 흥미롭다.
이번에 만난 제품은 블루 다이아몬드 CDP다. 같은 제목으로 인티앰프도 있어서, 일종의 짝으로 제안하는 모양이다. 전체적인 마무리나 사이즈 면에서 통일성이 있으므로, 본 기의 음이 마음에 들면 앰프도 한 번 생각해볼 만하다.

본 기의 핵심 콘셉트는, 그간 갈고닦아 온 DAC 실력 위에 전통적인 레드북 CD를 즐기려는 애호가들을 포섭하는 데에 있다. 즉, 이미 정평이 있는 DAC를 충분히 활용하면서, 한편으로 CD를 다량으로 소유한 분들을 위한 배려를 잊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여러 디지털 입력단으로 들어오는 고음질 파일 못지않게 CD 자체의 음질에도 신경을 쓴 것이 일단 주목 포인트다. 또 DAC 성능에 워낙 자신이 있으므로, 디지털 출력은 코액셜 하나만 제공하는 점도 흥미롭다. 한눈팔지 말고, 그냥 본 기에 집중하라는 뜻이겠다.
각설하고, 본 기는 사브레 ES9016 DAC 칩을 사용했다. 최신 사양을 아우르는 칩인만큼, 상당히 인상적인 스펙을 보여준다. 우선 코액셜 및 토스링크 입력의 경우, 44.1kHz에서 192kHz까지 아우른다. 16비트 및 24비트에도 대응한다. 말하자면 24비트/192kHz 정도의 스펙은 충분히 활용 가능한 것이다. 한편 USB를 통해 PC에서 음성 신호를 받는다고 하면, 32비트/384kHz까지 가능하고, DSD는 11.2MHz까지 커버한다. 현재 구할 수 있는 고음질 파일은 대부분 다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거기에 CD 또한 업샘플링을 통해 고음질 파일 못지않은 음을 보장하니 이 부분에서 상당한 강점을 갖고 있다.
한편 전원부에도 많은 투자가 이뤄져서, 일단 디지털과 아날로그부를 철저하게 구분했다. 그리고 그 각각에 튼실한 토로이달 전원 트랜스를 투입하고 있다. WBT, 뉴트릭 등의 단자를 골고루 활용해서, 이 부분에서 잘못 간과할 수 있는 음질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 아날로그부 설계에 있어서는 그간 배양해온 기술력이 잘 발휘되어, 마치 LP를 듣는 듯한 느낌, 지극히 음악적적이고, 자연스러운 음을 자랑한다. 이 부분에서 많은 애호가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케인의 신작 MA-80 멀티를 사용했고, 스피커는 하베스의 모니터 30.1을 썼다. 첫 곡은 치메르만이 연주하는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 1악장. 비통한 기운이 쭉 밀려오는 인트로 부분을 지나 서정성이 짙게 깔린 피아노가 유려하게 펼쳐진다. 비교적 어린 나이지만, 작품에 깃든 품격이나 시정이 풍부하게 살아있다. 스피커 자체가 모니터적인 성격이지만, 여기에 감촉이 풍부하고, 미적인 센스가 느껴지는 것은 본 기의 뛰어난 음악성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어서 브래드 멜다우의 ‘All The Things You Are’. 빌리지 뱅가드 라이브로, 단정하면서 정치한 연주가 일품이다. 피아노 트리오를 구성하는 악기들이 쭉 자리한 가운데, 정확한 포지션이 돋보이고, 자기 자리를 지켜가면서도 조화롭게 엮이는 대목도 인상적이다. 기본적으로 고급스럽고, 지성적인 재즈를 가감 없이 전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조슈아 레드맨의 ‘Blue on Sunday’. 풍부한 저역부와 파괴적인 드럼을 바탕으로, 약간은 느슨하면서 넉넉한 테너 색소폰의 애드리브가 이어진다. 과거 좋았던 시절을 연상시키는 흥겨움과 정취가 살아있다. 마치 벤 웹스터가 부활한 듯하다. 중간에 나오는 베이스 솔로는 활로 현을 긁기도 하는데, 이 부분이 무척 리얼하다. 음성 신호를 일체 놓치지 않고 또 그것을 솜씨 좋게 요리한 인상이다.

 

수입원 제이원코리아 (02)706-5436   가격 330만원   DAC ES9016 Sabre
디지털 입력 Coaxial×1, Optical×1, USB B×1   USB 입력 PCM 32비트/384kHz, DSD 11.2MHz
디지털 출력 Coaxial×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최대 출력 레벨 4V(XLR), 2V(RCA)
출력 임피던스 75Ω(RCA), 150Ω(XLR)   주파수 응답 1Hz-22kHz(CD), 1Hz-100kHz(DAC)
크기(WHD) 43.5×8.5×35cm   무게 10kg(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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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7년 3월호 - 5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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